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 요리에 스테이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스마다 제공되는 요리는 종류도 다양하고 먹는 방법도 다채롭다. 이처럼 이국적인 모든 요리를 완벽하게 다룬다는 것은 보통사람으로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몇가지 까다로운 요리를 먹어보도록 하겠다.
일단 고급 전채요리인 ‘푸아그라 테린’부터 시작할까 한다. ‘푸아그라’란 특수한 방법으로 사육한 거위의 간이다. 이것은 용기에 넣은 채로 불에 익힌 후, 차가운 상태로 구운 토스트 등과 제공된다.
적당히 잘라 빵 위에 얹어 먹거나 빵과 교대로 먹는다. ‘푸아그라’가 날 것으로 제공되면 빵에 발라먹기도 된다.
캐비어는 철갑상어알을 소금에 절인 것으로 카스피해산을 최고로 친다. 함께 제공되는 토스트나 비스킷에 캐비어를 얹고, 곁들여져 나오는 삶은 달걀이나 파슬리, 양파 다진 것을 올려서 먹는다.
생굴은 대개 껍질에 붙은 채로 나온다. 같이 나오는 레몬을 뿌린 후 생굴용 포크로 껍질에서 떼어내 먹고, 껍질에 남아있는 국물은 손으로 들고 마신다.
‘에스카르고’는 프랑스 특유의 달팽이 요리로 껍질째 제공되거나 전용그릇에 살만 나오기도 한다.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으로, 껍질째 나오면 전용집게로 고정시킨 후 포크로 발라먹는다.
요즘 많이 대중화된 랍스터는 보통 껍질째 요리돼 나온다. 그러면 머리 쪽을 포크로 누르고 나이프로 껍질과 살 사이에 칼집을 낸 다음, 포크로 살을 들어올려 떼어낸다. 접시에 올려 적당한 크기로 잘라먹으면 된다.
메인요리로 T본스테이크를 주문했다면 일단 뼈를 발라내야 한다. T본스테이크는 T자형의 뼈를 중심으로 한쪽은 등심, 다른 한쪽은 안심이다. 일반적으로 웨이터가 손님 앞에서 발라주지만, 자신이 직접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꼬치요리가 나오면 맨손으로 꼬치를 잡지 않는다. 냅킨으로 꼬치를 잡고 포크로 요리를 빼서 접시에 모아 놓고 먹는다. 해산물의 경우는 꼬치에서 쉽게 빠지므로 포크로 한 끝을 고정시킨 후 나이프로 하나씩 빼면서 먹는다.
이국적인 요리 카레는 영어로 ‘Curry’이며, ‘Curry and Rice’가 바로 카레라이스이다. Curry류의 요리는 2∼3 숟가락 분량을 라이스에 조금씩 부어먹는다. 한꺼번에 부어서 먹는 것은 매너가 아니다.
한꺼번에 여러 종류 요리를 먹고 보니 정신이 없다. 그것도 생경한 요리들이니 말이다. 어디 이런 요리를 접할 기회가 있을까 싶겠지만, 유비무환이라고 했다.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하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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