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벤처기업 애로요인 및 재도약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벤처기업 A사는 2000년에 창업, 현재까지 국내의 크고 작은 창투사 및 벤처캐피털을 모두 찾아 다녔다. 물론 초기 창업기업으로 부족한 기술개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문전박대’였다. 벤처기업의 비전이나 사업계획은 들어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바이오기업은 상품화하는데 비교적 오래 걸리고 투자자금을 회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기업 관계자는 나름대로 해석했다.
이 기업은 신약개발을 목표로 신소재 개발 등 기술력이 상당히 갖춰져 있다고 판단했다가 한 순간 힘이 쭉 빠지는 절망을 느꼈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을 컨설팅하고 있는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이정조 대표는 “국내 벤처캐피털 시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역사가 짧고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벤처투자자금 공급이 어렵다”면서 “특히 창업초기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M&A시장 부진과 관련해 김종태 (주)M&A포럼 대표는 “미국의 경우 벤처캐피털 회사는 전체 투자회수금 중 약 78%를 M&A시장에서 얻고있다”며 “국내 M&A시장의 부진은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내 M&A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은 기술에 대한 객관적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M&A 중개수수료가 낮아 M&A 중개회사들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벤처기업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세 번째 요인은 ‘해외진출을 위한 정보부족’이다.
B2B 전자상거래 솔루션 공급업체인 (주)지산소프트 박병용 대표는 “최근 3년간 수출을 위해 노력했으나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그것은 무엇보다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경비문제와 인적 네트워크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2004년 중소기업청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진출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부족(29.8%)이고 다음이 우수 파트너 발굴 애로(27.5%)로 나타날 정도로 인력문제가 심각하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불만도 높은 편이다.
중앙회가 지난 6월에 조사한 벤처기업의 대기업의 납품애로실태에도 대기업의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요구(32.2%), 납기일 촉박(19.0%), 지나친 품질수준 요구(18.0%) 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밖에 하도급대금 지연지급, 원사업자의 발주취소·변경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연구위원은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있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중소기업도 이업종간 컨소시엄 등을 통해 교섭력을 높여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시장압력에 의한 공정거래 관행 정착, 정부의 불공정 하도급거래에 대한 직권실태조사 강화, 협력 우수기업에 대한 포상 및 인센티브 부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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