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돼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사회나 자연 교과서에는 한강에서 발견된 기형 물고기 사진이 실려 있곤 했다. 사진을 가리키며 선생님께서는 이대로 환경 오염이 계속되면 너희들이 어른이 됐을 때는 아무것도 함부로 먹을 수 없게 되고 모두가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 더럭 겁을 주셨다.그로부터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세상은 오히려 깨끗해지지 않았나 싶다. 악취 풍기고 발 담그기도 두렵던 한강은 이제 여유롭게 낚시와 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됐고, 땅 아래 묻혀있던 청계천은 시민
4월 7일이면 344만 부산을 이끌어 나갈 시장이 선출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물류와 항만의 중심인 부산이지만,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매년 1만명이 넘게 수도권으로 떠난다. 이러다 보니 청년은 없고 중소기업 현장은 늙어간다. 부산에는 100대 대기업이 단 한개도 없다. 전체 43만1469개 기업중 43만1202개가 중소기업이고, 종사자도 전체 117만명 중 109만명이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사실상 중소기업 도시인 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기업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신발을 비롯한 전통 중소제조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업력 9년의 쿠팡은 미국 시장에 상장해 100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통의 신세계와 롯데를 합친 것보다 몇 배는 더 되는 기업가치다.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쿠팡이 상품 전 분야에 걸쳐 온라인 상거래를 펼치는 종합몰이라면,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발하는 온라인 커머스 업체도 있다. 식품에선 마켓컬리가 두각을 발하고 있고, 인테리어 부문에선 오늘의집이, 패션 분야에선 무신사가 빛을 내고 있다. 무신사, 마켓컬리, 오늘의집. 이 3개 업체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의식주’
쌍용자동차의 지속경영 가능 여부가 이달 안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쌍용차 노사는 뼈를 깎는 노력을 대내외적으로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쌍용차는 사전회생계획안(P-플랜·Prepackaged-Plan)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리게 됐다.지난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삼정회계법인의 2020년 연결재무제표 관련 감사의견에 대해 ‘의견거절’,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 해당여부에 대해 ‘해당’이 기재된 감사보고서를 한
네이버가 생활과 밀접한 e커머스·풀필먼트 등 곳곳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이다. 또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이 모습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네이버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한 성장에 방점을 찍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외화 ESG 채권 ‘지속가능 채권(Sustaina bility Bond)’을 연간 1.5% 금리로 발행했다고 23일 밝혔다. 전 세계 인터넷·IT 기업 가운데 데뷔 채권을 ESG 채권으로 발행하는 것은 네이버가 처음이다.네이버는
독일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이 앞으로 4년 내에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우선 올해 전 세계에서 전기차 100만대를 팔겠다고 했다.폭스바겐그룹은 3월1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폭스바겐은 “작년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42만2000대를 판매했고 이 중 순수 전기차는 23만대로, 2019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총 44만대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 일상을 지배한 지도 어언 1년이 지났다. 사스, 메르스를 겪었기에 ‘코로나19도 길어야 한두 달이면 종식되겠지’ , ‘힘들어도 잠시만 참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길어지고 또 앞으로도 언제 끝날지 모르니 답답할 뿐이다. 한편, 이렇게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제적 피해가 누적되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더라도 최근 3개월간 임금근로자 중에서 임시 및 일용지위의 임금근로자가 가장 많이 일자리를 잃었고 비임금근로자에서는 고용원
일산 호수공원의 장미 축제가 한창일 때면 그 입구에 산딸나무 꽃도 만발한다. 하지만 그걸 눈치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떤 중년 여성 몇몇이 묻기에 산딸나무 꽃이라고 했더니 마치 고대 시대에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을 본 것처럼 신기하다는 표정이었다. 열매가 산딸기와 비슷해 산딸나무라 지어졌다. 이 꽃이 물 향기 수목원에서라면 귀한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다른 화려한 꽃들과 경염 하지 않게 따로 자리를 마련해뒀기 때문이다. 이런 공존과 상생의 배려는 산업계에서도 필요한 것인데 그걸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다 그렇다는 건
지난 18일 오전 8시 여의도 한국거래소에는 빨간 마스크 군단들이 몰려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들이 회사 로고를 각인한 빨간 마스크를 단체로 맞춰 쓰고 나타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공모주 최대어로 손꼽힌다. 이날은 상장식이 있던 날로 주요 관계자들도 빨간 마스크를 착용했다.주식시장에서 ‘빨간색’은 상승을 의미한다. 마침 SK브랜드 로고의 대표 색상도 붉은 계열이다. 그리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이날 개장 전 동시호가에서 공모가의 2배인 13만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개장하자
우버는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차를 타는 일상을 바꾸는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우버의 비즈니스는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옮겨주는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업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회사는 설립 후 아직 이익을 내본 적이 없다. 누적 손실만 24조에 달한다. 특히 작년 코로나로 인해 승차공유 비즈니스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우버 메인 비즈니스 영역인 모빌리티 부분 매출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나버렸다. 그럼에도 우버가 영국내 우버 운전자 7만명 모두를 ‘노동자’로 분류한다고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에게 유급휴가, 회
