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수의계약제도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단체수의계약 만큼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도움이 되는 제도는 없습니다”
지난 2월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신임 이사장에 선출된 최우경 이사장(64·유정산업 대표)은 “그동안의 부정적 시각은 품질이나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의 문제점 때문이었다”며 “단체수의계약제도의 유지존속을 위해 제도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심력콘크리트조합은 하수관로인 흄관과 송배전용 및 통신용 선로자재인 콘크리트전주, 연약지반 보강용자재인 콘크리트파일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업체는 65개사로 제품 특성상 대다수 업체들이 단체수의계약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조합의 단체수의계약액은 흄관 400억원, 콘크리트전주 800억원 등 총 1200억원 규모.
최 이사장은 “올해부터 정부의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는 데다 개성공단 착공 등 굵직굵직한 공사들이 예정돼 있어 수요가 늘 전망”이라며 “올해 단체수의계약 규모를 1500억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이를 위해 조합원사 제품의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에 조합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오수에도 부식되지 않는 ‘항균흄관’을 개발한데 이어 일본과 기술제휴를 통해 ‘레진콘크리트관’도 개발, 수요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단체수의계약을 통한 판매확대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원자재난과 인력난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최 이사장은 설명했다. 원자재로 쓰이는 모래는 북한산 모래를 수입해다 쓸 정도로 품귀현상을 겪고 있으며 철선가격은 올들어 30%이상 급등했다.
게다가 원심력콘크리트제품은 아직 완전히 자동화가 안된데다 3D업종으로 인식돼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최 이사장은 따라서 업계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산업연수생 배정을 늘려줄 것과 모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선한 마음을 가져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최 이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있다. 조합 인근의 독거노인과 소녀가장을 매월 돕는 일이다.
최 이사장은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작은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군림하지 않고 봉사하는 조합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80년 콘크리트전주 및 파일 생산업체인 유정산업(주)을 설립, 경영해 오고 있으며 현재 한국골재협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김재영기자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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