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제부도] 철지난 바닷가, 찰랑거리는 물결, 고소한 조개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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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제부도] 철지난 바닷가, 찰랑거리는 물결, 고소한 조개구이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609
  • 승인 2006.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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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초가을의 크게 다른 점이 무엇일까? 일단 육안으로 설핏 보기에 산하는 아직도 푸름으로 가득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벼와 곡식들이 알알이 영글어가고 사과, 배, 포도 등 과일에도 단맛이 강해진다. 그것 이외에 소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유난히 풀벌레소리가 커진다는 것이다. 짝짓기를 해야 하는 곤충들의 몸부림이 귓전을 울릴 때에도, 따가운 햇살 속에서도, 잠깐 불어와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서도 가을 내음이 짙게 배어 있다.

조석으로 불어대는 바람의 변화는 세월에 상관없이 왠지 모를 쓸쓸함을 안겨준다. 한 가닥 바람 속에 배인 추억의 그리움을 좆아 제부도를 발길을 돌린다. 도심과 가까운 곳이라 변화도 휘황하게 빠르다. 가는 길목인 남양면에서 성지(031-357-5828)를 찾아들어간다.

남양면 성모순례지와 서해가 빚은 포도송이

남양은 남양 홍씨의 발상지이며 홍난파 선생의 출생지이기도 한데, 국민가수 조용필의 고향이 화성시 송산면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어쨌든 남양의 성모순례지는 병인년(1866년) 대박해 때 많은 순교자들이 피 흘리며 죽어간 무명 순교지다. 무명 순교자들의 치명터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무관심 속에 방치돼 오다가, 1983년부터 성역화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은 화성시에서 화성 8경 중의 하나로 지정할 정도로 꽤 괜찮은 곳이다. 넓은 터에 울창한 나무와 파란 잔디, 초가을에 피어난 구절초 꽃 보랏빛이 어우러져 참으로 편안하다. 천주교 신자들은 석물로 만든 대형 묵주알 앞에서 일일이 기도를 하고 하루에 두 번씩 예배도 한다.
남양성지를 나와 제부도를 가는 동안 길가에서 많은 포도 원두막을 만난다. 서해의 해풍을 맞고 자란 포도는 꽤 맛있기로 소문나 있는데, 아직은 가격이 비싸지만 단맛에 반해 한 바구니를 샀다. 마침 제부도 가는 길목은 물이 빠지는 시간. 하루에 두 번 정도 물길이 열리는 제부도(화성시 서신면)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입구에는 매표소가 생겼다. 잿빛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 사이로 시멘트 길이 구불구불 열려 있다. 2km 남짓한 거리. 제부도는 예부터 육지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그러다 조선조 중엽 이후 송교리와 제부도를 연결한 갯벌 고랑을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는 의미의 ‘제약부경(濟弱扶傾)’이라는 말이 있었다. 제부도는 이 제약부경의 ‘제’자와 ‘부’자를 따와 ‘제부리(濟扶里)’로 개칭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개구이와 갯벌체험

섬에 이르러 해안길을 따라 매바위 쪽으로 우선 다가간다. 없던 해안길이 생긴지가 얼마인지는 그다지 궁금치 않다. 매의 서식지였기 때문에 매바위란 이름이 붙었다는 이곳은 30년 전만 해도 두 개의 바위였는데 지금은 바람과 파도에 바위 가운데가 패어 마치 네 개의 섬 기둥이 됐다. 매바위에서 제부도해수욕장에 이르는 구간이 여행자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갯벌체험장인데, 철지난 바닷가에도 간간히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고동도 잡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그 끝에 해안산책로가 생겨났다. 섬 동쪽 끝자락을 따라 바다 위에 1.2km의 길이로 나무다리를 걸으면 선착장과 만난다. 조개구이를 파는 포장마차 촌이다. 물론 조개구이를 하는 가게는 많이 있었지만 한때 이곳은 제부도 명물로 손꼽기도 했다. 지금 다소 한갓지게 느껴지는 것은 어촌계에서 공동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이다. 토박이들이 조를 짜서 손님들을 유치하고 있는데, 그다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밥그릇 싸움도 공동으로 나누게 되면 여유가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매화리 공생염전

