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 천문인 마을]겨울 하늘가득 쏟아지는 별빛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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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횡성 천문인 마을]겨울 하늘가득 쏟아지는 별빛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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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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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폭설이 내리고 이내 비가 뿌리면서 두껍던 눈은 얇아지기를 여러번. 어느새 겨울은 깊어가고 있다. 아직도 산자락에 그늘을 만들어 둔 곳은 빙판이 예견되는 도로변. 겨울철 드라이브는 위태롭기만 하다. 산자락 휘어돌면서 한줄기 햇살이 비추는 날이면 어디론가 두꺼운 이불을 벗어던지고 여행을 꿈꾼다. 온 세상이 하얀 눈세상. 뽀드득 소리가 들리는 그곳에 군불때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새말IC로 나가 매화산 고갯자락을 넘어서면 안흥이다. 몇해전부터 안흥찐빵이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곳. 주린 배를 부여안고 곧추 강림으로 향한다.
어느새 번듯한 포장이 돼 있다. 도로와 함께 주천강에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 아직은 심심치 않은 탓일까. 천렵을 즐기는 사람은 눈에 띄질 않는다. 팻말이 없는 탓에 행여 길을 잘못 들까봐 내심 걱정이다. 영월팻말을 앞에 두고 천문인마을 표지가 나선다. 갈림길을 따라 가보니 응향원(033-342-1424)이라는 집이 나선다. 곧추 달려가니 통나무 학교(033-342- 9596-7, logschool.net)다. 우선 천문인마을(033-342-9023, astrovil.co.kr)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붕에 돔이 있어서 천문대를 짐작케 할 정도다. 이곳은 650m고지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별을 관측하기에 매우 제격인 입지란다. 특히 맑은 날이 많은 겨울철이 적기란다. 또한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99년 5월 1일 이 일대를 별빛 보호지구로 선포하고 천체를 관측하고 있다. 민박동을 갖추고 있고 슬라이드 감상실이 있다. 그곳은 영화감상실로도 이용된다. 민박동은 시설이 잘 돼 있는 편이고 패키지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많은 아마추어 천문인의 관측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또 천체사진동호회, 학교 교사들의 관측과 연구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내려오면서 통나무 학교를 둘러보려다 이내 포기하고 만다. 이곳은 단기간 교육을 통해서 캐나다식 통나무집 짓는 것을 배우는 곳이다.
여러동의 통나무집을 짓고 있거나 완성된 모습이 보인다. 산너머로 햇살이 사그라들면서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 응향원에 들러야 하기 때문이다.
상호 밑으로 ‘화기연구소’라고 쓰여있다. 화기라면 불화(火)자를 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꽃화(花)자 였다. 초로의 할머니 한분이 나와서 원장은 지금 강아지가 새끼를 낳느라고 나올 수가 없단다. 그러면서 위쪽 조립식 건물에 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연탄불이 활활 지펴지는 도예방에 앉아 있으니 응향(凝香) 박춘숙 원장이 들어온다. 그녀는 화기에 일가견이 있는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명사란다.
아직까지 불모지와 같은 화기(꽃과 연결되는 모든 것들. 화분, 화병, 수반 등등)에 대해서는 박사. 그녀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정작 이곳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못 물어봤지만 일반인을 위한 생활도자기, 도자기 교육 및 실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별 관측하고, 도예공방에서 체험하고, 뜻이 있는 사람은 통나무 학교에 입소하면 한편의 여행지가 완성될 코스다.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 새말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42번 국도 이용. 10km 가면 안흥면. 안흥면 입구에서 우회전해 주천강을 따라 8km가면 횡성군 강림면. 강림면 입구에서 월현 팻말을 따라 가면 된다.
■특산별미
안흥의 자그마한 읍내에는 이제 10여곳이 넘는 찐빵집이 생겼다. 옛 기억을 되살려 원조집을 찾느라 여러집을 들러서 2천원에 8개 하는 찐빵을 구입해 본다. 집집마다 한결같이 ‘원조’를 강조하면서 맛은 천차만별. 아무래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한 듯하다. 맨 나중에 들른 집은 길가에 번듯하게 지어놓은 심순녀씨가 운영하는 찐빵(033-342-4460)집. 이곳에도 어김없이 매스컴에 소개된 기사와 함께 사진이 걸려 있으니 도대체 원조는 있는 것인지. 그런데 맛을 보니 단팥 맛이 여느 집과 다르다. 제대로 찾은 것이다. 서로가 자기것만 소개해야 된다고 강조하는 여주인들. 맛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속일래야 속일 수도 없다.
■이곳도 둘러보세요
강림에서 곧추 직진하면 치악산 부곡지구다. 계곡이 아름다워 여름철에 빛을 발하지만 하얗게 눈덮인 겨울 모습도 아름답다. 이곳에는 태종대가 있다. 태종대는 운곡 원천석 선생과 이성계에 얽힌 아주 강직하고 굳은 절개가 있는 선비의 이야기가 전해 온다.
고려말 4처사의 한분인 운곡 원천석은 조선조 태종인 방원의 스승이었다. 운곡은 태조가 고려를 전복시키고 조선을 세운 후 그의 아들들의 왕권 다툼에 분노를 느낀 나머지 모든 관직을 거부하고 서울을 떠나 이곳 강림리에 은거하게 됐다.
지금도 아득한 벽지인 이곳에서 그가 은둔하고 있을 때 방원이 조선조 3대 태종으로 등극하기 전 1415년 옛날의 스승인 운곡을 찾아 다시 관직에 앉히고 정사를 의논하고자 이곳을 찾았으나 운곡은 태종과의 만남을 꺼려 피신하게 됐다.
태종이 이곳에 도착해 빨래하는 노파에게 운곡이 간 곳을 물었으나 노파는 운곡이 가르쳐준대로 거짓으로 가르쳐 줬다. 태종은 그곳으로 가서 스승을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 이 바위에서 기다리다 스승이 자신을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이곳을 주필대라고 불리어 오다가 방원이 태종대왕이 된 후부터 태종대라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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