한라산 남쪽 산록남로는 제주 중산간을 지난다. 바다보다 숲의 아름다움이 앞선다. 서귀포치유의숲은 산록남로 북쪽 약 230m 거리에 있으며, 총면적 174ha에 이른다. 숲이 울창하면 자연스레 심호흡부터 하는데, 이곳 역시 다르지 않다. 많은 이들이 가슴을 펴고 맑은 공기를 몸 안에 들인다.서귀포치유의숲은 과거에 화전민이 밭을 일군 산골이고, 소나 말을 방목하는 목장이 있었다. 지난 2016년 수령 60년이 넘는 편백과 삼나무, 난대림과 온대림이 고루 분포하는 휴식과 힐링의 명소로 변신했다. ‘제17회 아름다운숲전국대회 생명상 수상’
올해 지난 5월 21일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와 국립밀양기상과학관은 동시 개관했다. 광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만큼 천문과 기상에 대한 최첨단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외계행성·외계생명’이라는 특화 주제로 운영되는 국내 최초의 천문대로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 천체투영관, 전시공간과 체험공간 등으로 구성된다.입구에 들어서면 벽면을 따라 밀양 박익 벽화묘(사적 459호)의 벽화가 재현된 공간이 있다. 묘 천장에 그려진 북두칠성에서 모티프를 얻었는데, 600여 년 전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타이탄에서 온 외계
제천 의림지(명승 20호)에 새 명물이 등장했다. 마치 폭포 위에 서 있는 듯 짜릿함을 안겨주는 용추폭포 유리전망대가 그것이다. 의림지는 역사가 깊은 저수지로, 2020년 8월 29일 개방한 유리전망대의 특별한 재미가 더해져 이곳을 찾는 발길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유리전망대에 가기 위해서 먼저 용추폭포를 찾는다. 제천시 캐릭터 박달신선과 금봉선녀가 앞에 있는 의림지관광안내소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오른쪽에 용추폭포가 등장한다. 유리전망대는 용추폭포 위에 설치한 인도교로, 발아래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시원
올해 8월 1일 동해시 무릉계곡 일대 ‘베틀바위 산성길’이 부분 개방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박달계곡 등산로 총 4.7km 가운데 무릉계곡관리사무소-두타산성 입구 2.7km 구간이다. 새로 놓인 탐방로가 베틀바위와 두타산성을 잇는 코스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동해 무릉계곡(명승 37호)은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호암소부터 용추폭포까지 4km에 이른다. 조선 선조 때 삼척부사 김효원이 경치에 반해 무릉계곡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계곡 초입에 1000명이 너끈히 앉을 수 있는 무릉반석이 있는데, 양사언과 김시습 등 당대 최고 문객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등 6개 대륙은 바다로 연결된다. 2020년 7월 31일 개관한 국립해양과학관은 미지의 세계로 남은 바다의 신비를 흥미로운 전시물을 통해 만나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한 해양과학 전문 교육·체험 기관으로 11만 1000㎡ 부지에 연면적 1만 2345㎡, 지상 3층 규모다. 전시·교육 시설인 과학관 외에 50여 명을 수용하는 숙박 시설이 있다. 393m에 이르는 국내 최장 해상 통로를 지나 바닷속 세상을 만나는 해중전망대, 다양한 심
부산현대미술관은 2018년 6월에 개관한 부산광역시 공공 미술관이다. 2만9900㎡ 부지에 연면적 1만5312㎡, 전시 공간 5910㎡ 규모다. 지상 3층을 제외한 각 층에 전시 공간이 있고, 1층에는 구조가 독특한 카페, 지하 1층에는 어린이예술도서관이 자리 잡았다.부산현대미술관은 외관부터 특별하다. 건물 외부와 내부를 식물이 수직으로 자라게 하는 정원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수직 정원의 거장’ 패트릭 블랑의 작품으로, 조성 당시 식물 175종을 심었다. 바라보고 있으면 드론으로 숲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푸르름이 예전만 못하지만
미술관과 정원, 산이 어우러진 남원의 풍경은 아늑하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카페가 있는 정원 아담원은 ‘춘향의 고장’ 남원에 예술, 전원 풍경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호젓한 공간에 몸을 의지하면 힐링과 함께 창 너머로 보이는 지리산이 듬직한 배경이 된다.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의 대표작을 기증 받아 2018년 3월 개관했다. 춘향테마파크 뒤쪽 함파우길에 자리한 미술관은 외관부터 도드라진다. 네모난 돌출형 건물은 바닥에 물이 잔잔하게 담겨 있다. 전원 풍경과 어우러진 미술관은 미술 작품과 더불어 자연을 감상하고,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있는 장항도시탐험역은 장항의 떠오르는 스타다.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끌고,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는 클래식과 재즈, 댄스 등 다양한 공연이 매주 펼쳐진다. 이색적인 건물과 달리 주변은 소박한 어촌이다. 장항도시탐험역에 앉아 있으면 시골의 아늑함과 도시의 세련미가 느껴진다.장항역은 과거 장항선의 종착역으로, 문화와 물자가 교류하는 장소였다. 1930년대 초에 열차 운행을 시작한 이래, 장항읍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08년 장항화물역으로 이름을 바꾼 뒤 여객열차 운행이 중단됐
