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명인의 성격은 매우 복잡해서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온화하면서 담담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곤명의 날씨처럼 느긋하고 조급해하지 않으며 또한 차갑거나 열정적이지도 않다.
동북인은 강인하고 정열적이며 산동인은 호방하고 시원시원하다. 서북인은 거칠고 활달하며 남방인은 세심하다. 상해인은 총명하고 빈틈이 없으며 사천인은 총명하다. 이런 것에 비해 사계절이 봄인 곤명인은 미지근한 성격에 특별히 두드러진 것이 없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싸움을 할 때 동북인은 몇 마디에 주먹이 남발하지만 상해인은 멀찌감치 떨어져 강을 사이에 두고 말싸움을 하는 것 같다. 강소와 절강지역 사람들도 주로 말싸움만 하는데 다만 이들이 싸우면 마치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는 듯하며, 사천인이 주로 하는 말싸움은 마치 웅변을 듣는 것 같다. 이들에 비해 곤명인은 굳이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한바탕 욕설을 퍼부어 자신의 불만을 쏟아 내고나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이내 싸움도 끝난다고 할 수 있다.
곤명인은 사귀기에 쉬운 편이다. 이들은 간사하지 않고 남을 비방하지 않으며 계산적이지도 않고 마음씨가 착하며 일처리가 공정한 편이다. 하지만 곤명인은 작은 일에는 총명하지만 큰 일을 할 만한 인재가 적어 사업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적다.
어떤 이들은 곤명을 영혼이 없는 도시라고 한다. 도시로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진취적인 정신이 없고 대기(大氣)와 패기가 부족하다.
곤명은 생활 리듬이 느리며 느긋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대표적 소비도시로서 백화점에는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곤명인은 대체로 먹고 놀기를 좋아하며 비교적 감상적이고 감정을 중시한다.
곤명은 상해와 마찬가지로 옛 것에 대해 감상적이다. 다만 상해의 경우 각별히 인위적으로 옛 적의 모습을 되찾으려고 노력과 상업목적을 위해 ‘고풍’적인 것을 추구하는 반면, 곤명의 경우에는 옛 적의 풍습을 그대로 이어가는 자연 그대로인 점이 서로 다르다.
과거 식민지화된 도시이던 시절에 곤명과 홍콩은 모두 상해를 모방했다. 홍콩은 동방의 명주, 곤명은 고원의 명주로 불렸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홍콩은 끊임없는 변화를 수용해면서 쇼핑과 미식의 천당으로 불렸다. 하지만 곤명은 밀려오는 변화의 물결을 거부한체 옛 것에 집착한 삶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우리는 심천을 언급하다보면 심천의 정신과 이러한 정신이 이룩한 심천의 기적, 그리고 이러한 기적을 이뤄낸 심천의 스피드를 빼놓을 수 없다. 도시 발전이 워낙 빠르다보니 눈 깜박하는 사이에 사람들은 저만치 뒤떨어지게 된다. 이에 반해 곤명은 사계절이 온화한 날씨인 만큼 곤명인은 성격이 느긋하게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곤명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레저도시라고 말하고 있다. 천혜의 기후 환경과 지리적 조건은 곤명의 도시생활 리듬이 연해지역과 경제발달 도시에 비해 느리게 했으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도 여유로움을 즐기는 반면 진취적인 정신이 부족해졌다.
하지만 최근 불고있는 산업화의 바람을 곤명도 피해갈 순 없다. 여전히 곤명인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옛것에 집작하며 느긋한 삶을 고집하고 있지만 다른 지방에서 와 곤명에 정착한 사람들은 변화의 물결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곤명을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곤명에서 창업해 상업 활동에 종사하는 온주인만 해도 6만 명에 달하고 있다.
글·이명길 (rogers@copartner.net)
(주)코파트너 대표이사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