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시장이 다가온다.” 한·미FTA체결로 20억 시장이 창출되는 등 세계 경제질서가 FTA위주로 재편,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대세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창우 중앙대 글로벌HRD대학원 FTA최고경영자과정 책임교수는 지난 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특강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세계가 한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FTA를 국가간 시장이 융합되는 메가 컨버전스라고 정의하고 “경쟁국에 앞서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과의 FTA 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FTA는 생존의 문제=FTA는 국가 간 시장이 융합되는 메가 컨버전스의 일환으로 21세기 세계무역의 새로운 트렌드다. 국가간 무역에 있어서 FTA는 단순한 관세선 철폐를 넘어 이중과세 방지, 투자보장, 상호인증, 서비스시장 통합 , 정부조달 시장 개방 등을 함축하고 있다. 한국은 식량자급도가 30% 미만이고 에너지 자급율은 5% 미만으로 식량과 에너지 수입에만 8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특히 교역조건이 해마다 악화돼 실질무역 손실이 커지고 있으며 상반기에만 33조원의 손실이 발생, 지난해 46조원의 70%선을 넘어섰다.
이는 원재료 및 부품 소재의 해외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FTA 미 체결에 따른 높은 수입비용과 상대적으로 싼 가격을 책정할 수 밖에 없는 구조 때문.
특히 상품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돼 수출시장 1등 상품이 2002년 66개에서 2004년 59개로 매년 축소되고 경쟁국인 중국의 거센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매출액 중 물류비 비중은 한국이 9.9%로 미국의 7.5%와 일본의 5%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해외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되는 국내 산업계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국내 제조업체의 자산 감소규모가 30조원에 이르며 해외인력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기업 위축 정도도 심각한 수준으로 종합상사의 수출 기여도가 60%에서 8%로 급감했으며 전자무역업체 또한 100개사에서 10여개 업체로 줄었다. 여기에 중소무역업체 2,200개가 올해 1·4분기에 사라졌다.
국내 무역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은 구조적, 복합적 문제로서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이 소요되지만 사회적 반발, 노사분규, 정치적 위험 등으로 현재의 국내 경제상태는 치유곤란에 이르렀다.
유일한 치유방안은 해외시장 확대뿐이지만 우리는 FTA후진국으로 시장 확대는 고사하고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로서는 FTA 체결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인 셈이다.

전세계 FTA추진 가속화

■문 닫고는 성공 못해=20세기 초 강국이었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교훈에서 경제개방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현재 국제사회와 단절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으로 개방에 나선 중국, 베트남 등 다른 공산국가들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DDA(도하아젠다회의) 협상 실패로 전세계 FTA추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300여개로 추정되는 FTA가 발효되거나 협상단계에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7년 동안 한국과의 협상이 결렬된 멕시코의 경우 일본과의 FTA체결로 한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국제시장은 국익만이 존재하는 냉혹한 전쟁터로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불행은 곧 일본, 중국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상황은 세계 최대의 구매력이 있는 미국시장에서 1995년 이후 10년만에 시장점유율이 3.3%에서 2.6%로 감소된 결과로 나타났다.
수출증가율 또한 한국은 5.2% 줄어든데 비해 중국과 인도는 각각 23.8%와 20.9%가 늘어나는 등 우리만이 시장을 잃고 있다.
한국은 현재와 같이 2~3년 정도 FTA 체결을 못하면 FTA 기회가 사라질 수 있으며 세계 교역의 55% 이상이 FTA 시장을 중심으로 발생되는 만큼 국가경제의 7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이 세계시장의 절반 이상을 포기하고는 생존이 불가하다.

