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중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이 살아나면 국가경제도 살아 날것입니다.”

박근규 한국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이 전체 300만 중소기업 중에서 270만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소상공인의 상당부분은 유통업으로 산업부문을 제외하고도 생활용품을 유통하는 업체비중이 커 국민경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을 빼놓고 소상공인을 말 할 수 없지만 소상공인도 유통을 빼고는 의미가 없다는 것. 그만큼 유통은 국민생활밀착형 산업으로 국가경제정책의 근간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생산비용 면에서 중국 등 제3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비용구조이기 때문에 중소유통산업 부문의 혁신이 우리가 살길입니다.”
박 회장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도 유통부문이 받쳐주지 못하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올해 초부터 전국 11개 지역을 순회하며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들은 한결같이 정책 지원 소외를 호소했다.
“소상공인의 특징은 대부분이 제조업과 유통을 겸한다는 것입니다. 가내공업 형태로 생산해서 직접 판매하는 형태가 소상공인의 특징이죠. 그러나 유통시스템이 낙후돼 있어 판매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경우도 소상공인들은 상대적 열등관계로 인해 불리한 조건의 거래관계를 탈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국가경제 회복”

그는 이 같은 열악한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을 경쟁논리만을 적용해 방치할 경우 국민적 생활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박 회장은 “기협중앙회도 소상공인에 대한 관심을 집중할 때”라며 “이와 관련 절대 다수인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는 제도마련과 정책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도 재래시장을 포함한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과거와 달리 높아진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최 일선의 소상공인에까지 직접 전달되는지 실효성 측면을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지난 소상공인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기협중앙회가 중심이 돼 전국 지역별 소상공인위원회를 구성, 소상공인의 의견을 결집시켜나가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음식, 숙박, 도·소매, 제조, 운송 및 기타서비스를 망라한 소상공인의 통합체라고 할 만하다.
소상공인은 규모는 작지만 복잡한 다양성을 띠고 있어 의견을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지만 한 목소리를 낼 경우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이 지적하는 소상공인의 과제는 ▲대형유통점에 대한 정부규제 완화에 대한 대응 ▲현금영수증 및 신용카드 활용 확대에 따른 세제지원 확대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확대 및 금리인하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주차시설을 포함한 재래시장 편의시설 확충지원 등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대형유통점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지금 각 지역 자영업자들이 최악의 경영상태라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대형유통점까지 추가로 들어서면 소상공인들은 모두 철수해야 할 판”이라며 “현재 대형유통점이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부정적 요소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전용 유통시스템 구축을 강조한 박 회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 유통채널을 활용할 경우 판매비용이 매출액의 50%까지 차지한다”며 “중소기업 전용 유통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소상공인의 유통시스템이 개선되지 않고는 소상공인에 대한 물량지원이 아무리 확대되더라도 실효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유통점이 하나 들어서면 약 2천개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대형유통점 설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자영업자의 창업을 유도해 중산층의 벽을 두텁게 하려는 정부의 방침과도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소비경제가 살아나야 국가경제 전반으로 활력이 확산된다”며 “이를 위해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같은 재래시장이 북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의류제조와 판매업을 하는 신라레포츠를 30년 이상 경영하며 6천여명의 회원이 소속된 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장을 11년째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중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중이다.
그는 요즘 그가 속한 동대문시장에 있는 의류제조와 도매를 하는 30개사와 함께 개성공단의 중소기업 전용아파트공장 입주를 위해 뛰고 있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아동복은 ‘하우디’, 숙녀복은 ‘제누디세’라는 공동브랜드를 부착,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그럴 경우 중국산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확보는 물론 인지도도 더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남북경제협력 강화 차원에서 국내 소상공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데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을 살리면 전국의 재래시장까지 활성화 될 것입니다. 동·남대문시장엔 의류업체만 3만8천개나 되지만 팬시와 문구 및 액세서리 등을 합치면 가히 우리나라 소상공업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은 지방에서 한 때 200대의 버스로 동·남대문시장에 의류구매차 올라왔지만 지금은 50대를 넘지 않을 정도로 침체에 빠져있다고 했다.
외국에서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는 이들 시장의 경제적 가치는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반드시 살려내야 할 숙명까지도 느낀다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도 굳이 잘되는 기업에게 입주기회를 줄 것이 아니라 비용면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업종에게 우선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지적인프라가 취약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시장적응과 대처에 관한 교육지원강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재규 기자·사진=나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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