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연꽃 핀 궁남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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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연꽃 핀 궁남지의 사랑이야기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606
  • 승인 2006.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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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두 번이나 부여를 찾았다. 백제의 도읍지였던 부여지만 우선 떠오르는 단어는 의자왕과 삼천궁녀다. 부소산의 백화정에 오르면 가파른 절벽 밑으로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어, 그 이야기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부여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봄철 이곳을 찾았을 때 대규모 백제역사문화관(부여군 규암면 합정리)이 조성 중이었고, 자그마한 연못 같았던 궁남지(부여읍 동남리)도 발 빠르게 연꽃과 수련 등으로 꾸며 놓더니만, 드라마 서동요세트장(부여군 충화면 가화리)도 만들어져 있었다.

올 여름, 부여로 발길을 돌린 것은 궁남지의 연꽃사진을 찍기 위함이었다. 올해 유난히 비가 잦은 탓에 연꽃 군락지는 예년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일부는 비 탓에 일찍이 꽃잎을 떨어뜨리고 연밥을 만들어 버렸고, 이후에 봉우리 진 꽃들이 다시 피기 시작한 것이다. 한여름 뙤약볕에 피고지기를 번복하다가 9월 초순까지도 꽃 감상은 가능하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연못인 궁남지(사적 제135호)를 찾은 날에도 땡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방치된 채 고인물이 썩어가던 궁남지를 몇 해 전부터 가꾸고 손보더니만 전국 각지에서 찾아드는 멋진 연꽃 감상지로 자리매김했다. 사람도 이렇게 가꾸고 손보면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듯하다.

연꽃의 꽃말 = 순결

궁남지는 속칭 ‘마래방죽’으로 불리는 곳. 1965-67년 사이에 실시된 복원 공사 이전까지만 해도 자연적인 저습지로 알려졌던 곳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궁남지는 무왕 35년(634)에 궁성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 들여 만들어 졌다. 궁남지(부여읍 동남리)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연유된 것인데 백제 본기 무왕 35년에 보면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리 밖에서 물을 끌어 들였으며 연못가에는 버드나무를 심었다. 연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모방했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현재 복원된 연못이 백제 왕궁지의 남쪽에 해당하는 연유로 연못의 이름을 “궁남지”라 한 것이다. 현재 복원된 궁남지는 본래 크기인 3만여 평의 규모에서 축소된 것으로 주위에는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연못의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고 그 위에 포룡정이라는 정자를 지었다. 궁남지는 일본 조경의 원류가 됐을 만큼 뛰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통일신라도 이를 본떠 안압지를 조성했다. 현재의 연못은 1965년에 당시 규모의 3분의1 정도로 복원한 것이다.

사랑의 테마여행지

이곳은 무왕(서동)의 모친이 용을 만나 잉태한 자리라고 전해지고 서동과 선화공주가 사랑을 나누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연못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가 아는 지식으로는 무왕이 선화공주에게 반해 일부러 아이들에게 ‘서동요’를 부르게 해서 결국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는 내용이 전해오는 곳은 전북 익산지역이다. 그런데 갑자기 무왕과 선화공주가 사랑을 나누었다는 장소로 변신해버린 연못이야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익산에서는 해마다 선화공주 뽑기 대회를 펼치는데, 어느새 그 무대가 부여로 와버린 듯한 느낌이다. 자료에 따르면 무왕이 궁남지를 만든 이유에는 외침을 막기 위해 물을 담아두는 국방상 목적이라는 설이 있는데, 차라리 이 이야기가 더 현실감을 준다. 부여에서 만난 문화해설사에게 질문을 해봐도 돌아오는 내용은 얼버무림 정도다.
어찌됐든 굳이 역사를 변형시켜 가면서까지 이야기를 만들 필요는 없을 듯하다. 궁남지 연꽃군락지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주기 때문이다.
연꽃은 연못 주변의 넓은 터 일원에 에둘러 연꽃, 수련, 가시연꽃, 노랑여리연 등등을 심어 두었다. 정작 포룡정을 사이에 둔 연못에는 연꽃은 없지만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연꽃감상만으로도 여름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을 정도다. 연못에는 예전 소금창고에서 물을 역류해 끌어당기던 물레방아가 있어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시험해보는 사람도 있다. 곳곳에 쉴 수 있는 원두막과 벤치가 놓여 있고, 포룡정을 잇는 긴 다리를 건너 정자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 궁남지를 찾으면 왠지 1400여 년이 지난 지금 서동요의 주인공들이 그 자리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자가운전 =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부산방면 6.6km 하행)진입-남공주 IC 진출-40번 도로 이용. 공주에서 23번국도 이용해 들어가면 부여읍. 읍내에서 정림사지 5층 석탑을 지나면 궁남지가 있다.
■별미집과 숙박 = 구드래돌쌈밥집(043-836-9259)의 돌쌈밥과 수북정 바로 아래 있는 산장회관(043-835-3039), 읍내에 있는 개성식당(043-835-2103)등이 괜찮다. 숙박은 문화호텔(041-835-5252), 백제펜션(041-833-2114 오수리)등과 민박집을 이용.
■주변볼거리 = 부여읍 쌍북리에 있는 부소산에 오르면 백화정, 고란사가 있고 백마강 유람선을 타면 금상첨화 여행이 된다. 그 외에도 수북정, 정림사지 5층석탑이 있고, 최근에는 드라마 서동요 세트장이 인기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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