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조합은 안경을 제조하는 중소업체들의 연합체다. 안경제조업체들은 전국적으로 약 500여개가 있으며 이중 약 80%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다.
국내안경업체들의 대부분은 내수보다는 수출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매출액의 90% 이상이 수출로 이뤄진다.
1995년 수출실적은 2억5천만달러에 이르기도 했지만 이후 매년 8∼12% 감소해 지난해 1억5천만달러의 수출에 그쳤다.
국내 안경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은 업체의 영세성이다. 전체기업의 83% 정도가 종업원 10명 미만, 연간 매출액 1억원 미만일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다.
지난 1980년대 우리나라가 세계안경시장 점유율의 2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세계 8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국내안경산업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국, 홍콩 등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기술·제품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올해 광학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한 곽순호(56) 삼원산업사 대표는 업계 최대의 현안을 제품 고부가가치화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곽 이사장이 최근 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브랜드 개발 ▲디자인 개발 ▲안경소재 개발 ▲마케팅 등 4가지 분야다.
“국내 안경산업은 지난 60년대부터 수출시장개척이 손쉬운 OEM방식을 선택하면서 지금까지 흘러왔습니다. 하지만 OEM 방식은 갈수록 마진율이 떨어지고 결제조건도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이젠 자체브랜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안경업계의 현실속에서 자체브랜드 개척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브랜드가 제위치를 잡기 위해서는 디자인, 기술, 마케팅 등이 대대적으로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에 안경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 30개나 되지만 이들 기관은 하나같이 소매유통분야의 ‘안경사’들만 배출해낼 뿐입니다. 안경제조 전문인력양성기관은 한곳도 없는 형편이죠. 이태리의 경우 밀라노지역에서만 디자인 스쿨이 20곳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인프라가 너무 취약합니다.”
곽 이사장은 “안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산·학·관의 공동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는 안경 신소재 개발과 같은 개인기업이 할 수 없는 분야를 정부가 적극 나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안경테로 각광받고있는 ‘티타늄 소재’의 경우 국내기업들이 독일, 일본 등지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신소재를 개발, 중소업체에 공급하고 있죠. 이미 인건비에서 10분 1의 격차가 나는데 원재료비에서 다시 4분의 1의 격차가 벌어지게 됩니다”
곽 이사장은 브랜드·마케팅 개발 등 4대 전략과제 실천을 위해 ‘안경산업지원센터’건립을 추진중이다.
안경산업지원센터는 디자인·브랜드 연구개발, 첨단설비 지원, 광학제품 상설전시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오는 2006년 건립될 예정이다. 총 1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 정부, 지자체가 이미 대대적인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곽 이사장은 “정부, 지자체 등과 협력해 국내 안경산업의 혁신을 추진, 오는 2010년까지 세계 제3위권의 안경산업국가로 끌어올리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양옥석기자·yangok@kfs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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