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간판 수출업종들이 외환위기 이후 기술·품질 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물량수출’에 더 주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외환위기 전후 수출구조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조선·정보통신·석유화학·반도체·철강 등 6대 산업의 가격경쟁력은 외환위기 전보다 좋아졌으나 비가격부문의 경쟁력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밝혔다.
수출제품이 생산비용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팔리는지를 평가하는 고부가가치화지수(수출단가지수/수출물가지수)는 반도체의 경우 97년 0.7에서 작년 상반기 0.27로 급감했고 철강업종도 0.87에서 0.62로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97년 0.7~0.87 범위에 있던 6대 주력수출업종의 고부가 가치화지수는 작년 0.27~0.62 수준으로 동반 하락했다.
반면 1에 가까울수록 가격경쟁력 우위에 있음을 나타내는 무역특화지수((수출-수입)/(수출+수입))는 조선이 95년 0.56에서 작년 10월기준 0.96으로 높아졌고 정보통신이 0.12에서 0.38로, 철강이 -0.04에서 -0.01로, 자동차가 0.86에서 0.88로 각각 증가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변화를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의 업종에서 수출단가 하락을 통해 수출규모를 늘리는 전략이 진행돼 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96년 49.6% 였던 미·EU·중·일 4대 수출시장의 의존도가 작년 11월말 57% 수준으로 높아졌고 97년 이후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비중이 3% 수준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사실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이같은 수출주력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신규수출시장·틈새시장 개척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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