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촉나라 사람으로 구안(苟安)이라는 인물이 있다. 제갈량은 본인 생전 위나라 정벌을 위해 북벌을 감행했는데, 구안은 전방에 식량을 운반하라는 명을 받았다. 그런데 구안은 술을 좋아해 게으름을 피우다 예정보다 열흘이나 늦게 전방에 도착했다. 대노한 제갈량은 구안을 참(斬)하라고 소리쳤으나, 주변의 만류로 곤장 80대에 그쳤다. 그러나 구안은 곤장 맞은 것에 앙심을 품고 위나라에 투항했다.위나라의 사마의는 투항한 구안에게 제갈량이 황제를 칭할 것이란 유언비어를 촉나라 수도에 퍼트려줄 것을 요청했고, 구안은 곧
삼십 년을 넘게 중소기업으로 밥을 먹고 살았다. 공직생활을 하며 오롯이 중소기업 정책을 기획하거나 집행했다. 학교에 있으면서 벤처기업에 대해 강의했다. 저술한 몇 권의 책들과 다양한 매체에 기고한 글도 모두 중소기업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국회에서 잠시 머물 때도 중소기업 관련 입법사항을 다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있으면서는 단 하루도 중소기업인을 만나지 않은 날이 없다. 눈치 챘겠지만 사실 지금 이 글도 중소기업에서 일어나는 현장이야기다. 이만하면 중소기업 덕분에 밥 먹고 산 것을 넘어 중소기업에 대해 꽤 안다고 나름 자부할 만하다.
사장님 대출이 장안의 화제다. 사장님 대출은 토스뱅크가 지난 2월 14일 전격 출시한 개인 사업자 대출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기준 국내 비임금근로자는 663만명이다. 이른바 자영업자라고 불리는 인구다. 은행대출창구에서 자영업자는 거절1순위다. 신용도 변변치 않다. 담보도 확실치 않다. 주택담보대출처럼 안전 대출만 선호하는 보수적인 국내 시중은행 문화에서 개인 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원천봉쇄된 것이나 다름없다. 간혹 사장님한테 넘어간 대출창구 직원이 대출 서류를 상신해도 첩첩산중 결재라인에서 반려되기 일쑤였다. 660만 자영
에디슨모터스, 쌍방울그룹, KG그룹, 이엔플러스 등 각양각색 기업들이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에디슨모터스와 이엔플러스는 중소기업이어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고 한다’는 표현까지 쓰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칫 기업들의 무리한 뛰어들기는 시장에서 역효과만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에디슨모터스는 9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반조립 형태로 수입한 중국산 전기버스를 국내에서 재조립하는 업체다. 에디슨모터스가 3조원대 회사를 품는다는 포부를 밝히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한 우주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역시 우주 인터넷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아마존은 현재 우주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 3236기를 쏘아 올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지난 4월 5일(현지시간) 아마존은 로켓 발사 업체 3곳과 인공위성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우주 인터
자본시장에서 시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요구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다른 ESG의 개념을 이해하고 점차 ESG를 경영에 접목하고 있다. 시야를 넓혀 세계적으로는 투자자에게 기업의 ESG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2011년부터 채택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제정하는 IFRS재단은 작년 11월 ESG 공시기준을 제정할 기구를 설립하고 일반 및 기후 공시를 위한 2개의 원형(prototype)을 공개했다. 또
봄이 되면 바다에 사실 먹을 게 확 줄어든다. 바다는 겨울에 좋다. 봄 도다리 쑥국이니 하는 것도 달리 좋은 해물이 적은 시절이라 유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고등어도, 삼치도 다 맛이 빠진다. 조개 정도나 봄이 돼야 맛이 올라온다.봄은 미더덕과 멍게의 철이다. 미더덕이 빠르고, 멍게는 늦봄부터 제철이 된다. 미더덕은 찜이나 탕에 넣는다. 찜으로 많이들 드신다. 해물찜이나 아귀찜에 빠지지 않는 조연이다. 오만둥이가 등장할 때가 더 많다. 미더덕보다 대부분은 오만둥이다. 미더덕찜이라고 파는 음식에도 실은 오만둥이가 들어간 경우가 더 많
바야흐로 감수성(感受性) 시대다. 감수성은 젠더 감수성, 성인지 감수성, 인권 감수성은 물론 다문화 감수성, 디지털 감수성, 생태계 감수성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 자극이나 타인에 대한 반응과 관련된 능력, 넓은 의미로 감각의 예민성이라 한다.’ 감수성에 대한 사전적 의미다. 자극에 대한 반응도가 크면 감수성이 높고 그 반대이면 낮은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그렇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대개 공감 능력이 좋다. 반면 태생적으로 타인에 대한 정서적 교감능력이
참새 방앗간. MZ세대 뷰티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리는 CJ올리브영의 별명이다. 올리브영은 어디에나 있다. 올리브영은 언제나 세일이다. 올리브영엔 늘 필요한 제품이 있다. 올리브영은 반드시 오늘 배송된다. MZ세대 뷰티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리브영이 참새 방앗간이라고 불리는 이유들이다. 출퇴근길에 반드시 들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올리브영이 2030 뷰티소비자들 사이에서 절대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의미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모바일앱 천만다운로드와 천만 멤버십과 천만 리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좋은 리뷰를 보고 제품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너무나 어깨가 무겁습니다. 메타버스로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카카오가 남궁훈 시대를 맞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오랜 동료인 그는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통과 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기, 김범수 창업자는 또다시 믿을맨 남궁훈을 선택했다. 남궁 대표는 ‘모두의 일상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데 집중할 카카오 최적의 적임자라는 판단이다.‘비욘드 게임’을 카카오게임즈 모토로 내세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민을 떠들썩하게 만든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엔데믹(Endemic)이란 일종의 풍토병으로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을 일컫는다.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전염병 전문의인 모니카 간디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이에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이에 기업들은 향후 주요 사업으로 떠오를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
