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절에 안정적인 직장생활보다는 100원을 투자해 100배 1000배로 불려놓는 투자의 매력에 푹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오늘 기업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됐다고 봅니다.”
노재근 한국OA 대표이사 회장은 기업인의 능력은 무엇보다 투자금액을 그대로 보존하는데 있지 않고 그것을 확대 재생산해 불려 놓는데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기업인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84년. 노회장은 시스템가구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에 이 분야 개척자임을 자임하고 창업에 나섰고 20년 만에 거래소 상장이라는 위업도 달성했다.
“당시 미국 출장길에서 본 사무실환경의 변화가 향후 시스템가구의 성장가능성을 예측했습니다. 머뭇거리지 않고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창업 당시 컴퓨터가 세상을 바꾸리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했던 노 회장은 사무실 환경도 혁명적으로 바뀔 것을 예측했다.

“몸으로 체득한 경험이 중요한 전략”
그러나 그가 창업하고 시장을 찾아다녔지만 처음 고객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기존의 사무가구로도 불편이 없었는데 굳이 10배나 비싼 시스템가구에 관심을 둘리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첫 거래를 트기위해서는 반드시 거래실적을 요구했다. 창업기업이 거래실적이 있을 턱이 없지만 그는 소위 ‘문지방이 닳도록’뛰어다닌 끝에 고객을 하나 둘씩 늘려 나갔다. 시스템가구의 기능 및 품질을 무기로 향후 시장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어떤 기업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6개월을 뛰어다닌 적도 있다고 했다. 일을 성사시켰을 때의 그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고 했다.
“사업 초기에는 디자인이나 소재 및 생산 공정 등에서 우리나라에는 기초자료 조차 전무했던 시절이라 미국기업과의 제휴가 불가피했습니다. 선진기술을 접목해 한국시장에 진출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역으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노 회장은 정성을 들인 고객과의 거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실패로 단정 짓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은 다음 고객과의 멋진 동반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직접 몸으로 체험한 경험만큼 중요한 전략은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노 회장은 “중소기업 경영은 망망대해에서 노를 젓는 것처럼 항상 위기에 노출돼 있지만 성공했을 때의 희열은 더 없이 크다”며 “그 희열이라는 내일의 희망을 위해 오늘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중소기업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성공기업을 위한 조건으로 CEO의 건강을 꼽았다. 누구나 쉽게 알고 지킬 것 같은 건강이지만 사실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비전과 열정은 CEO의 건강에서 나온다고 확신한다.
노 회장은 기업도 살아 숨쉬는 생물로 여긴다. 생물은 두뇌가 발달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 노 회장이 기업의 두뇌인 연구소 기능강화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한국OA의 전체직원은 280명인데 90년에 설립한 연구소에는 38명이 있다.
“이제 유비쿼터스시대가 열렸습니다. 이 시대는 평준화가 돼 버린 생산기술로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지식경쟁의 시대입니다.”
노 회장은 지식경쟁의 전략은 연구소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단순한 생산위주의 가구에도 IT가 접목된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유비쿼터스시대의 사무환경이 어떤 형태로 바뀔지 모르면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믿는다.
“사무가구도 IT산업 발전과 항상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셀프 클린기능과 웰빙을 접목한 소재개발은 이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노 회장은 사무가구도 멀티 기능을 갖춘 믹스디자인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OA는 학교용 가구의 혁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노 회장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책걸상이 아직 60∼70년대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다만 최근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는 점이 다행이지만 좀 더 서둘렀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와 관련 최근 서울시에서 학교용 책걸상 개선을 위한 공모에서 5개의 당첨 작품 중 한국OA 작품이 3개가 포함됐다.
이제 한국OA는 무 차입경영을 현실화시킬 계획이다.
최근 상장을 통해 세상에 얼굴을 내민 한국OA. 투자자에게 신뢰 주는 기업을 위해서도 연구 및 마케팅투자는 지속하겠지만 과잉투자요인은 없기 때문에 무 차입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OA제품은 ‘KOAS’브랜드로 세계3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830억원, 이 중 20% 정도가 수출로 이뤄진다.
앞으로는 지금과는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파도가 밀려올지 모른다. 그 때를 대비해 항상 인재개발에 힘쓴다는 노 회장이다.
그는 “인재는 언제나 기회를 만들고 위기를 극복하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현재 사무가구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금속가구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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