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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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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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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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기업환경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복잡성과 동태성이 어우러진 ‘환경상의 불확실성’이다. 그런데 올 상반기까지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대외적으로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과 북한 핵문제가 야기한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선진국 경제의 미약한 경기 회복세 등이 대외의존형 우리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출이 비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부문이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경기 위축 조짐이 현저해지고 있는데, 실제로 최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ㆍLG전자ㆍ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훨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경기전망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세간의 상황을 반영하듯 증권시장에서는 예년과는 달리 연초부터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을 우울하게 한다.
여기에 더해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제도와 정책 변화 가능성이 향후 경기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최근의 국내적 불확실성은 무엇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준비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행보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
인수위에서는 연일 새로운 정책과제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기업 측에서 보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러 경제관련 개혁과제들 중 어느 것이 어느 정도 채택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며, 나아가 사전에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비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엄청난 혼돈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처럼 대내외 환경적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우려할만 하다. 이러한 환경상의 불확실성은 당연히 기업인의 불안감을 야기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기 마련이다.

정책의 불확실성 제거 시급
다행히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은 신년사를 통해서 구조조정과 더불어 미래 주요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신년 구상에서 밝히고 있는 의욕과 자신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암중모색의 곤혹스러움과 불안감이 요즘 경제계의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이미 몇몇 외국 기업들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예측 가능한 경제정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외국인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최근 한국의 경제실상과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최근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차기 정부의 주체들은 하루 빨리 경제관련 정책과제를 확정해 정책적 변화에 기인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러한 정책적 불확실성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야만 위축된 기업활동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나라 만들어야
그러면, 차기정부의 기업관련 정책과제의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공통적 인식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공통적 인식에 기초한 개별정책의 수립이 뒤따라야 한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의 출발점은 차기 대통령의 핵심경제공약이 돼야 한다고 보면, 노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들에게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에 기초한 연 7% 경제성장과 5년간 25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바 있다.
상기의 경제공약 실천방안을 강구할 때 몇 가지 심각한 우리의 경제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 둘째,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 셋째 심각한 실업문제이다.
최근 인수위에서는 경제성장률 목표를 7%에서 5%대로 낮춰 잡고는 있지만 이 세가지 상황적 제약 하에서 경제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기업투자의 활성화 방안 뿐 이다.
이상의 경제현실과 이의 해결방안을 감안할 때, 새 정부의 경제부문의 기본적 정책방향은 노 대통령 당선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한 것처럼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 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한 세부적 정책과제이자 개혁과제로는 기업투자를 주저케 하는 각종 ‘규제의 완화’와 ‘노사관행의 선진화’가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가 돼야만 한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인수위에서 거론되고 있는 경제관련 정책과제들 중 ‘규제를 강화’하고 ‘노사관계를 퇴행’시키는 것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회피돼야 한다.
이제 곧 닻을 올리고 출범하게 되는 새 정부는 우리의 경제상황에 입각한 현실적 정책과제를 하루빨리 확정ㆍ제시함으로써 그간의 출범과정에서 보여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나아가 진실로 ‘기업하기 좋고, 기업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과제를 우선적으로 확정하는 일이 새 정부의 경제적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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