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감동을 드립니다”
“16년간 파우더핸들링 시스템을 개발해 생산했으나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켜지지 않는 풍토에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해서 사업을 접었습니다.”
(주)쉬레드닥스 이경숙사장은 그래서 보안문서 파쇄서비스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 1월에 설립한 쉬레드닥스는 국내에 서너 개의 선발업체가 있지만 향후 문서파쇄시장의 비전을 보고 과감히 시작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폐기문서의 처리에 대한 규제와 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존기간이 지난 공문서를 제대로 폐기하지 않아 개인 주민등록번호가 선명한 공문서가 길거리에 날려 다니는 경우도 흔하게 봅니다.”
이 사장은 고객신뢰, 고객 최우선 및 고객보안이라는 기업경영 방침을 통해 ‘고객에 달려가는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쉬레드 닥스는 8.5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파쇄시설을 보유하고 고객이 부르면 즉각 현장으로 출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쉬레드닥스는 1분에 20㎏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로 금속핀이 박혀있는 파일이나 디스켓도 통째로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종이와 금속을 분리해 낸다.
“개인정보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국민적 의식화를 감안해 개인 신상정보를 다루는 업체는 반드시 문서파쇄 과정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 사장은 일천한 기업업력에 비해 꽤 굵직한 기업들로부터 서비스 의뢰를 받고 있다. 그것은 한 번 의뢰한 기업은 반드시 다시 찾게 하는 감동을 고객에게 주기 때문이라고 이 사장은 밝혔다.
이 사장은 “기업마다 신뢰와 정직을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실천은 없다”며 “가장 기본적인 규범이나 약속도 지킬 때 성과가 있고 빛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16년간의 중소기업 경영을 떠 올리며 제조업환경이 너무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그가 처음 분말을 사용하는 모든 공정에 필요한 파우더 핸들링 시스템을 개발, 특허를 내고 유수의 대기업과 거래 할 때만해도 성장가도는 눈에 잡힐 듯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거래해 온 대기업은 기술을 카피해 뛰어든 후발업체의 덤핑가격에 맞춰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그가 개발한 파우더 핸들링시스템은 공정과정의 가루가 물성에 따라 딱딱하게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고 다음공정으로 각각 분기되는 과정에서 공기를 통해 이동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사장은 “대기업은 남의 기술을 베낀 것을 알면서도 덤핑가격을 선택한다”며 “이런 풍토에서 중소기업이 누굴 믿고 기술개발에 매달리겠느냐”고 말했다.
이 사장은 매년 10% 정도로 하락하던 납품가격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어 제조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최근 대기업 회장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적극 추진하는 듯이 언론에 비치고 있지만 실상을 모르는 홍보성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대기업의 최 일선에서 일어나는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대-중기 상생’의 첫걸음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기술 부분의 핵심기술은 그대로 베끼고 일부 외양을 원형을 네모로 바꾼다던가 해서 특허를 피하고 있어 원천기술을 개발한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니 기업마다 애써 개발에 뛰어들기보다 기업윤리를 내 팽개친 채 남의 기술 훔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죠.”
이 사장은 성실하고 정직한 기업인이 땀의 댓가를 찾을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주는데 정부가 적극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인은 늘 고독하고 불안하다”며 중소기업인의 심중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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