LG전자의 거대 변화가 시작된다. 오는 3월말까지 스마트폰사업을 맡고 있는 MC부문의 방향성을 확정하려고 한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MC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의 약자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만년 3등이다. 세계시장에선 변변한 시장 형성도 하지 못했다.삼성전자와 애플의 각축전 속에서 LG전자는 10년 넘게 추격하는 신세였다. MC부문의 적자가 커지자, 다른 흑자 사업이 메꾸는 형태가 이어져 왔다. 그래도 스마트폰이라는 사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세계적인 IT전자 기업이 스마트폰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건 언뜻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드디어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조금만 더 힘내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 뒤에는 중소 제조업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중소기업이 기존 생산 라인을 신속하게 전환해 5개월 만에 마스크 대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최근 전 세계가 주사기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최소 잔여형 특수 주사기 덕분에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이렇듯 중소 제조업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수출 반등을 견인하고, 고용시장 안정을 선도하는 등 대
예전에 한 이웃나라로 취재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나라는 낮술을 많이 마시기로 유명하다. 낮술에 대한 책도 잘 팔린다고 한다. 보통 낮술이라면 여유 있는 퇴직자나 무직자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곳에서 보니 매우 다양한 계층이 다채롭게 낮술을 즐겼다. 한 술집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여성들이 낮술을 즐기고 있었다. ‘아니, 대낮부터 술 마시는 여성이라니. 대단한 걸?’ 하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만약 한국에서 여성 혼자 그것도 낮술을 마신다면 색안경을 끼고 볼 사람이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 지나면서 남녘을 시작으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고 있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대기업들도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두며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하지만 내수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1년 넘게 지속중인 코로나19의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봄이 왔으나 봄같지 않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용시장에서도 내수부진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업자가 1년내내 줄어들며 고용충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CJ대한통운은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1위 물류기업이다. B2B 물류가 훨씬 많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CJ대한통운이란 브랜드는 친숙하다. 일반 택배 시장에서 자주 본다. 옥션,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배송 회사가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이 가장 눈에 띄는 이유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필먼트 서비스란 판매 상품의 입고, 재고관리, 분류, 배송 등 상품이 고객에게 도착하는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택배 서비스의 수직계열화가 돼 있다는 거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정헌 넥슨 대표의 임기는 지난 1월 만료됐었다. 이후 공식 언급은 따로 없었지만 사실상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979년생인 이정헌 대표는 2003년 넥슨코리아의 게임 기획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게임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이어 2010년 네오플 조종실 실장, 2012년 피파실 실장, 2014년 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5년 사업총괄 부사장, 사업총괄 임원을 지내며 사업분야 전문가로 거듭나게 됐다. 여론에서 그를 거론할 때 항상 등장하는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당시
한국 대중들은 이제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로 콘텐츠를 보는 행위가 꽤 익숙해졌다. 글로벌 OTT 업체들은 대한민국에서 대체적으로 호황을 맞았지만 정작 국내 토종 OTT 업체들은 상황이 좀 다르다. 시장 규모는 커져가고 있지만 OTT 자체에 대한 국내 정책은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그러던 와중에 문화체육관광부 내 OTT 전담팀이 마련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일 관련 업계와 문체부에 따르면 문체부는 기존 방송영상광고과 내에 일종의 OTT 태스크포스(TF)인 OTT전담팀을 마련하고, 문체부 내 OTT 업무 역량을 모을 예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알짜배기 사업 부문 가운데 하나인 GE캐피털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 GE는 과거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수년째 그룹 해체에 가까운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GE는 2018년에 그룹 절반을 정리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고 같은 해 다우존스 30 지수에서 퇴출됐다.래리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3월 1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GE는 다시 전력생산용 터빈, 항공기 제트엔진,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제조업체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며 보험 등 GE
중소기업은 ‘선출된 권력’이 만든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길을 오늘도 걷고 있다. 아직도 아물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 커지는 주52시간 근무제 후유증, 뿌리 경제 고사시키는 경영제도 3법에 중대재해처벌법이 가세해 비틀어진 팔목에 가슴을 옥죄는 이중고통과 아픔을 중소기업의 퍅퍅한 삶에 안겨줬다.국회가 생사를 가르는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돕지는 못할망정 법을 앞세워 천 길 낭떠러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벼랑길로 몰고 있다. 중소기업은 상심을 넘어 원성과 분노가 치밀어 오름을 억누르면서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할지 심각하게
코로나19가 기업 생태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은 주주의 가치 창출을 가장 우선시해왔다. 그러나 세계가 바이러스 시련을 겪으며 환경 보호, 경제적 양극화와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기업의 미래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 추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ESG에 주목하게 됐다.ESG는 환경보호(E), 사회적 책임(S), 투명한 경영체제(G)를 뜻하는데 최근 ESG가 이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