젊은달Y파크는 2019년 6월 영월군 주천면에 개관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름처럼 젊은 사람이 많이 찾는다. 곳곳이 포토 존이라 SNS에 올리기 좋은 ‘인생 사진’을 여러 장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 역시 미술관의 고정관념을 깬다. 시각적이고 경험적이며,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곳이 여럿이다.술샘박물관을 기억한다면 조금 더 흥미진진하다. 젊은달Y파크는 2014년에 개관한 술샘박물관을 리모델링했다. 젊은달와이파크가 위치한 주천면에서 주천(酒泉)은 ‘술이 솟는 샘’을 뜻한다. 술샘박물관이 주천면에서 온 이름이라면, 젊은달Y파
울진은 금강소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금강소나무는 일반 소나무와 달리 휘지 않고 하늘로 쭉쭉 뻗는 것이 특징이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은 조선 시대부터 ‘황장봉산’이라 해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관리해왔다. 금강송면 소광리에는 이 멋진 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여의도 면적(2.9㎢)보다 6배나 넓은 18㎢에 수령 200년이 넘는 금강소나무 8만여 그루가 울울창창하다.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는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 ‘2012 한국 관광의 별(생태 관광자원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이곳에 산림청이 운영하는 금강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용산의 외국군 주둔은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그 중심이 주한 미군 용산기지다. 용산기지 반환에 앞서 일반에 공개한 용산공원갤러리는 약 110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금단의 땅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다.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역사를 치유와 희망으로 보듬어 2018년 11월 30일,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용산공원갤러리는 용산기지와 한강대로를 사이에 둔 캠프킴 부지에 있다. 미군위문협회(USO)가 사용하던 건물을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일본군이 조선육군창고로 쓰던 단층 건물에 1978년 미군이 증축한 2층 건물을 연
충북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 사이, 가을이 깊은 박달재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노래가 흐른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1절)”로 시작해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2절)”로 끝나는 노래. 반야월 작사, 김교성 작곡, 박재홍이 부른 ‘울고 넘는 박달재’다. 1948년 발표된 이 노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영화와 악극으로도 만들어져, 박달재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전국에 알렸다. 2005년에는 KBS ‘가요무대’가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방송 횟수 1위곡’에 올랐다.노랫말에 담긴 사랑 이야기는 조각으로 표현돼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춘선은 청평, 가평, 강촌을 거쳐 춘천에 닿는다. 1939년 경춘철도주식회사가 성동-춘천 구간을 개통한 이래, 2010년 복선 전철이 개통하기까지 경춘선이라는 이름으로 운행했다. 과거 북한강을 따라 달리던 경춘선이 복선화되고 이제 ITX-청춘열차가 다니지만, 춘천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교통편도 많다. 춘천에 가면서 듣거나 불러볼 만한 노래가 ‘춘천 가는 기차’와 ‘소양강 처녀’다. ‘춘천 가는 기차’는 많은 연인의 춘천행을 이끌었고, ‘소양강 처녀’는 춘천이 호반의
