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기업경영에 있어 거시적 마케팅 이념(Concept)의 하나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이를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경제단체와 학계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수화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원래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는 경제적 부가가치의 창출 즉, 이윤을 많이 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서 비롯됐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자본주의 발달과 자본소유기업이 크게 늘면서 이에 걸맞는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러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 사회공헌 활동의 대부분을 자사의 핵심역량을 살리는 데서 시작하고 있다.

‘자선’ 아닌 기업의 ‘생존전략’

현대 마케팅의 대부라 불리는 코틀러(P. Kotler) 교수는 최신의 공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이념이자 비전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을 강조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최근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그는 기업의 목표를 ‘수익성 있는 성장’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이루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일류기업들은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기업은 더이상 성장은 물론 생존조차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큰 우산 아래 실행되는 각종 사회공헌 활동들은 지역사회의 복지증진과 문제 개선에 기여하는 동시에 기업의 실제적인 이익에도 도움 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델컴퓨터사의 중고컴퓨터 기부운동, 맥도널드사의 조기 예방접종 프로그램 등 아동복지 개선을 위한 노력,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의 자유의 여신상 복원프로그램, 그리고 스타벅스의 친환경적 커피콩재배 등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기업 자신의 핵심역량과 고유영역 개선활동을 통해 성공적인 사회공헌 활동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경우들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유형의 제품과 무형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도 비중 있게 포함해 기업 사명과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좋은 기업들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최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그룹이 거액의 사재를 사회에 헌납한다고 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UN 과 OECD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국제기준도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사업성공을 위해 추구하는 일시적인 전략이나 추세가 아닌 변하지 않는 기업 사명과 가치가 돼야 하며, 기업의 사회공헌에도 영혼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단순한 의무의 이행이라기보다는 진심을 담은 활동이어야 하고, 철저한 사전준비로 기업 자신의 이익도 동시에 추구하는 활동이 돼야 할 것이다.

‘영혼과 진실’이 깃든 전략 수립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한 자선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는 중요한 전략수단의 하나라는 점에서, 일종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사회적 투자’라는 인식전환이 크게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결국,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목표는 활발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고객만족을 제공하는 데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 데 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좋은 기업을 넘어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위대한 기업이 돼야 하는 것이다.

조 태 현
동인천소상공인지원센터장,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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