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선도 끝이 나고 새정부 출범이 눈앞에 와 있다. 새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업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성장보다는 분배에, 그리고 시장에서의 공정경쟁에 그 방향을 두고 있는 듯하다.
이와 같은 정책방향은 중소기업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리한 점은 대기업과의 관계가 수직적인 지배와 종속관계에서 경쟁관계 또는 수평적인 파트너 관계로 바뀌면서 시장에서 상호협력이나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고, 불리한 점은 정부의 정책적 직접지원이 줄어들어 중소기업 자체의 노력과 역량으로 경쟁하고 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소기업 경영환경의 변화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금까지 강조되고 있던 것에 추가해 몇가지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사회경제적 공헌 내지 중소기업 CEO에게 요구돼온 역할은 주로 수출증대를 통한 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에 추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역할이 요구될 것이다.

中企 역할 변화는 ‘시대요구’
첫째, 중소기업 CEO는 앞으로 기업경영을 통해 고객만족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고객만족이란 기업의 내부와 외부의 고객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을 일컫는다.
기업의 내부고객인 종업원들의 작업 및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를 통해 인재를 개발하고 동기부여를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종업원들이 직장생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면서 개인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외부고객인 소비자와 협력업체를 만족시켜야 한다. 이들 외부고객에게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 그리고 유통경로 등을 통해 제품사용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향상시키고 우리 회사와 함께 더불어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복지와 환경보호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사회복지는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노력은 눈에 띄지 않게 작은 것이라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진정한 의미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더욱 커져
사회복지를 정부나 종교단체의 일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며, 이제는 우리의 중소기업들도 도움을 받는 위치에서 작은 것이라도 도움을 주며 어려움을 같이 하는 위치로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 CEO는 누구보다도 환경보호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환경법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환경오염 및 훼손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제지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기업경영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하는데 초점을 둬야 그 가치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이상의 두가지 역할은 앞으로 우리 중소기업 CEO가 공통적으로 이행해야 할 경영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향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질과 양에 있어서 모두 더욱 증대될 것이다.
따라서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우리 인간의 삶의 공간인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작은 것일지라도 어려운 곳을 찾아 도와줘야 한다는 나눔의 정신에 기초해 이뤄지는 경영활동만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되고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최근 기업계에서 강조되고 있는 신뢰경영이나 윤리경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까지의 주먹구구식 경영방식을 탈피하고 정보화, 전산화를 통한 보다 과학적인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과 함께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의지가 없다면 실행불가능한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박영배(세명대학교 경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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