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뀐다는 걸 반대할 논리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게 불공정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최근 총회에서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선출된 박영철 일호기전(주) 대표이사는 조합원사의 판로개척을 위해 기존의 단체수의계약제도보다 더 효과적인 정부의 공공구매제도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관계나 기업정보 수집 등에 있어 불리한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조합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열악한 중소기업의 단점을 조합이 보완해 줄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 해 주식회사 같은 조합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이사장은 CEO로 나서기전 전기조합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누구보다 회원사의 애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조합운영의 방향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우리 조합은 작년에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됐습니다. 처음엔 회원사들 간 불신과 위기의식이 팽배해 기업생존 자체에 대해 회의를 갖는 사람도 많았지만 이제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기업 전체가 어렵다보면 인심과 인간관계 모두 위기가 도래하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이사장 출마의 변으로 조합원의 애로해결을 위해 관계기관의 문턱이 닳도록 뛰어다닐 각오라고 밝혔다.
자동제어조합의 회원사는 모든 산업분야의 중앙통제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부문의 장치를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아파트나 공장, 산업시설 등의 오폐수처리시설, 공기정화 관련 등 쓰이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따라서 관급공사 등 큰 규모의 거래상대방이 대부분이다.
박 이사장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제품의 품질과 성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성능인증제도’를 하루속히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업체간 무분별한 출혈경쟁을 피하고 공정경쟁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무엇보다 업계 스스로 동참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인식하고 조합 내에 감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조합은 또 기술력과 함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조합을 통한 원자재의 공동구매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조합의 기능을 회원사들 간의 단순한 정보교류와 친목을 위한 집합체 수준만으로는 치열한 시장의 고객욕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조합을 주식회사 수준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박 이사장의 비전은 여기서 비롯됐다.
이것은 조합이 자체 공장을 통해 조합원으로부터 공급받은 자재 또는 부품을 조립해 수요처에 납품하는 시스템이다. 성능인증과 제품의 A/S에 대한 전 과정을 조합이 책임지기 때문에 고객입장에서도 거래의 안전과 신뢰가 보장된다.
박 이사장은 정부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다.
“제도는 우리만큼 잘돼 있는 나라도 없습니다. 현장에서 중소기업을 생각하는 마인드가 안돼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소기업관련법보다는 행자부의 지침을 더 중시하는 풍토에서 중소기업제품 구매를 강조하고 있는 중소기업구매촉진법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제어부문 입찰에 토목업체가 낙찰받는 등의 불합리도 없어져야 할 기업질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이사장은 92년에 창업해 연간 매출 13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업계 전체의 발전이 뒷받침 될 때 개별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체를 위한 봉사에도 적극 나설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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