명곡은 길가에 따뜻한 추억과 그리움을 남긴다.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에는 정동길, 교회당, 덕수궁 돌담길이 등장한다. 광화문네거리에서 정동교회까지 연인과 거닐던 흔적에 대한 향수가 담겨 있다. ‘광화문 연가’는 작곡가 이영훈이 1988년 작사·작곡했다. 세월이 지나도 좋은 노래는 다시 소환된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로 무대에 올랐고, 추억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배경음악으로 흘렀다.‘광화문 연가’에 나오는 눈 덮인 예배당이 정동제일교회(사적 256호)다.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19세기 교회 건물로, 붉은 벽돌 예
달동네는 칙칙? 알록달록 담벼락, 반짝반짝 풍차…촉촉한 ‘가을감성’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대전에서 웬만한 곳을 다 둘러봤다면, 명소보다 작고 알찬 여행지를 찾는다면, 동구 대동의 하늘공원을 추천한다. 대전역에서 멀지않은 대동하늘공원은 낮에는 알록달록한 벽화를 구경하고, 밤에는 반짝이는 풍차와 대전 시내 야경에 빠지는 감성 충만한 여행지다. 대전 시민도 알음알음 찾아올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즘 일몰과 야경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발걸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대동하늘공원이 자리한 동구 대동에는 한국전쟁 때 피란민이
여행 경험이 쌓이다 보면 발길은 자연스레 섬으로 향한다. 번잡한 육지에서 발을 떼고 드넓은 바다 너머로 향하는 길, 떠나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설렘이고 희열이다. 게다가 험한 뱃길 대신 신비의 바닷길 건너라면 더욱 반갑다. 수도권에서 넉넉잡아 두 시간 남짓.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그리 가깝지도 않은 곳에 서산 웅도가 있다.이름에서 짐작하듯 웅도는 곰을 닮은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이라는데, 지도로 찾아보니 강아지 꼬리처럼 조도를 달고 있어 꽤 앙증맞다. 그런데 웅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독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불린다. 굳이 3대를 들먹이지 않아도 손꼽아 자랑할 만한 지리산의 비경이다.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붙은 이름 ‘칠선(七仙)’이 괜스럽지 않다. 칠선계곡 탐방은 크게 두 코스로 나뉜다. 월요일 올라가기 코스는 오전 7시(탐방객은 30분 전 도착)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해 칠선계곡 삼층폭포를 지나 천왕봉(1915m)에 오른다. 편도 9.7km로 8시간 정도 걸리며, 산행 숙련자에게 추천한다. 토요일 되돌아오기 코스는 오전 8시(탐방객은 3
창경궁은 다른 궁궐과 조금 다르다. 왕실의 웃어른을 위한 공간으로 지었기 때문에 정치 공간인 외전보다 생활공간인 내전이 넓고 발달했다. 정전인 명정전(국보 226호)은 정면 5칸, 측면 3칸 단층 건물로 경복궁 근정전이나 창덕궁 인정전에 비해 아담하지만, 우리나라 궁궐의 정전 중에 가장 오래됐다. 1484년(성종 15)에 건립해 임진왜란 때 불탄 건물을 1616년(광해군 8)에 복원해 오늘에 이른다.명정전에는 12대 왕 인종의 꿈이 서려 있다. 조선 왕 가운데 유일하게 명정전에서 즉위식을 올린 인종은 미처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재
지난해 4월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바다와 섬 그리고 산을 아우르는 케이블카다. 해상 케이블카와 산악 케이블카를 반반 섞어놓은 모양새다. 전체 2430m 가운데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을 잇는 해상 구간이 816m,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을 잇는 산악 구간이 1614m다. 삼천포대교공원 앞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해 옥빛 바다를 건너 초양정류장까지 다녀온 케이블카는 대방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곧바로 전망대와 봉수대가 있는 각산(해발 408m) 정상에 오른다.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과 각산정류장을 거쳐 대방정류장까지 돌아오는 데 25~
삼척의 가을 포구를 찾는 길은 떨림이 있다. 호젓한 바다와 어우러진 해변 길은 파도와 이색 지형이 뒤엉켜 설렘으로 다가선다. 초곡항은 삼척의 고요하고 아늑한 포구다.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고향으로 알려진 작은 어촌은 최근 기암괴석 해변 길이 공개되며 삼척의 새 명소로 조명받고 있다. 근덕면 초곡항은 삼척해양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궁촌해변과 어촌 체험 마을로 유명한 장호항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한다. 국도7호선에서 벗어나 문암해변을 거쳐 해안 길을 굽이굽이 지나면 초곡마을에 닿는다.해안 절벽을 잇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지난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