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뇌종양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몽골인 노동자가 한국인 사장과 병원의 도움으로 4천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마련해 수술을 받았다.
3일 건국대학교 민중병원에 따르면 몽골인 노동자 바초 간볼트(30)씨는 지난달 7일 이 병원 신경외과에서 조 준 박사의 집도로 뇌종양 수술을 받고 3층 병실에 입원, 치료중이다.
지난 2000년 10월 국내에 들어와 경기도 양주의 벨벳원단 공장인 대성산업에서 일해온 바초씨는 매달 받는 월급을 고국에 있는 동생 4명의 학비로 꼬박꼬박 송금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상하게 머리가 아팠지만 참고 지내던 그는 한국인 사장 박덕기(52)씨에 이끌려 찾은 병원에서 뇌종양으로 한시바삐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수술비가 4천만원에 이른다는 사실에 절망한 바초씨는 `고향에서 죽겠다'며 귀국을 결심했다.
그러나 사장 박씨는 바초씨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섬유업계 불경기로 회사 직원을 감축하고 전기료까지 연체됐던 박씨지만 "이대로 바초를 내버려두는 건 길에서 죽으라는 이야기"라며 1천만원의 빚을 내고 몽골대사관 등을 찾아다닌 끝에 건대 민중병원에서 수술비 3천만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박씨는 "성실하게 실수 없이 일도 잘하고 3년전 교통사고로 죽은 아들과 닮은 바초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이라며 "1천만원의 부담도 있지만 도와주신 병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바초씨는 "한국에서 고생한 몽골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안좋은 마음을 갖고 있지만 나는 도와주신 사장님과 병원분들께 너무 고맙고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서투른 한국말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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