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회원사들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 보다는 고기 잡는 방법을 연구해 알려줘야 합니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김기문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외부 경제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이 보다 능동적으로 회원사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
“지난 66년 조합 설립 이후, 국내 시계산업은 규모나 기술수준에 있어서 큰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계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위기에 직면한 것이 사실입니다.”
김 이사장은 고가의 명품 외국 브랜드와 중국·홍콩산 저가 제품 사이에서 국내 시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자인과 품질은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스위스, 일본에 비해 인지도에서 밀리고 홍콩, 중국에 대해서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져 수출오더 감소와 내수판매부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하면서 “시계업계로서는 개성공단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 시계 브랜드 육성 시급”

김 이사장은 “현재 로만손을 중심으로 8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개성공단에 협동화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며 “공장 가동 3개월만에 본궤도에 오를 정도로 성과가 좋다”고 밝혔다.
그는 “제 2 협동화공장 건설을 내년 봄에 시작할 계획”이라며 “향후 시계연관 업체들이 집적된 산업단지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또 “그동안 시계업계는 해외사업이나 외국 유명 전시회 참가 등 시장개척 노력이 부족했다”며 “이사장 취임 이후 조합을 중심으로 해외 전시회 참가를 적극 지원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노력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김 이사장은 “시계는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상품”이라고 강조한다.
패션산업과 함께 브랜드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으며 소비자 역시 브랜드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시계 브랜드의 육성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국내 시계산업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국산 시계 브랜드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노력으로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시계 브랜드의 해외홍보·마케팅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로필
-1955년생
-1982년 솔로몬 시계공업(주) 입사
-1988년 (주)로만손 설립
-1998년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2001년 철탑산업훈장 수상,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2004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개성공단시범단지 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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