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가격 문제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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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격 문제에 대한 단상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579
  • 승인 2006.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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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납품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대규모 납품가격 인하는 그렇잖아도 어려운 납품중소기업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의 행사로 비쳐진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최근의 급격한 환율하락과 해외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납품가격의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번의 현대자동차의 납품가격 인하는 납품중소기업의 반발여부와 상관없이 계획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납품중소기업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은 저해를 받을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대기업과 납품중소기업간의 납품가격 인하 문제는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하도급거래에서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다.

성장 저해하는 족쇠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하도급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납품가격 문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임에 분명하다. 왜냐하면 납품가격이 낮게 결정될 경우, 납품중소기업은 기술개발, 시장개척, 인력개발 등과 같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대기업에의 납품조차도 점점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부품업체로부터의 부품발주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전통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 문제는 납품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여 보인다.
납품가격은 조립대기업의 가격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인 동시에 납품중소기업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대기업과 납품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창출한 이익을 배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납품가격이 낮게 책정된다는 것은 납품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이나 개선활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단기적으로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갖가지 육성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의 창조적 활동이 일상거래를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거래구조 또는 시장구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본다.
납품가격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요 독점적·폐쇄적 거래구조, 중소기업의 낮은 경쟁력, 원가계산 방식을 통한 가격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발생한다. 중소기업이 생산한 부품의 수요자가 독과점자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다른 곳에 물건을 팔기 어렵고, 그 결과 낮게 결정되는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공정거래 관행 정착 우선
만약에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충분히 높다면 이러한 문제는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경쟁력이 높은 중소기업은 대등한 관계에서 대기업과 협상하여 적정한 가격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도급거래에서 가격결정은 대개 원가를 산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가격을 결정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실제 투입원가를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가격을 낮게 유지하려는 측면도 있고, 또한 중소기업의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어쨌든 이러한 원가계산 방식은 중소기업 스스로 가격을 제시하는 순수입찰과 달리 타율적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납품가격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근본적으로 거래구조를 개방적으로 바꾸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이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장은 하도급거래에서 계약과 그 이행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거래관행을 정착시겨야 한다.
이는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의 행사를 약화시키고 중소기업의 낮은 협상력을 보완하여 납품가격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를 어느 정도 가져올 것이다. 우리가 공정경쟁의 원칙확립과 이의 철저한 집행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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