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할인점인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토종 브랜드인 E마트가 월마트 코리아를 인수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랜드 그룹이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를 인수했다. 그러니까 세계 최강인 양대 할인점들이 한국시장에서 악전고투하다가 결국 철수한 것이다.
월마트는 한국시장에서의 실패를 깨끗이 인정했다. 한국 소비자 특히 아줌마들의 소비행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국 아줌마들은 우선 똑똑하다. OECD국가 중에서 학력수준도 높은 편이지만 인터넷이나 각종 정보매체를 통해 늘 새로운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다.
한국 아줌마들은 엄청 빠르다. 빨리빨리를 좋아하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패션을 따라가지 않고 패션을 창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똑똑하고 빠른 한국 아줌마들

한국 아줌마들은 공격적이다. 무언가 요구했을 때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즉각 항의한다. 부정과 비리가 있으면 서슴없이 공격한다. 한국 아줌마들은 안목이 높다.
때로는 명품을 때로는 가장 싼 제품을 선택할 줄 안다. 즉 선택적 구매능력이 있는 집단이다.
외국계 기업들은 이런 한국 아줌마의 특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한국 아줌마들은 이제 더 이상 코끼리표 일제 전기밥통을 사들고 다니던 시절의 소비자가 아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LG전자 제품이 일본의 소니 가전제품을 이겼고 이제 세계시장에서도 LG백색가전은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핀란드의 세계적인 명품휴대전화 노키아는 한국제품에 밀려 국내에서 철수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큰소리치고 있는 모토롤라도 한국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외식산업계 최고의 브랜드인 맥도널드와 KFC는 각각 롯데리아와 BBQ에 고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시장현상이다. 그 이면에는 바로 한국 아줌마를 제대로 이해하느냐 하지 못하느냐 라는 코드가 숨어 있는 것이다.
지금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 아줌마들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아줌마와 조폭이 닮은 점이라는 농담이 유행한 적이 있다.
▲윗사람을 반드시 형님이라고부른다 ▲몇 명씩 몰려다닌다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한다 ▲일정한 장소에서 만난다 ▲씹히면 죽는다 ▲다음 약속 날짜를 정하고 헤어진다.
물론 아줌마와 조폭은 다르다. 그러나 이 농담 속에도 한국 아줌마 파워의 속성은 비유적으로 드러난다. 정보의 공유와 집단행동의 힘을 농담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줌마 파워 연구해야 기업도 산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을 보면 모두 바쁘다고 말한다. 비즈니스(business)라는 말이 원래‘바쁘다’는 ‘busy’에서 왔으니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보다 더 바쁜 사람들이 바로 ‘아줌마’들이다.
아줌마 파워는 그냥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정보를 챙기고, 건강을 챙기고, 평생학습을 하고,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제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고 싶은 기업들은 우선 한국 아줌마 파워에 대해 더 깊이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윤 은 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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