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주택바닥(온돌) 난방제품보다 열효율이 40% 가량 더높은 ‘히트 파이프(Heat Pipe)’를 개발, 상용화에 성공한 중소기업이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 업체는 세기하이텍(대표 배영기·부산 사하구 다대동).
히트파이프란 영어단어의 표현처럼 ‘뜨거운 동파이프’(heat pipe)를 의미한다. 마치 우산이나 양산의 중심대처럼 생긴 길다란 ‘동파이프’에 열 전달 물질을 집어넣은 뒤 진공 상태로 만든 것으로 일반 동파이프 보다 열전도율이 훨씬 뛰어나다.
히트파이프의 한쪽 끝을 뜨거운 열에 접촉시키면 순식간에 파이프 전체가 뜨겁게 변한다. 이런 현상은 동파이프 안에 있는 열전달 물질이 증발, 응축의 변화를 반복하면서 급속하게 순환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현재 이 기술은 우주왕복선, 노트북 등에 냉각용 첨단기술로 이용되고 있는데 주택난방용으로 상용화되기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세기하이텍 배영기사장은 “히트파이프는 동아대학교 기계기술연구소와 산학협력을 체결, 수년간에 걸쳐 연구해 개발해 냈다”면서 “30평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보일러를 3시간 가동했을 때 기존의 엑셀파이프에 비해 39.6% 이상 연료절감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세기하이텍은 이 기술과 관련, 2개의 특허를 이미 획득했고 지난 3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10대 기술혁신중소기업(INNO-BIZ)’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존의 온돌방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파이프(엑셀파이프)는 뜨거운 물의 순환에 의해 가열된다. 따라서 온돌 방 전체를 뜨겁게 만들려면 파이프 속에 들어가는 물이 모두 따뜻해 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반면, 히트파이프를 이용한 온돌방은 바닥에 깔려있는 히트파이프 한쪽 면만 따뜻하게 해주면 방전체가 동시에 뜨거워지기 때문에 연료 및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것.
게다가 히트파이프는 엑셀파이프 처럼 시공이나 교체시 바닥을 뜯어내고 시멘트 등 몰탈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 세기하이텍의 히트파이프 제품은 얇고 평평한 판 형태의 패키지 패널(조립식)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배사장은 “온돌파이프 교체작업시 일주일 이상 걸리던 공사기간을 바닥 철거없이 몇시간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배사장이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한국고유의 구들장 온돌을 재현해 냈다는 것이다.
“기존 엑셀파이프형태의 온돌은 온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이 수맥위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히트파이프는 공기에 의한 열 전달방식입니다. 따라서 건강, 쾌적함과 같은 과거 우리 온돌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히트파이프 제품은 올 2월 사단법인 한국수맥협회로부터 수맥차단 인증서를 받았다.
그러나 히트파이프 방식에도 약점이 있다. 시공가격이 일반 엑셀파이프 방식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는 것이다. 엑셀파이프 시공가격이 1평에 7∼8만원 정도하는 반면 히트파이프는 15만원 정도.
이 때문에 주택에서 직접 생활하는 최종소비자들은 히트파이프 방식을 선호하더라도 시공자인 건설회사들은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배사장은 “히트파이프 방식이 시공기간이 짧고 보수교체가 간편한데다 하중도 가벼워 고층건물을 짓는데 유리하다”면서 “이런 면들을 감안하면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기하이텍은 히트파이프 양산체제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양옥석기자·사진 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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