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직 미국대통령을 이사로 채용하면

신년초부터 재벌 회사 중역들의 승진과 이동이 화려하게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의레 구경하던 일이라 새로울 것도 없지만, 왜 중소기업의 인사이동은 끼어주지 않느냐고 신경질 내는 O사장.
사실은 중역 구하기 어렵다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그가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O사장은 만나기만 하면 중역 한 사람 추천해 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미국 경제를 비교적 잘 이끌었던 클린턴이나,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농담하느냐고 또 신경질.
O사장은 중견 규모의 극장을 하나 경영하는데 머리가 몹시 아파서 좋은 중역 하나 있으면 일을 위임하겠다는 타입. 그러나 기업은 작든지 크든지 CEO가 머리 아프기 딱 알맞게 마련된 조직이다.
기업을 한다는 것은 남들이 피하려 하는 골치 아픈 주제를 향해, 맨땅에 헤딩하듯 달려붙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종류의 문제든지 골치 아픈 일이 생기거든 “클린턴이라면 이럴 경우 어떻게 했을까를 주제로 30분만 철저히 검토해보라”고 하자, 그때야 O사장은 이 쪽의 진의를 납득한 듯.
나는 한 발자국 더 내딛었다. 그럴 바에는 아예 한 명이 아니고 열두명 쯤 클린턴급의 세계적인 명사를 이사로 채용하라. 그래서 각 부문에 하나씩을 맡기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농담처럼 알려줬다.

역사·국제적 인물 12명 구성된 이사회
요즘 O사장은 신문과 인터넷을 누비며 12명의 글로벌한 이사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때로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힘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환상적인 방법을 택해보는 것도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글로벌 이사 12명은 그 업적이 검증된 인물들로 구성한다. 이름도 알려진 사람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또는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구성한다. 또는 그렇게 되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그들의 이름으로 이사회를 구성한다. 역사상 인물, 또는 현존하는 글로벌 리더 12명의 리스트를 우선 만들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골치 아픈 사업 문제를 의논하는 것이다. 그 이사들 가운데는 사업가, 전략가, 세일즈맨, 금융인, 마케팅 전문가, IT 전문가 등 각계 각층의 톱 리더들이 참여하게 한다.
그러나 경영 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이사회는 자칫 딱딱할 수도 있으니, 그 가운데 예술가를 몇 명 포진한다. 톰 크루즈 같은 배우나, 제니퍼 로페즈도 좋다. 아니 조수미나 백건우, 또는 핑클이라도 상관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충고받고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만화를 좋아하는 CEO라면 기발한 아디디어를 지닌 만화가도 좋고, 컴퓨터 게임을 이해한 CEO라면 게임 전사를 이사회에 영입해도 좋다. 현실 아닌 사이버 세계의 전략을 벤치마킹 할 수도 있으니까.

그들의 사진을 사내 곳곳에 붙여 놓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이사들에게 물어라.
돈 문제는 그린스펀, IT는 빌 게이츠, 세일즈맨은 지그 지글러나 조 지라드, 트렌드 분석이라면 드러커나 앨빈 토플러에게 묻는 것이다.
꼭 국제적 인물을 구한다고 외국 전문가만 영입할 필요도 없다. 국내에도 역할 모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으니까.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해당 사항과 관계되는 인물을 선정하고, 그의 자서전이나 그의 저서를 찾아 비슷한 경우에 그가 어떻게 했나를 검색해 보는 것이다.
너무 몽상적이라고 몰아붙이지 말라. 현실감은 없을지 몰라도 오히려 더 구체적이고 실제 사업에 도움이 되는 원천적인 충고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또는 그렇게 되고 싶은 인물이 있거든 주저 말고 그를 회장, 또는 이사회의 이사장으로 추대하라.
사장실에 그들의 사진을, 또는 회사 곳곳에 그들의 사진을 전시해 놓는 것도 의미 있는 데몬스트레이션이 된다.
commukim@dreamwiz.com
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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