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약동의 봄이 다시 왔다. 만개하던 개나리, 진달래, 벚꽃은 어느새 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잎이 나오고 있다. 2006년 올해도 벌써 1/3은 지나갔고, 가정의 달 5월이 돌아왔다. 이제 곧 무더운 여름이 오고, 낙엽 지는 가을과 추운 겨울이 오고, 또 다시 꽃피는 봄이 돌아오겠지.
우리네 중소기업도 약동하는 봄이 되려면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재 기업가의 대를 이을 능력있는 후계자의 육성이다.
지난 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업력이 30년 이상된 중소규모 가족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경영권 승계 이전에 체계적인 후계자 교육이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자그마치 응답자의 98.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99%가 후계자 교육 절감

창업 세대를 지나 2세대, 3세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기업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들 가족기업은 고용창출, 부가가치 증대, 투자증대 등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후계자 육성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첫째로, 승계에 대한 기본개념이 정립돼야 한다. 후계자 교육도 승계계획의 일환이므로 이의 기본적인 사고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기업마다 주어진 여건은 다를지라도, 승계는 필연적으로 일어난다는 엄연한 사실을 기억하고 준비해야 한다.
둘째로, 후계자는 참여할 기업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관심있는 기업의 부서나 영역은 어디인가, 기업에서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가족기업의 오랜 전통을 지킬 자신은 있는가, 가족과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생각이 있는가 등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셋째로, 리더로서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 가족기업은 다른 가족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는 곳이다. 남매나 사촌 혹은 다른 친척들과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호흡을 맞춰가며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나아가 나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를 진정으로 도와줄 멘토는 누구일까, 성과는 어떻게 평가받을 것인가, 성공적인 기업과 행복한 가정을 이끌기 위한 조화로운 팀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공식교육 이외에 어떻게 계속해서 배울 것인가 등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넷째로, 후계자는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검토해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후계자들은 어르신들로부터 핵심적인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의 중요한 사건, 과거세대의 가장 큰 공헌, 과거세대가 만든 가족의 규칙, 오늘의 기업을 만든 핵심역량, 기업경영의 핵심가치관, 미래의 비전 등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후계자들의 위와 같은 교육을 위해 가족기업 역시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먼저, 가족기업은 가족구성원의 화합과 신뢰 그리고 믿음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트리트(retreat)와 같은 모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 리트리트는 우리나라의 피서와 비슷하나 단지 놀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는 워크샵도 병합한다는 데에 그 차이가 있다.

교육전문가 육성 시급

또한 가족구성원이 한 곳에 모여 기업발전을 위해 건전한 토론을 할 수 있는 가족회의(family meeting)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여러 사람의 삶의 경험과 지식을 함께 공유하는 개방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가족회의를 통해 튼튼한 기업과 건전한 가정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후계자 교육과 선발은 매우 중차대하고 시급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체계적인 후계자 육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체계적인 후계자교육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될 사항이 너무나 많다.
현재 이들을 가르칠 전문가, 전문적인 교재와 교과내용, 그리고 가르칠 장소 그 어느 하나 준비된 것은 없다. 또한 이에 소요될 많은 예산 역시 준비되지 않고 있다. 이제야말로 이런 중차대한 일을 범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가정의 달 5월에 능력있고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후계자가 많이 육성돼 화합, 조화, 신뢰로 뭉친 가족기업이 활짝 기지개를 켜고 웅비의 나래를 펼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남 영 호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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