한국 불행은 중국의 행복

■한·미FTA 을사조약인가?=FTA 반대의 주된 이유로 △졸속준비 △국민여론 수렴 부족 △국내 개방준비 미흡 △협상정보 미공개 △양극화 심화 등의 이유를 꼽는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3백여개의 FTA가 발효·추진되고 있으며 세계시장의 절반을 포기할 경우 일류상품 수 축소는 물론 교역조건 악화와 무역 손실로 이어진다.
한·미FTA는 2003년 8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로드맵을 확정 지으면서 시작돼 실무점검회의 3회, 분기별 통상회의 14회를 거쳐 지난 2월 협상개시를 선언했다. 워싱턴에서 1차 협상이 열린데 이어 9월 3차 협상이 시애틀에서 열리며 상품무역, 원산지·통관, 무역구제, 통신·전자상거래, 농업 등 17개 분과에 걸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미 FTA를 체결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비즈니스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 미국시장은 1조7천억달러의 세계 최대 수입국이며 우리의 3대 수출시장으로 최대의 투자국이며 2001~2005년 사이 무역흑자 누적액이 528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불능력이 있는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은 요소비용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 어느 시장보다도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미국시장 진출은 일종의 성공 인증서로 세계 각국의 주요 프로젝트, 조달시장, 공공시장 등에서 자격증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기술, 디자인, 브랜드는 다른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이 시장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 역시 다른 시장에서 성공적인 진입이 가능하다.
이러한 유형의 효과 외에 환율리스크 헤징, 바이어 신용조사, 국제금융, 시장정보수집 및 분석, 계약기법, 복합물류 등 무형의 효과와 표준, 특허, 기술협상 등 차세대 세계 경제 플렛폼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국내기업들에게 유리하다.

2003년부터 착실히 준비

■중소기업은 어떻게=FTA 체결에 따른 시장 확대 수혜를 입으려면 CEO가 먼저 FTA를 알아야 한다. 한국적 기업풍토에서 CEO의 이해 없이 FTA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CEO의 충분한 인식을 바탕으로 임직원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이 필수적. 특히 CDO(Chief Destruction Officer) 제도를 도입해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작성된 기존의 틀을 깨 버려야 한다. 기존의 규정과 제도는 물론, 인재, 자산, 시스템, 수익모델, 마케팅 전략 등 모든 것을 파괴하는 심정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며 실시간 기업으로의 변신이 필수적이다.
내·외부를 포함하는 회사 전체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프로세스 개선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업무지연을 최소화하고 의사 결정 스피드를 높여서 경쟁력 극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 정부정책을 활용하는 전략을 도입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가입한 국제기구를 활용해 FTA 국가에 진출하는 방법으로 국제기구가 갖고 있는 신뢰도를 활용, 이에 따른 국제 거래상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남미 FTA 시장 진출시 한국이 가입한 미주개발은행(IDB:Inter-America Development Bank)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으며 연간 90억 달러 규모의 정부조달시장과 각종 사회간접자본, IT, 서민경제지원 프로젝트 등을 발주하고 있다.
IT분야 진출시 멕시코, 칠레에 설치된 IT협력센터를 활용할 수 있고 전 세계 7백만명에 달하는 한인상공인 네트워크를 활용 할 수 있다.

CEO가 먼저 나서야

■현지파트너를 활용하라=FTA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우선 현지 파트너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FTA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통합되는 것이지만 현지화 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직접 진출보다 현지 파트너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FTA시장은 유통시장이면서 무역이 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으로 여기서의 온라인 거래는 전자상거래이면서 전자무역의 성격을 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경쟁을 갖고 있는 전자무역을 활용할 경우 FTA시장 선점에 유리하며 원거리 국가들인 중남미나 EU 등과의 거래시 전자무역은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신속, 소량, 소액, 다양한 품목 거래 등에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또 국내 기업들이 과다한 물류비용과 물류거점 및 인력 부족으로 수출물류에 취약한 만큼 세계 주요시장에 공동물류 거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단독으로 물류기지 확보가 어려우므로 중소기업 공동으로 또는 정부기관들이나 대기업 등과 협조해 FTA 체결국 주요지역에 공동물류기지를 확보해야 한다.
FTA 체결과 동시에 국제 정부조달시장 또한 개방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필수. 미국 정부조달시장은 6천억달러 이상의 황금시장으로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한 만큼 세계적인 공인을 받게 된다. OECD 등 세계 정부조달시장이 4조달러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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