이어서 찾은 곳은 서신면 매화리 공생염전 단지다. 김훈 씨의 ‘자전거 여행’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 일부러 찾아간 곳인데 여느 염전단지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얼추 보기에 10여동이 넘는 소금창고가 모습을 드러난다. 비가 온다는 예보로 전날 작업을 다 해버렸다는 곳에서 염부 두 사람을 만난다. 사진 촬영하는 것에 인색하다는 것은 여러 번 염전을 찾으면서 알게 된 사실. 소금을 만들고 있어서 소금처럼 짜다는 염부의 말이 새삼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이곳은 대부분 개인 사유지이고, 주로 철원 쪽에서 피난 왔던 사람들이 터전을 이룬 곳이다. 이제는 대물림을 해오고 있는데, 거의 똑같은 규모의 염전으로 나누어 터전을 일구고 있으며, 염전 앞 산자락에 번듯한 개인집도 지었다. 소금의 가격도 시가에 따라 틀려지긴 하지만 대략 1만2천원 정도. 우연히 만나 사진 포즈를 취해준 이순용(031-357-3526)씨 네에서 무거운 소금 예닐곱 포대를 구입했다. 의외로 주변에서는 천일염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차가 내려앉고 소금물기가 계속 흐르는 역경(?)을 감안해야 했지만 한번쯤은 염전에서 소금을 구입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다시 길을 나와 궁평쪽으로 향하다가 백미리 갯벌체험장 (031-357-3379,www.baekmiri.co.kr) 이라는 팻말을 만나게 된다. 마을 지형이 뱀의 꼬리형상이라서 ‘밸미’라고 불리다가 백미리로 됐다는 바다마을. 물이 빠지면 바지락이나 낙지잡이 체험이 가능하단다. 가격도 저렴하다. 어른이 6천원, 아이가 3천원, 낙지는 어른 1만원, 어린이 5천원이란다. 기회가 되면 한번쯤 체험해 볼만한 곳이다. 도심과 가까워서인지 각종 매스컴에서 소개하겠다고 찾아온다고 하니, 조만간 패류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해본다.
백미리를 나와 궁평해수욕장으로 나서니 철지난 바닷가를 바라본다. 이곳의 낙조가 화성 8경으로 손꼽힐 정도라고 하지만, 이번 여행길에는 만날 수 없었고 왕의 모친이 피신해서 붙여졌다는 왕모대도 그냥 지나쳤다. 늘 반복적인 여행길에 똑같은 일처럼 다니는 여행이 새삼스럽지 않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보기에는 꽤 괜찮은 여행지임에는 틀림없다.
■자가 운전=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306번 지방도)-남양면의 성지-사강에서 309번 지방도로 이용. 제부도. 그 외 매화리는 서신에서 길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백미리는 서신에서 궁평 나가는 길목에 팻말을 따라가면 된다. 백미리에서 다시 나와 궁평쪽으로 가면 궁평해수욕장과 궁평항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왕모대쪽 지방도로를 따라 나오면 남양면과 다시 만나게 된다.
■별미집과 숙박= 제부도 가는 길목이나 섬 안에는 바지락칼국수, 굴밥, 게장백반, 조개구이를 파는 곳이 부지기수다. 필자는 특정한 집을 찾지 않고 길목에서 해조영양굴밥(031-356-3639)에서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는데, 집은 깔끔했고, 친절했으며 맛은 보편적이었다. 숙박할 곳도 많지만 24시간인 제부참숯가마(031-356-9700), 와이키키 찜질방(031-355-5378)등을 이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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