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事求是적 중소기업시대 개막”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중소기업 시대를 열기 위한 ‘중소기업시대포럼’이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중소기업 살리기에 보수와 진보, 기업과 시민단체, 정부와 연구소 등 전 국민이 발 벗고 나선 이번 포럼에는 이들 단체의 대표적인 인사들이 발기인으로 참여, 의미를 더했다. 창립기념 국민대토론회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발제자 : 김영호 유한대학 학장(前 산업자원부 장관)
-사 회 : 이형모 시민의신문 사장·희망포럼 운영위원장
-토론자 :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 이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주현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 박봉규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 이기우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정책국장, 이의영 군산대 교수·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 조현정 벤처기업협회 회장, 한명규 매일경제신문 편집국장

□김영호=한국 중소기업은 과도기적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고유가, 원자재 품귀, 중국의 저가제품 홍수 앞에 중소기업은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수년 내에 한국 중소기업은 기반이 붕괴될지 모를 상황이다.
반면 기회도 열리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 중 중소기업정책의 비중이 부쩍 높아졌고 재벌들도 강한 중소기업의 필요성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금융이 은행의 새로운 살길로 떠오르고 있으며 기술혁신도 산·학·연 협력의 성공과 실패의 학습효과를 다수 축적하고 있어 계기만 마련되면 레벨업 할 수 있는 구조다.
무엇보다도 중국 시장의 부상이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중국 제품은 한국의 부품과 소재, 설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이는 호랑이를 타게 되는 겪이다. 중국이라는 호랑이를 올라 탄다면 GNP 3만달러 시대를 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호랑이의 밥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중소기업 시대를 열어야 하는 것이 ‘중시포럼’의 역할이다.
중소기업의 시대를 연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대기업 중심 자원배분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고 중소기업을 대기업과 평등한 위치에서 공정거래 파트너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 경우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부품소재 모듈의 품질향상이 촉진돼 대기업 또한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확산되는 상생 개념에 양자관계를 넘어서 다자관계적 체계화가 필요하며 지속가능한 시스템 속에서 필요한 상생관계의 지수화가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항목 못지않게 하도급거래 공정화 항목을 별도로 다루는 것을 제의하며 중시포럼에서도 대기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 등급을 매년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의한다.
또 산업자원부에서 에너지부서는 별도로 독립시키고 중소기업청과 통합해 강력하고 책임 있는 중소기업 진흥부서로 개편하고 대통령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처럼 직접 중소기업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 것이 시장에 중소기업시대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국현=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단순 금융지원에서 혁신적인 세제지원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평생학습 참여율이 평균 8%로 나타나 기술경쟁력 저하로 연결되는 만큼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저임금 노동자를 활용, 가격경쟁력에 승부를 걸던 시대는 지나고 있어 지식근로자 양성을 위한 산·학 연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이 같은 중소기업의 평생학습 시스템 구축과 지식근로자의 유인, 정부의 지원과 실질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이 같은 기반강화는 대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 국가경쟁력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

□박원순=일본 도쿄 근처에 위치한 미타카시. 이곳은 ‘소호 시티(Soho city)’ 건설을 목표로 규모가 작은 창업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은 1만명 고용창출 기업 유치에서 1인기업 1만개 창출 전략으로 전환 ,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택가에 1인기업이 사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집적 건물을 만들고 경영지원에 나서 법률·경영지도는 물론 고가의 측정설비 지원, 창업경영안내서, 판로확보 등에 집중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도 조기퇴직자가 많은 상황으로 이러한 기업 사례를 접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주현=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의 양극화는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심각한 사회 갈등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임금수준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살리지 않으면 일자리 감소와 이에 따른 소득격차 해소를 이끌어낼 대안이 별로 없다.
중소기업이 살아나려면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야 하며 이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만 이끌어 낼 수 있다.
현장에서의 공정혁신, 현장근로자들의 체화된 숙련도 높이기, 새로운 기술과 이론 접목, 관리·기획자들의 경영기법·판로확보·수출을 위한 노하우 습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중소기업 근로자들에 대한 직무훈련·지식·복지, 중소기업 경영자에 대한 혁신훈련·간접서비스지원이 가장 중요한 양극화 해소 및 성장잠재력 강화정책이 될 것이다.