테슬라가 두번째 주식 분할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증시 개장을 앞둔 3월28일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인용해 “테슬라가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수 증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총은 가을에 열린다. 지난해엔 10월에 진행됐다. 테슬라는 2020년 8월 주당 2200달러 선에서 5분의 1로 주식을 분할했다. 2년 만에 주식분할이 다시 추진되는 셈이다.테슬라는 “주식배당 형태로 보통주를 분할할 수 있도록 수권주식 증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배당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미국산 제품 인정 기준인 ‘미국 부품 비율’을 최소 55%에서 6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제조업 및 핵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독일은 첨단기술전략, 인더스트리 4.0,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등 주요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천명한 이후 첨단 제조혁신에 나서고 있다. 일본 역시 ‘2020 제조기반기술 진흥정책’을 공표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중소기업 대표자의 상당수가 고령화됨에 따라 가업승계가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중소기업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가업승계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는 멀고도 험한 길이다. 중소기업 가업승계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가혹할 정도로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이며 주식의 경우 최대 60%에 달한다. OECD 국가의 상속세율 평균은 26.6%이며 미국과 영국은 40%이고 독일은 30% 수준이다. 캐나다, 호주, 이스라엘 등 15개국은 상속세를 폐지했거나 처음부터
코로나 시대의 해외 여행은 출국도 문제였지만 입국이 더 문제였다. 무조건 일주일씩 자가격리를 해야만 했다. 입출국 과정에서 최대 한달 가까이 자가격리를 당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해외 출장도 어려워졌다. 해외 여행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난 3월 21일부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 의무가 해제됐다. 누적 확진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일일 확진자는 30만명에 이른다. 엔데믹이 코앞까지 왔다. 판데믹이 코로나와 싸우는 시간이라면 엔데믹은 코로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시간이다. 여행 업계는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행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시초인 마켓컬리가 연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고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은 하루빨리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마켓컬리는 농산물 도·소매업 및 전자상거래 관련 유통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지난 2014년 12월31일 설립된 더파머스가 이듬해 5월 첫선을 보인 서비스다. 사업 초기부터 투자자금을 50억원이나 유치하며 호기롭게 출발했다. 보통 초기 엔젤투자가 1억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사업 초반에는 서울 주요 지역을
국내 게임 상장사들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했다. 올해 주총에선 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한 사업다각화와 사명 변경을 비롯, 이사회 전문성 강화 위한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최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주총 일정은 이번달 △24일 네오위즈·네오위즈홀딩스 △25일 베스파·넥슨(일본법인)·넷게임즈·넥슨지티·웹젠·한빛소프트·액션스퀘어·드래곤플라이 △28일 카카오게임즈·엠게임 △29일 NHN·넵튠·넷마블·조이시티·컴투스·컴투스홀딩스·더블유게임즈·데브시스터즈 △30일 펄어비스·엔씨소프트·미투젠 △31일 크래
지난 3월 22일(현지 시간) 독일 기가팩토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출고식을 주관했다. 이날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생산한 모델Y 30대가 고객들에게 전달됐다. 공장 건설에 착수한 이후 2년여 만이다. 독일 베를린 외곽 브란덴부르크주 그뤼네하이데에 자리한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유럽 내 구축한 첫번째 생산기지다. 이 공장은 유럽 내 최대 전기차공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 공장은 연간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현재 3500명이 근무 중이며 이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를 새롭게 이끌 대통령으로 뽑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면면을 볼 때 대다수의 중소기업 경영자는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다.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세계 경제는 미·중 무역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미국 금리 인상과 유가, 환율 등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경제도 이러한 영향을 받아 물가상승, 원자재 조달 위험과 물류대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단테의 ‘신곡’에 지옥은 모두 9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땅속 얕은 곳에 있는 첫 지옥으로부터 깊이 내려갈수록 더욱 참혹한 지옥이 펼쳐진다. 직장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로서 요즘 내 상황을 말하자면, 마지막 아홉 번째 지옥에 도착해 ‘지옥의 왕’이라는 루시퍼까지 만났는데 다시 열 번째 문을 열어 보이며 “여기가 끝인 줄 알았어?”라고 묻는 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지도 벌써 2년여. 그간 과정을 거치며 체득한 나름의 성과(?)가 있다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이보다 힘든 일이 있겠어?”라는 역설적 희망이다.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