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목적을 정하지 않고 옛 나루터가 서던 홍천강 강변길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여름철이 아니고서는 찾는 이 없는 지독히 한적한 강변길. 마치 서해안의 리아스식 해안을 돌아보는 것처럼, 마을길을 따라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강변을 따라 계속 길이 이어지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래전부터 알려진 유원지를 비롯하여 알려지지 않은 강 길이 연이어진다. 인적 사라진 강변은 이 계절 왠지 모를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홍천강은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 내촌에서 발원하여 철정과 인제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과 합류, 홍천을 거쳐 청평 북한강까지 143km 정도의 긴 여정이 이어진다.
홍천강은 수심이 낮고 수온이 차지 않으며 천변이 넓어 최고의 물 놀이터로 손꼽힌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천렵, 오토캠핑장이 가능한 곳이어서 여름철이면 행락객들이 모여 든다. 상류 굴지리에서 팔봉산, 밤골, 반곡, 통곡리, 개야리, 수산리, 모곡, 마곡 등 유원지로 조성된 곳만도 여러 곳.
여행 시작은 대명 스키장 혹은 양덕원을 기점으로 강변을 따라 오는 방법과 청평을 거쳐 홍천강을 따라 오는 방법이 있다.
홍천강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노일강변(홍천군 북방면 노일리와 남면 남노일리)부터 여행을 시작해본다.
300년 전 화전민들이 처음 들어와 일군 화전민촌. 한때는 홍천강을 따라 청평을 거쳐 한강으로 나무를 싣고 가는 떼꾼들이 쉬어가던 곳. 강변 옆으로는 많은 펜션들이 들어앉았다. 손님들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펜션들이 들어서 강변의 별장단지를 이루고 있다.
인근에 금학산(655m) 팻말이 있다. 산정에 오르면 마을을 에돌아 흐르는 강줄기가 300도 이상 휘어져 수태극(水太極)의 형상을 볼 수 있다는 현혹적인 글귀가 있다. 이곳을 벗어나 찾는 곳은 팔봉산(302m) 유원지. 홍천강 유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 8개의 봉우리 위로 아침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약간 그늘진 강변 쪽으로는 저녁에 서린 상고대가 피어나 나무에 하얀 옷을 입혔다. 높지 않은 산을 홍천강이 휘감아 돌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넓은 강변에 자갈과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 등산과 물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팔봉산은 크고 작은 바위산 여덟 개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기 때문에 산행은 결코 만만치 않다.
산 정상을 완전히 돌아 나오는 데는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주능선이 마치 병풍을 펼친 듯한 산세로 예부터 ‘소금강’이라 불리어질 만큼 아름답다. 게다가 주능선 좌우로 홍천강이 흐르고 있어 정상에 올라서 바라보는 전망이 더 없이 좋다.
팔봉산 뒤켠은 밤벌유원지. 밤나무가 많아서 붙어진 이름인 듯. 철책을 채워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더 내려가면 반곡교. 반곡교에서 개야리까지는 비포장길. 하지만 홍천강의 묘미를 즐기려면 통곡유원지 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강변을 사이로 홍천군과 춘천시로 행정구역이 달라진다. 통곡유원지(춘천시 남산면 통곡리)는 별다른 특징이 있는 곳이 아니다. 계곡이 통하는 지점이라는 뜻으로 ‘통곡’이라는 지명이 붙었다는 점과 용늪, 쉼바위, 예전 물길을 따라 새우젓 장사가 왔다는 것 등. 홍천강 주변에도 뱃길은 예외가 아닐진대 특별한 나루터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통곡에서 개야리까지 난 비포장길은 홍천강을 확실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직까지 꼬부라진 옛 비포장 길은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지고 있다. 홍천강의 수운 길을 육로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는 숨겨진 곳. 간간히 펜션과 민박집이 이어지다가 다시 공사 중인 다리 밑을 건너 강을 건너면 홍천군으로 넘어들면서 개야유원지에 이르게 된다. 워낙 길이 험하고 오지라서 아는 사람들만 겨우 찾아드는 아름다운 강변길이다.
개야리는 강변 자갈밭에 차를 대놓을 정도로 넓어 오토캠핑이 가능하다. 개야리 강변에서 다시 하류로 내려오면서 잠시 홍천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갈림길에는 상가들이 밀접해 있는데 이곳이 수산유원지다. 수산을 지나면 모곡유원지.
모곡은 원래 보리 잘 자라는 고장이라 해서 ‘보리울’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으며 모곡 명사십리라고도 한다. 홍천강 물줄기가 모곡에 이를 무렵 유난히 깨끗하고 고운 모래가 10리나 이어져 있기 때문. 홍천강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곳. 이곳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광은 밤골이다. 밤나무 숲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 특히 마을 안쪽 강변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길게 이어지는 강변은 물론이고 소나무 몇 기가 자라고 있는 기암괴석이 물 속에 잠겨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끝으로는 홍천강에서 가장 아래쪽, 청평호와 가까운 곳에 마곡유원지(말골)가 있다. 마곡은 홍천강의 가장 끝줄기로 하류는 청평호로 이어진다. 홍천강에서 가장 일찍부터 유원지로 개발된 곳이지만 가는 길이 비포장길이고 험하다.
모곡에서 6km 정도의 거리. 2004년 12월1일에 개통된 충의대교를 거쳐야 하지만 위치는 정반대. 들어가는 수고에 비해 기대치를 못 미치는 마곡유원지.
썰렁한 겨울 강변 여행이고 들쑥날쑥 해야만 만날 수 있는 홍천강변이지만 돌아 나오는 길에 만나는 북한강변의 낙조가 아름다워 여행의 피로를 한눈에 녹아내려 준다.

■대중교통:상봉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홍천까지 버스가 다닌다. 홍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각 방향 버스 이용. 팔봉산입구 시내버스 이용. 1시간 30분 간격 운행되며 50분정도 소요

■자가 운전: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대명스키장을 기점으로 노일강은 팔봉산쪽으로 가다보면 노일강변 팻말이 있다. 팔봉산을 지나 86번 지방도 타고 반곡 쪽으로 오다가 반곡교 다리 앞에서 통곡리로 우회전. 통곡리 강변길을 따라 나오면 다리 공사길(두 번째)로 나오면 개야리 저수지와 만난다. 개야리에서 수산-모곡 유원지를 거치면 된다. 마곡은 모곡 밤벌에서 나오는 길목에 팻말 따라 들어가면 된다. 혹은 청평 방면에서 86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거슬러 올라오면 된다.

■별미집과 숙박: 홍천강 줄기는 오토캠핑을 하기에 좋다. 또 유원지마다 취수대를 갖추고 있다. 천렵으로 매운탕 등을 끓여 먹어도 좋은 곳이다. 각 강변에는 잘 지어 놓은 펜션이 여러 곳이다. 통곡리의 소나무집(033-263-6188)을 비롯하여 보물선 등 다양하다. 그 외는 대명홍천리조트스키장(033-434-8311, 서울사무소:02-2222-7000)을 이용해도 괜찮다.

■이곳도 들러보세요:대명홍천 비발디 파크 : 강원도 홍천군의 매봉산 일대에 위치한 대명홍천리조트(daemyung. co.kr, 홍천군 서면 팔봉리). 매봉산 일대 2백30만평의 부지 위에 슬로프 13면의 대규모 스키장. 지난 93년에 오픈한 5면의 슬로프 외에 4면의 슬로프가 추가 신설됐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