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눈 천국이다. 특히 서해안 일원에는 많은 눈이 내려 눈부신 설원천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하늘이 뚫려 버린 듯 쏟아져 내린 눈 탓에 피해가 많은 현 시점에 눈 구경 가는 일이 미안함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온 산하를 희게 변신시키는 설국은 이 즈음이 아니면 감상하기 힘든 터. 눈길을 어렵사리 가르며 달려간 설경 취재. 빙판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달려간 그곳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멋진 설경을 펼쳐냈다. 비록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잠시 사진으로나마 설경을 감상해 보라는 염원을 담아 고창 선운산과 내장산 설경을 소개한다.
선운사는 봄철 동백나무군락(천연기념물 제184호)지로도 유명한 곳이지만 실제로는 설경 또한 아름답다. 어디 설경뿐이겠는가? 사계절의 특성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선운산 주변. 눈이 내리면 빙판의 두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사진가들이나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른 아침, 햇살에 부셔져 내리는 두꺼운 눈꽃으로 치장된 산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아직까지도 따지 않은 빨간 감위에도 흰눈이 뒤덮였다. 새들은 먹이에 덮인 흰눈이 야속한지 지저귐도 커진다. 눈이 많을 때는 주차장에서 선운사나 도솔천의 설경, 그리고 진입로의 벚꽃나무에 피어난 눈꽃터널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겨울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동불암 마애불까지 눈길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푹푹 눈 속에 빠지면서 원 없이 설경을 감상하면 이 겨울이 한껏 풍요로워질 듯 하다. 선운사를 기점으로 1시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된다.

■자가 운전: 서해안고속도로-선운사IC-22번 국도와 29번 국도 갈림길(주천삼거리)에서 22번 국도이용하면 흥덕. 이곳에서 팻말 따라 찾아들면 된다. 길이 훤하게 넓어졌다.
■별미집과 숙박: 이 지역은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유명하다. 음식점이 밀집되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산장회관(063-563-3434), 신덕식당 등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선운사 가는 길목의 강촌식당(063-563-3471, 반암리)은 맛이 괜찮았다. 장어는 어디에 굽느냐가 맛을 차이 나게 하는데 이 집은 숯불을 이용. 자기 입맛에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동호해수욕장 주변에 허름한 횟집들이 서너 곳 있다. 숙박은 선운산관광호텔(063-561-3377), 동백호텔(562-1560), 송악모텔(063-564-8014) 등이 있다. 그 외 민박집 다수. 고창 읍에서 하룻밤을 유하게 될 경우 모텔(귀빈:063-564-1991)이나 황토방 찜질방을 이용하면 된다.
■Point:인촌 김성수 생가, 서정주 생가, 상갑리 고인돌군, 도산리 고인돌군도 들러볼만하다. 고창읍내에 모양읍성이 있으며 읍성 바로 앞에 소리꾼 동리 ‘신재효’ 고택도 있다. 동호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낙조도 아름답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국립공원 주변이지만 내장산의 진짜 묘미는 겨울 산이다. 내장산을 자주 찾는 이는 인파에 시달리는 가을철보다는 한겨울 눈에 덮여 더욱 돋보이는 비자나무 숲과 함께 고요한 그리움과 정감이 있는 겨울 내장사를 더 사랑한다. 겨울 내내 눈이 끊임없이 쌓여 있는 곳. 매표소를 기점으로 절집까지 오르는 동안 눈을 무거운 듯 지탱하고 있는 나뭇가지를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주차장에서 절로 오르는 0.5km 구간에 우거진 수백 년 된 아름드리 갈참나무 거목들과 비자림에 설화가 피면 가히 환상적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전망대까지 올라 발밑으로 펼쳐지는 설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또는 내장사 절집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겨울 산행을 즐겨도 좋다. 더불어 내장사를 지나 추령고개를 넘어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겨울 풍광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신 사고 위험이 많으므로 철저한 준비가 요하는 지역이다.

■자가 운전: 호남고속도로-정읍IC-정읍 방향으로 달리다 내장저수지에서 우회전하면 내장산이다.
■별미집과 숙박: 내장산 지구에 있는 삼일회관(063-538-8131) 한일장(063-538-8982), 진짜 원조 전주식당(063-538-8078) 등이 있다. 특히 삼일회관의 돌솥비빔밥은 풍요롭다. 숙박은 내장산 지구에 여럿 있다.
■Point:태인면과 칠보면에 있는 최치원의 발자취가 어린 피향정과 그의 위패를 모신 무성서원(사적 제 166호)이나 김동수 고가(중요 민속자료 제26호)를 연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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