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지역은 국내 금형업체의 25%가 모여 있는 국내 최대의 금형산업 집적지역이다.
전체 금형업체 3천700여 곳중 수도권에 2천300여 곳, 이중 부천에 1천여 업체가 모여 생산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국의 금형생산액 3조원 가운데 약 8천억원 정도의 금형제품이 부천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금형제품의 기술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금형수출 세계 4위의 위상이 이를 증명한다. 일본과의 기술격차도 많이 좁혀졌다.
그러나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고 국내외적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금형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생산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면서 “대기업의 해외이전으로 일감은 줄어들고 단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지금보다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중국의 기술수준이 높아져 국내에서 수입하던 금형제품을 자체생산으로 소화하고 있는 것도 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김종구 이사장은 “가능하면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고 국내 생산현장을 지키려 하지만 쉽지 않다”면서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국내에 남아있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금형산업 ‘메카’= 부천의 금형산업은 2001년 행정자치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대상사업과 중소기업청의 지역특화품목으로 지정 받았다.
또 부천시는 금형산업의 성장을 위해 금형산업지원조례를 제정해 금형산업육성 및 발전을 위한 행정지원 체계를 마련, 명실상부한 국내 금형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1년 설립된 부천금형사업협동조합은 235개 금형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부천지역 유일의 제조업종 사업조합이다.
조합은 설립 이후 부천지역을 세계 최대의 금형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금형 집적화 단지 ‘몰드밸리(Mold Valley)’ 조성사업을 정부, 지자체 등과 함께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형업체의 가장 큰 어려움인 인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결과 조합이 구축한 인력양성 시스템은 전국 조합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관련 단체나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협동조합 인력양성 ‘모범’= 전형적인 3D 업종으로 꼽히는 금형산업은 그동안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려 왔다.
특히 부천 지역 금형업체 대부분은 종업원 10인 미만의 소규모로 신규인력 채용뿐만 아니라 종업원의 교육 시스템을 갖출 여력이 부족했다.
김종구 이사장은 “금형산업의 경우 전문인력의 숙련도와 노하우 차이가 기술력의 차이로 나타나게 된다”면서 “신규인력 유입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인력의 재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조합은 2003년 아주자동차대학(舊 대천대학)에 2년제 정규전문학사 과정인 금형CAD·CAM 학과를 개설, 부천테크노파크 내에 강의실을 마련하고 금형설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CAD·CAM학과는 지난해 2월 제 1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조합은 향후 4년제 대학과 3, 4학년 편입 연계과정의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은 인천인력개발원 부천분원을 유치해 신규인력 양성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조합원사 재직자를 대상으로 재교육과정을 개설한 부천분원은 지난 3월 2년 과정의 금형인력 양성과정을 시작했다. 기숙사와 월 30만원의 장학금이 제공되는 이 과정은 금형업계의 신규인력 유입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금형산업은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금형업체의 무분별한 해외 이전을 막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직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재교육과 전문 기술인력의 신규 유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몰드밸리 조성에 총력= 현재 조합은 부천시 오정구 일대에 부천금형산업집적화단지(몰드밸리)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몰드밸리에는 약 300여개의 금형업체들이 첨단 인텔리전트빌딩에 입주할 예정으로 인력양성과 기술지원을 위한 금형종합기술지원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몰드밸리가 조성되면 부천지역은 명실상부한 국내 금형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몰드밸리는 금형업체와 디자인·IT업체, 금형기술지원센터 등이 함께 입주해 국내 금형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분양예상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사업 진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땅값이 크게 올랐고 이에 따라 토지보상 문제나 분양가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현재 몰드밸리 분양 예상가는 평당 450~500만원선. 이는 부천시내 지역이나 최근 많이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에 비해서도 높은 가격이다.
김종구 이사장은 “영세한 부천지역 금형업체들이 부담할 수 있을 만큼 분양가가 낮아져야 한다”면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천시 등에서는 4만7천평의 부지중 5천평을 우선 임대형식으로 분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구 이사장은 “부천지역 금형업체들중 일부는 용지 부족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금형산업 발전을 위해 몰드밸리의 분양가를 낮춰 금형업체들의 집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이와 함께 매년 부천금형산업의 국내외 홍보를 위해 BMF(Bucheon Mold Festival: 부천금형축제)를 개최하고 월간지 ‘몰드밸리’를 발간하는 등 금형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전환과 중요성 홍보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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