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의류도매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사장 P씨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동업을 하고 있는 선배언니와 말다툼을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지난해 2월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선배언니 K씨와 함께 동대문 제일평화상가에서 각각 8000만원씩 부담, 1억 6천만원으로 숙녀복 도매상을 공동으로 창업했다. 그녀는 의류전문 메이커인 I사의 디자이너 근무경험을 살려 디자인과 생산분야를 맡고 K씨는 영업관리를 맡았다.
성격적으로 P씨는 부드러우면서도 과단성이 있었고 K씨는 냉정하면서도 소심한 편이었다. 창업 후 첫 달 매출이 6000만원을 상회하면서 순탄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P씨와 K씨 사이에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객에게 고품질의 개성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P씨와 적당한 품질로 매출을 많이 올리자는 K씨의 입장이 상충되기 시작한 것이다.
별로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자금이나 능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두 사람 이상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동업이다.
P씨와 K씨의 경우에도 1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점포를 개인적으로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동업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설사 동업이 깨졌다고 하더라도 큰 사업을 해본 감각이 그들로 하여금 보다 큰 사업을 할 수 있는 안목과 감각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동업이 어렵다고 해서 동업을 겁낸다면 장차 큰 사업을 할 수가 없다.
실제로 동업이 깨지는 것은 어려울 때가 아니라 잘 됐을 때이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보더라도 상황이 어려울 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지어는 적과도 손을 잡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오월동주’와 춘추전국시대의 ‘합종연횡’의 외교전략 등이 그것이다.
오늘날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일종의 ‘전략적 제휴’인 것이다.
특히 지식정보시대는 다양한 분야와의 원활한 네트위킹 여부가 성공을 좌우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의미에서 동업도 하나의 휼륭한 전략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업을 하려면 자신의 동업자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할뿐만 아니라 동업에 적합한 사람인가를 분별해야 한다.
첫째, 말이 간명하고 행동이 바른 사람이어야 한다.
둘째,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돈보다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넷째, 한번 내세운 조건을 변경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섯째,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겸손해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섯째, 남의 말에 소신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을 동업 파트너로 삼는다면 적어도 사업이 일정한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동업관계가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동업을 무조건 백안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이지도 못하다. 오히려 어려울 때 힘을 합침으로 위험부담을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기에 따라서는 시너지효과도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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