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에너지는 꿈과 열정”


이재근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다. 물론 지금 그는 또 다른 기업인의 길을 경험하고 있다. 쓰라린 실패의 잔을 마실 때의 심정은 차라리 의식이 없음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땅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체험했던 그다.
80년대 이 회장은 소래에 제법 규모가 큰 가구공장을 갖고 있었고 서울 논현동엔 전시장까지 있었다. 거래처로부터 끊임없이 주문이 밀려들어와 큰 성공이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수안보의 한 호텔인테리어를 수주해 리스자금으로 공사를 했는데 발주자에게 리스자금을 빌려주고 대신 어음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속은 것이었어요. 몽땅 부도 처리되면서 20억원이 넘는 자금을 날렸습니다.”
이 회장은 가족들의 안식처인 집까지 넘어가 거리로 내몰렸다. 완전하게 빈 몸이 됐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을 실감했다는 이 회장이다. 그는 확실히 잃고 난 뒤에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더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이 됐다.
그는 가구업에 미련을 갖고 다시 시작했다. 이번엔 신용이 문제였다. 부도경험이 있던 그에게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만 못했다. 열정만으로는 아무래도 사회적 편견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어려웠다. 그는 과감히 가구업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업종을 바꾸기로 했다.
이번에 그는 신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물색했다. 전국의 면단위까지 다니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는 꼭 제조업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꼭 새로운 아이템일 필요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평범한 아이템을 평범하지 않은 비즈니스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고깃집이었다. 전국 어디에나 널려있는 고깃집. 음식점이다. 특별할 것도, 대단한 고급기술도 필요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키기로 했다. 혁신기업형 고깃집을 열기로 했다.
“최고품질의 한우만을 엄선하며 고객이 찾아오는 고깃집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생고기 메뉴도 서울에선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이 회장의 각오는 자칫 생각에서 끝날 뻔했다. 그의 손엔 아무것도 없었다. 열정 외엔.
신문의 가게 임대광고를 보고 무작정 찾아갔다. 한 노인이 매일 새벽4시 마당을 쓸고 있었다. 아침마다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그만한 임대료를 낼 수 없으니 공짜로 빌려달라고. 나중에 벌어서 갚겠다고 했다. 첫달은 20만원 다음달 30만원. 월 200만원까지 인상해 나가겠다고 했다. 인테리어비용 1억원도 빌려달라고 했다.
“처음엔 별 황당한 사람 다 본다는 식으로 외면하던 분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결국 다섯 번을 찾아간 저의 제안을 받아주셨습니다. 그 분은 지금까지 단돈 100원도 누구에게 빌려준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의 집념과 열정이 바위 같았던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회장은 손님이라곤 찾아올 것 갖지 않던 잠실 골짜기에 고깃집을 열고 집주인과의 약속을 지켰다.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구름처럼 몰렸다.
이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1등외에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어느 분야건 1등이 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실천할 때 성공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고객은 언제나 1등만 기억하고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구업에서의 뼈저린 경험이 고깃집을 통해 고스란히 빛을 발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음식점에도 고객과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 여기에 쾌적한 환경이 있다.
그의 매장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그의 창의성과 땀이 흘러들어가야 할 기업현장이다.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당당한 중소기업인으로 긍지를 느끼고 있다.
그는 서울과 경기기흥 4곳에 ‘한국관’을 경영하고 있다. 직원만도 350명이 된다. 당당한 중소기업인이다.
“여기도 기술개발과 아이디어가 살아있어야 경쟁에 뒤지지 않습니다. 최근 우리는 대나무 석쇠를 개발해 특허를 냈습니다. 한국적이고 웰빙분위기에도 딱 맞는 제품이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회장은 직원들의 아이디어 공모를 비롯, 불만사항까지 수렴하고 있다. 조직의 붕괴는 작고 하찮은 곳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터득한 것이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으로 먼저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이 회장은 고아원과 양로원 등 소외그룹을 위한 복지사업에 투자할 꿈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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