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모터용 권선 세척제. 발전기, 변압기, 전동기 등 내부 권선에 묻어있는 먼지나 탄화 슬러지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열 발생에 따른 냉각효과 저감으로 절연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절연효과 저하는 절연파괴와 발전기기의 치명적인 손상으로 이어져 발전소 등 대형 산업현장에서는 주기적인 권선 세척이 필수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모터용 권선 세척제 국산화에 나선 것이 지난 99년으로 3년여에 걸친 기술개발 결과 ‘H-50M’에 대한 특허 인증을 받았다.

가격대비 성능 ‘탁월’

■‘H-50M’ 특허인증= ‘H-50M’은 발전기, 변압기, 모터의 내부 권선과 기계외부는 물론 발전 부속설비의 찌든 때와 탄화 슬러지 등을 신속하고 깨끗이 하는 세척용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외국 제품에 비해 15% 이상의 원가절감은 물론 작업 안정성과 이중작업의 불편을 없앴다. 2004년 국제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올 초 산업자원부로부터 신제품인증을 받았다.
외국제품에 비해 탁월한 세척력을 갖춘 ‘H-50M’은 인체 유해성이 적은 것이 특징. 화학시험연구원 테스트 결과 약한 자극성 물질로 나타 밀폐된 환경에서 작업시 나타날 수 있는 인체 유해성을 저감시켰다. 방청기능을 함유, 세척 후 알루미늄과 금속의 부식을 억제하고 절연유나 고온·고압에 의한 탄화 슬러지를 완전히 제거한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의 인화점이 70℃에 있는 것에 비해 인화점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높아 작업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화재위험을 차단했다.
또 제품 자체에 코팅 성분을 함유, 세척 후 별도로 코팅제를 도포하는 이중 작업을 줄여 인력과 비용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박창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전량 수입에 의존, 사용되던 권선 세척제를 국산화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해외 발전사업과 연계한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험난한 판로개척= 지난 98년 전남 순천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박창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권선 세척제 개발을 염두에 뒀다.
광주과학기술원과 5년간의 공동개발을 시작한 현대엔지니어링은 환경친화 제품으로 특허를 획득했다.
연구에 공동 참여한 박기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국산화된 세척제는 성능시험 결과 인화점 시험에서 수입 세척제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모터와 발전기의 안정적인 운전과 100억원에 가까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판매에 뛰어들면서 미국의 NCH社 및 일본의 아사히社 등 선진국 제품이 주류를 이룬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친 것.
해외 메이저 기업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 성능 인증이 되더라도 판매가 쉽지 않은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개발에 뛰어든 것이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졌다.
이러한 판매 특수성은 국내 기업의 수많은 국산화 노력을 성과 없이 돌려세웠던 터라 주위의 걱정은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국내에서도 미국의 NCH 제품을 20여년간 사용해 왔다고 밝히는 박창진 대표는 “아무리 국산 제품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러한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털어놓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품 출시 후 처음으로 판로개척에 나선 곳은 남부발전. 지리상으로 가까운 하동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2년여간에 걸친 필드 테스트와 판촉활동을 병행했다.
제품 출시 후 처음으로 테스트에 나선 정정우 남부발전 하동화력발전소 과장은 “첫 테스트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며 “3~4회의 보완을 거친 결과 기준치 이상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20여년간 사용하던 모터 권선세척제를 교체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유지보수 과정에서 성능이 뒷받침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004년 첫 물꼬가 트인 ‘H-50M’은 다른 발전소로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속도를 붙인 것이 중부발전의 연간 단가계약으로 안정적인 판로 확보의 계기가 됐다.

차세대 일류상품 선정돼

■연간단가계약 체결=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중부발전과 발전소 모터용 권선세척제 ‘H-50M’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단가계약은 신기술인증제품 및 중소기업 개발품에 대한 1년간의 단가 계약금액으로 중부발전에서 발주되는 모든 물량을 무조건 구매하는 계약.
개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1년간 판매물량이 확보되는 셈으로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가 가능하다.
정승교 중부발전 팀장은 “사업소 단위의 연간 단가계약은 있었지만 본부차원의 연간단가계약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처음”이라며 “신기술인증제품 현장실사 및 점검, 구매촉진 설명회 등을 통해 구매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현대엔지니어링은 5백여만원에 달하는 계약보증금과 하자보수보증금 면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조건은 제품의 기술력과 완성도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것.
‘H-50M’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최근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차세대 일류상품에 외국 경쟁제품에 비해 가격은 15% 저렴하면서 기술과 품질은 10% 향상된 것으로 선정됐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