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의 대·중소기업간 거래관계는 위탁기업인 대기업이 수탁기업인 중소기업에 대해 안정적인 거래를 확보해주거나 기술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위탁 받은 제품을 계약조건에 맞게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갖춤으로써 협력체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시장거래를 통한 분업구조와 달리 협력의 유인구조를 구축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거래 관계가 형성돼 있다.
부품업체간의 경쟁을 유도하면서도 부품업체의 기술개발 및 설계 참여 등이 가능하며 부품업체와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일본의 대·중소기업간 거래관계가 갖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과 인적자원의 교류, 성과배분 등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부품 중소기업은 다수의 대기업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어 부품업체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Ohtsuka=일본 내에서 에어콘 호스 조립품 3위 기업인 이 회사는 과거에 대기업의 엔지니어나 인재 파견이 있었으나 현재는 기술협의 및 시장전망 협의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업무특성상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기업이 엔지니어를 파견하거나 정기적인 상담 및 협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수탁기업 입장에서는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품질이 좋고 납기요청에 대해 신속히 대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계약체결 및 가격결정 과정에 있어서는 사양변경,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감축, 설비증설, 자동화 등 제조방법의 개선, 원자재 구매비용 절감 등을 통해 가격인하 압력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사양변경, 재료변경의 경우 위탁기업과 안전율 등에 대해 협의를 하고 위탁기업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경우 사양 또는 재료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납품가격을 맞추고 있다.
입찰의 공정성 시비 문제는 전혀 없고 납기지연의 문제도 있을 수 없는 일로 문제 발생이 예상될 경우 미리 연락을 취해 가격조정이 가능토록 조치하고 있다.
△NaKa=NEC의 1차 협력업체인 이 회사는 수정발진기 등 전자부품을 설계·개발,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NEC의 협력회사 이지만 자금 대여는 없으며 기술 및 품질측면에서 연간 2회 NEC 품질관리부서가 점검하고 있다.
가격결정에 있어서는 협상의 주도권을 100% NaKa가 갖고 있으며 1년에 2회 정도 교섭하고 있고, NEC의 가격인하 요구시 상황에 따라 가격결정을 하지만 납품가격의 기준은 원가와 경쟁상황에 있는 시장여건을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NEC에 납품하는 동일 제품을 히다찌에도 공급하고 있으며 NEC도 히다찌와의 거래를 문제삼지 않고 있다.
NEC로부터 완제품에 대한 정보가 NaKa에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해 거래관계를 진행하고 있다.
▨대만=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대만은 위탁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면 여타 기업에 납품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공동 개발한 부품에 대해서는 마진을 보장하지만 부품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부품에 대해서는 가격인하를 요구하거나 다른 부품업체와 거래를 할 수 있다.
특히 각 기업이 전문생산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고 과거 계열화 구조에서 현재는 일부를 제외하고 계열화 구조가 붕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성장해가면서 다른 업체와도 거래가 가능해지고 자연스럽게 계열화가 무너지게 됐으며 이러한 대만기업의 발전과정과 특성이 위탁기업에 전속되지 않는 거래관계 구축의 배경이 됐다.
△화성전기=전압스위치, 전봇대용 변압기를 생산하는 화성전기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대만전력회사 납품을 통해 얻고 있다.
1차 납품업체로 2차 납품업체인 수탁 중소기업에 대해 자본출자는 없으나 종적관계에서 품질관리에 나서고 있다.
수탁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술지도는 물론 공동개발도 실시하지만 비밀유지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다. 화성전기는 거래관계에 있는 수탁 중소기업에 대해 거래의 지속성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으며 거래기간이 오래될수록 신뢰관계가 공고해져 가격 결정시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소싱을 주로하는 외국기업들과 달리 수탁기업체들로 구성된 연합회를 구성해 위탁 대기업에 대응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수요량이 적고 지역이 좁아 순차적으로 물량을 배분하는 방식이 될 수 있어 연합회를 구성해 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다.
△Auras=컴퓨터 쿨러(cooler) 전문기업인 Auras는 삼성, 애플, 델, 휴렛패커드 등에 납품을 하고 있다.
수탁 중소기업으로 위탁 대기업에 대한 협력도 추진하고 있으며 위탁 대기업에게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발주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의 위탁 대기업으로부터 지원이 있는 경우에 다른 대기업이 Auras에게 있어서 협력관계의 조건으로는 정보의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Auras는 마진 보장보다는 장기거래를 선호하며 가격인하 압력에 대해 스스로 해결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위탁 대기업이 거래가격의 인하를 요구하더라도 물량이 확보돼 장기적인 거래가 확보된다면 가격인하의 문제는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대·중기 협력정책=대만의 산업조직은 각각의 중소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갖고 수평적 거래관계와 수직적 거래관계를 통해 분업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고 있다. 분업적 네트워크의 특징을 보이는 대만 중소기업 정책은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보다는 중소기업간에 원활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여건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정책 우선순위 또한 직접적인 보호 육성에서 경영환경 개선 등 간접지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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