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는 젊은 사람들과 일을 같이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그들은 우리가 젊었던 그 시절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 자기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알고 전문적인 지식 측면에서도 놀라운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컴퓨터는 기본으로 다룰 줄 알고 외국어도 영어를 비롯해 제2외국어까지 능통하는 등 능력면에서는 우리 아날로그 세대에 비해 월등하다.
그렇다고 디지털 세대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건 아니다.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것은 인내력이다. 3분이면 완성되는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젊은이들은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못 견뎌한다. 인터넷도 초고속 광통신으로 실시간에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니 끈기와 인내심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 세대의 장점

또 디지털 세대에게 부족한 건 책임감이다. 개인주의가 극도로 팽배한 세대를 살고 있는 그들이 회사보다 개인을 우선시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개인 중심적인 그들의 성향이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오늘도 많은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당하게 되면 참고 인내해서 그 역경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쉽게 좌절하고 절망한다. 또 일이 잘못되면 그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수습하려 하기보다는 남의 탓을 하거나 변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겠다’는 긍정적인 말보다는 ‘무엇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말을 더 쉽게 하는 것이 그들의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아직은 아날로그 세대들이 회사에서 할 일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진주알이 많아도 이것을 잘 꿰어서 진주 목걸이를 만들어야만 상품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처럼 디지털 세대가 제 아무리 많아도 그것이 조직이라는 실에 꿰어져야만 제 몫을 할 수 있다.
즉 능력있는 젊은 보배들을 꿰어서 그들의 능력을 회사를 위해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아날로그 세대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래된 직원들을 좋아한다. 간장도 묵은 간장이 더 맛이 좋은 이치와 같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장교로 임관했다. 전방 철책선 소대장으로 40여명의 소대원을 이끌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북한군의 선전방송을 들으며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을 생각할 만큼 참으로 견디기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혹독한 훈련을 견디어 냈기 때문에 제대 후 직장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던 시절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또 영업사원을 좋지 않는 선입견으로 보았던 그 당시 풍토 속에서도 잘 버틸 수 있었다.
내가 10년 동안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한번도 목표 달성에 실패한 적이 없었던 것은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어떤 어려운 환경과 고난이 다가와도 그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포기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어렵고 힘든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 수 있다’고 나 자신을 부추기며 몸으로 직접 부딪혔다.
이와 같은 나의 신념, 즉 어떤 나쁜 상황에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까운 미래에 꼭 제약회사를 스스로 운영하겠다’는 전혀 불가능해 보였던 나의 목표를 지금처럼 가능케 했다.

할 수 있다는 신념

나는 보통 사람이라면 약품수입상을 시작하겠다고 엄두도 낼 수 없는 적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자본금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시설비가 들어가는 제약업을 시작했다.
또 많은 기업체가 도산됐고 도산 위기에 직면했었던 IMF 그 위험한 시절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지금은 제법 훌륭한 연구소로 발전시켰다.
더욱이 의약품 수출을 절대 생각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도 세계로 눈을 돌려 현재는 30여개국에 1천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무엇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말 대신 어떠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 수 있다’, ‘해낸다’는 그 정신은 바로 ‘긍정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다.
나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목표했던 큰 일은 끝까지 이루어냈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많은 재벌그룹의 회장, 대통령 등 모두가 젊었을 때 가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루어 냈던 사람들이다.
아니 오히려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을 것이다.

강 덕 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