□박봉규=생산요소 투입을 통한 성장 및 경쟁력 확보 전략의 한계에 따라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3백만 중소기업중 혁신형 중소기업은 1만2천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혁신주도형 경제구조에 맞춰 중소기업정책도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하며 중소기업의 기술, 경영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인프라 보강에 나서야 한다.
휴먼특허, 유휴 설비의 이양 및 공동 활용을 위한 제도 보완과 대기업의 사내 벤처 분사, 기존 벤처에 대한 지분 참여기회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신봉호=중소기업의 경쟁력은 품질차별화, 독자적 기술, 저렴한 단가 등을 의미하며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혁신력으로 혁신은 지식 및 인적자원의 경쟁력에서 출발한다. 혁신역량 향상을 위한 전략 수립에는 지식의 창조가 아닌 지식을 응용하는 자세와 혁신의 기회는 현장에서 발견되며 분권적, 자율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기업에서는 투명경영 및 노사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며 새로운 성과평가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

□오상봉=중소기업은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역할이 요구되며 선진강국 도약에 필요한 성장동력 확충 및 성장 축 다변화를 위해서는 활력 있는 다수로서 중소기업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기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역할에 대한 재인식과 중소기업정책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도출이 절대적이다.
현재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자금, 인력, 기술, 판로 등에서의 제반 경영 애로와 경쟁력 과제는 단기간 내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장기간에 걸친 본질적 처방이 필요하다.

□이기우=혁신형 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창업에서 성장·발전, 구조전환에 이르는 단계별 지원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역할도 보완적인 것에 불과하며 혁신은 여전히 중소기업 스스로의 몫으로남아있다. 혁신형 중소기업이라 하여 재래전통산업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며 전통산업이라도 혁신형 기업을 적극적 지원 할 계획이다.

□이의영=중소기업 혁신부문의 핵심은 공동사업이다. 중소기업이 가지는 본질적 제약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공동사업·협동사업으로 업종별·지역별로 공유할 수 있는 시장인프라 구축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기업들이 공유할 수 있는 R&D시설 및 기기 이용, 공동의 품질관리시스템, 공동의 정보 및 교육 네트워크, 공유가능한 대도시 물류와 유통망, 공유 가능한 수출지원시스템 및 해외마켓팅의 획기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조현정=벤처기업은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표하고 있다. 1천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78개 벤처기업이 탄생했고 벤처버블의 아픔도 있었다.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해 실패를 허용하는 사회, 실패 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

■ 중소기업시대포럼 창립발기인 명단
김기식(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영호(유한대학 학장) 김용구(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일섭(다산회계법인 대표) 김성훈(상지대 총장) 김장호(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문국현(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 이사장) 박근규(한국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박기석(시공테크 대표이사) 박봉규(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박상증(희망포럼 상임의장) 박영숙(여성재단 이사장) 박영호(도움 대표이사) 박원순(아름다운재단 대표) 박주현(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 백낙청(시민방송 이사장) 손봉호(동덕여대 총장) 송보경(소비자리포트 대표) 신봉호(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오상봉(산업연구원 원장) 오충일(6월사랑방 대표) 유길상(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 이동걸(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세중(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이영혜(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 이의영(군산대학교 교수) 이종훈(덕성여대 이사장) 이필상(고려대 교수) 이형모(희망포럼 운영위원장) 장영철(경희대 교수) 장하성(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정현백(여성연합 대표) 조동성(한국경영학회 회장) 조현정(벤처기업협회 회장) 주종환(민족화합운동연합 이사장) 최열(환경재단 대표) 한영수(한영전자 대표이사) 한정화(한양대 교수) 한준호(한전 사장) 함세웅(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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