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여행의 비수기다. 딱히 계절 변화 없는 자연을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이럴 때는 삶의 활력이 느껴지는 어시장을 찾는 것도 생활에 도움이 된다.

강원도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 찾아가는 길목에는 여러 가지 겨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고성군의 자그마한 포구에서는 이른 아침마다 생생한 어시장이 펼쳐져 기분 좋게 만든다.
2월 초에는 신남 선착장에서 빙어를 잡고 백담사를 잇는 구만천에서는 눈썰매와 얼음놀이를 즐기며 용대 삼거리의 매바위에서는 빙벽타기를 할 수 있다.

조금 더 진부령 쪽으로 가면 알프스 스키장이 있으며 고갯길을 넘으면 눈부시도록 푸른 바다가 맞이한다.
특히 이곳은 생태의 고장. 시원한 생태탕, 털게, 곰치 등 겨울 별미를 앞에 두고 부산하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삶의 현장을 찾아보면 나도 모르게 불끈 활력이 솟는다.

우리나라 최북단 항구 대진항

강원도 고성군은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항구는 대진항(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이른 아침 화진포나 초도항 방파제에서 일출을 보고 해안을 따라 가면 싱싱함이 넘쳐나는 대진항을 만날 수 있다.
1920년에 처음으로 어항이 축조됐다가 이어 1935년 동해 북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교통이 원활해짐에 따라 명태, 청어, 정어리 등을 잡는 큰 어항으로 발전했다.

대진항은 1종 어항으로서 특히 명태가 많이 잡히는 항구로 유명하다. 지금은 예전보다 어획량이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제법 많은 어선이 드나드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어항이다.
아침이면 밤새 조업한 수산물을 항구에 쏟아내는데 피문어, 털게 등등의 활어를 구입할 수 있다. 즉석에서 회를 쳐주는 곳은 따로 없지만 곳곳에 횟집이 있어 원하면 가능하다.

명태축제의 거진항

대진항보다 어시장이 훨씬 활성화 돼 있는 거진항.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큰 고무 그릇에 고기를 담고 곱은 손을 녹이며 손님을 기다리는 아낙들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진부령 쪽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입지적 위치 덕분인 듯하다.
거진항은 5백여 년 전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중 이곳에 들렀다가 산세를 훑어보니 꼭 클 ‘거(巨)’자와 같이 생겨 ‘큰 나루’ 즉 거진이라 불리고 있다는 전설이 흐르고 있다. 읍내 안 항구 쪽으로는 하루 종일 어시장이 형성된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파는 아낙들. 비록 횟감을 따로 쳐주지는 않지만 식당에서는 곰치나 생태탕 등을 양념값을 내고 끓여 먹을 수 있다.
주요 어종은 명태, 문어, 광어, 전복, 해삼, 멍게 등이 많이 잡힌다.
특히 거진항은 명태잡이로 유명한데 매년 2월 명태축제(올해는 2월23일(목)~ 26일(일), myeongtae.com/main/home.htm)를 열고 있다.

■추천 생태탕집:성진식당(033-682-1040)은 각종 매스컴에 소개가 많이 된 맛집. 무와 생태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국물 맛은 약간의 다시다 양념 맛을 빼고서는 싱싱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1인분 1만 원 선으로 싸지 않은 편.

싱싱한 자연산 활어와 물회의 고장 가진항

거진항에서 속초방면으로 내려가 간성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가진항.
여느 항구처럼 고깃배가 들어서고 허름하게 지어놓은 건물에는 싱싱한 활어회를 팔고 있다.
가진리는 예부터 다른 어항보다 수산물이 많이 나 주민생활에 덕이 많이 됐다고 해서 1백여 년 전에는 속칭 덕포라고 불렸었다. 매일 수십 척의 어선들이 동해의 청정해역에서 잡아들인 싱싱하고 다양한 어종을 아침마다 쏟아 낸다.
이곳 활어장에서 파는 횟감은 거의 자연산.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활어를 사가는 차량들이 많이 찾아든다. 활어가 외지로 팔려나가면서 가격만 더 높아졌다.
어민후계자들이 동업을 하는 10여동의 횟집이 있다. 또 배에서 잡은 것을 즉석에서 회를 쳐 먹을 수도 있다.
가진항은 해안절벽 등 암초가 있어 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으로 꾼들이 많이 찾으며 이른 아침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아름답다. 2006년 신년에는 도치축제를 열기도 했다.

■추천 맛집:자매해녀횟집(033-681-1213)이 해삼 물회를 처음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신토불이 횟집(033-681-4755)은 늦게 시작한 만큼 양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여행코스 짜기:화진포 일출(해양박물관, 이승만, 이기붕, 김일성 별장 등)-초도항에서 대진항을 잇는 해안드라이브-대진항의 어시장-통일전망대.

■여행 참조:평소 1,3주 토요일에는 조업을 하지 않는 날임을 참조하길.

■찾아가는 길:서울-양평간 6번 국도이용. 홍천(44번국도)을 지나 인제, 원통으로 난 46번국도 이용. 민예삼거리에서 용대리로 좌회전-용대삼거리에서 진부령을 넘으면 대대삼거리. 이곳을 기점으로 7번국도와 만난다. 거진, 대진, 화진포와 통일전망대는 왼쪽으로, 가진, 간성은 우측 속초방면으로 조금만 가면 된다. 이곳에서는 가고 싶은 여행지를 따라 반복적으로 여행을 즐기면 된다.

■숙박지:화진포콘도(033-682-0500), 명파리의 금강산콘도(033-680-7800)를 비롯해 알프스 스키장(033-681-5030)내의 콘도나 용대자연휴양림(033-462-5031)등을 이용. 또 간성읍 터미널 옆에 황실불가마(033-681-7767-9)가 시설도 좋고 깨끗하다.

■주변 연계 여행지
쪾통일전망대(033-682-0088,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 우선 출입신청을 해야 한다. 생각보다 출입은 자유롭다. 주차비(3,000원), 입장료(2,000원)만 내고 건성으로 교육영화 한편 보고 나면 이내 출발이다.
쪾황태덕장과 매바위 빙벽 : 이곳의 볼거리 하나는 겨울에만 일시적으로 볼 수 있는 황태덕장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명태가 덕장에 많지 않다. 대신 매바위의 인공폭포에는 얼음이 얼어 아름다운 빙벽을 연출하고 있다.
쪾건봉사 : 건봉산(911m, 고성군 거진면 냉천리)밑에 자리하고 있는 건봉사는 한때 설악산의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를 말사로 거느렸을 정도로 거대한 사찰이었다. 요새는 사명대사와 연계된 자료들이 조사되고 있다.

■가는 길목의 추천 음식점들
양평에서는 길병원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정안가든(031-774-6620, 아구찜, 간장 게장백반)이 있고 홍천방면에서는 양짓말 화로구이(033-435-7533, 1555, 숯불 양념 돼지고기)가 수준급이다. 가리산 휴양림 입구에 있는 가리산 막국수(033-435-2704, 막국수, 추어탕, 청국장, 올해는 김치류가 무척 짜게 됐다)집이 괜찮고 용대리에는 용바위식당(033-462-4079), 진부령(033-462-1877)이 맛있다. 간성읍내의 부흥면옥(033-681-3292)은 명태 냉면으로 알려져 있다. 양이 매우 많은 것이 특징. 배고픔을 감안해서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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