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역규모가 5천532억달러로 세계 12위의 교역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는 세계경제여건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들의 경우 환율 변동이 기업경영의 주요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올 한해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돼 많은 수출기업들이 수출을 포기하거나 심지어 부도를 맞고 있어 환율변동에 대한 전망보다 원칙과 규칙에 따른 철저한 대응이 환리스크관리 비법으로 제시됐다. 지난달 26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2006 하반기 환율전망 및 환리스크 관리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은 중소기업의 환리스크관리 전략을 이같이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증권선물거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설명회에는 수출기업 환율담당자 200여명이 참석해 환율 및 환리스크 관리에 대한 수출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강사들은 한결같이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 하락을 전망하고 수출중소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 대책을 강조했다. 설명회 강의내용을 소개한다.

■하반기 환율 하락세 지속 = ‘하반기 환율전망 및 경제동향’에 대해 설명한 진정욱 HSBC 상무이사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상반기에 이어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진 상무이사는 세계 유수 금융기관들의 전망치를 인용, “하반기에는 엔화와 유로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달러 움직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하반기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락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 전무는 원화강세 이유로 ▲미국의 1조달러대에 경상수지 적자 대비 주변국의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불균형 ▲각국의 외환보유고 운영에 있어 미국채 투자 축소 및 유로 등으로의 통화 다변화 ▲미국과 일본·EU의 금리차 축소 등에 따른 글로벌 달러의 약세를 지적했다.
그는 또 엔화 역시 부정적인 경제지표에 의한 엔화 약세는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결국 일본경제의 근본적 부활과 미국경제의 불균형이 ‘엔화 강세, 달러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상무는 “환율이란 다양한 변수로 결정되는 것이라 전망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달러약세를 전망하고 있어 당분간 원화강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기업들은 통화결제 다변화, 환변동보험, 선물환거래 등 다양한 환리스크관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환 헷지는 투기 아닌 위험분산이 목적 = 백승달 한국수출보험공사 환변동관리실장은 수출중소기업들이 환리스크 관리 실패 원인으로 규칙에 따르지 않고 전망에 의존해 환헤지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이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수출중소기업들은 환율이 오르면 더 오를 것을 예상해 더 많은 이득을 보려 하고, 떨어질 경우에는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해 제대로 환리스크 헷지를 못한다”며 “환리스크 관리는 투기의 개념이 아닌 위험분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승달 실장은 “일정시점의 환율에서 환리스크 헷지를 하겠다고 결정하면 반드시 그 시점의 환율에서는 헷지를 해야 한다”며 전망이 아닌 원칙에 의한 환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또 ‘통화선물을 활용한 환리스크 관리방안’을 설명한 농협선물의 이진우 금융공학실장도 시스템에 의한 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출중소기업의 경우 외환담당자 혼자 결정해서 환리스크를 관리 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사장을 비롯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킨 ‘환율관리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 위원회에서 결정된 원칙대로 환헷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환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의지”라며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뒷받침된다면 환헤지를 통한 급변하는 환율변화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CEO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 = 환리스크관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동양석판(주)의 이순호 재무팀장은 “환리스크관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환리스크관리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석판이 환리스크관리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체계적인 환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 ▲순수한 목적의 환리스크관리 목표설정 ▲환리스크관리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의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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