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회석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1973년 한국석회석공업협회로 발족한 이래 국내 석회석의 생산 및 가공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 상호간의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수는 70개사. 이는 국내 석회석가공업체의 99%를 차지하는 수치로 업계에 대한 조합의 위상은 대단히 높다.
석회석 가공업이라 하면 광석을 채굴해 파쇄하는 일, 파쇄된 광석을 체로 쳐서 입자를 고르게 하는 일, 파쇄된 석회석을 가루로 빻아 석회분말을 만드는 일, 석회석을 가마에 구워 생석회를 제조하는 일 등을 의미한다.
회원사들은 원석생산업체, 공업용석회 및 침강성탄산칼슘생산업체, 무산석회업체, 석회석분생산업체, 석회질비료생산업체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광업조합과는 달리 자체 광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가공시설만 갖추면 가입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채광되는 석회석은 매우 풍부하고 품질도 세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석회석의 주생산지는 강원의 삼척·영월·정선, 충북의 단양·제천, 경북의 문경 지역으로 석탄(무연탄) 생산지역과 거의 일치한다.
이 지역 외에도 소규모 산출지역이 전국에 분포돼 있으나 품질은 그리 높지 않다.
조합 등에 따르면 국내 석회석의 매장량은 약 55억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의 원가 및 가격 수준으로 캘 수 있는 매장량을 의미하는 가채매장량은 약 180년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는 매년 석회석을 9천만톤에서 1억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약 80%를 차지하는 품질이 낮은 석회석은 시멘트 생산에 쓰이고 나머지 20%의 고품질 석회석을 가공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다.
석회석가공제품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석회(CaO)는 철 생산에 투입되는 불순물을 흡착해 철의 순도를 높여주는 작용을 해 철강회사의 제련·제강 과정에 꼭 필요하다.
생석회의 생산량은 연간 약 300~400만톤 정도. 대부분이 포스코, INI스틸 등 제철·제강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은 산성화된 농지의 토양을 되살리는 개량제로 사용되는 석회질비료를 현재 약 30만톤 규모로 생산해 단체수의계약으로 납품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분 건조제, 석회 플라스터(석회모르타르) 등 토목건축 재료, 표백제의 원료, 카바이드·석회질소 및 아세틸렌계·멜라민계 제품의 기본원료, 소다 공업에 사용되는 산성 폐가스 포집제 등 매우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구정길 이사장은 “일반인들은 대개 석회석을 시멘트의 원료로만 생각하고 있지만 그 쓰임새는 무척이나 다양하다”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석회석과 그 가공제품 대부분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국내 제철·제강산업의 뒤에는 석회석가공업계가 있다는 것.
그러나 중간재·소재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아무리 산업발전에 필수적이라 해도 수요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조합 박인근 전무는 “업계의 특성상 관련 산업이 확대돼야 판로도 확대될 수 있다”며 “석회석가공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는 현재 모 제강회사가 전남 당진에 건설할 계획인 350만톤 규모의 고로 2기가 완공되는 2010년에는 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지정됐던 석회질비료의 판로 역시 내년으로 예정된 제도 폐지 이후에는 불확실한 상태여서 업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회질비료는 산성화된 토양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석회질 비료의 사용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한편 생산업체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은 설립 이래로 업계의 질서를 확립하고 제품의 품질을 기울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단체표준품질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자체 실험기관을 설립하는 등 시장질서 확립과 품질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박 전무는 “소규모 영세업체의 난립으로 어지러워진 시장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조합이 나서게 됐다”며 “조합의 노력으로 업계가 조합원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본격적인 업계 발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합은 지난 1992년 조합 실험실을 설치하고 품질관리를 실시했다.
지난 92년부터 회원사들이 생산하는 소석회가 수처리제로 선정되면서 생산업체들은 실험실을 보유하고 허가를 얻어야 했으나 당시 영세한 업계 사정으로서는 업체별로 실험실을 별로로 설치하기는 힘든 실정이었다.
이에 조합에서 회원사들을 위한 공동실험실을 설치하기로 하고 조합 내에 실험실을 설치하게 된 것이다.
이후 조합은 95년 단체표준을 제정하고 정부로부터 단체표준품질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아 업계의 품질향상에 보다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특히 조합원사들의 주요 생산품목중 하나인 석회질비료의 분석이 보다 전문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박 전무는 “지난 96년부터 석회질비료를 생산하는 전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2회 이상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제품의 품질이 한단계 높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합 실험실은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아 각종 위탁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영역을 넓혀갔으며 2000년부터는 농협중앙회와 비료 성분 분석 용역계약을 체결, 현재까지 부산물 비료의 성분 분석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구 이사장은 “회원사들은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매우 크다”며 “업계의 특성상 판로확대가 힘들기 때문에 조합차원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환경차원에서도 용도가 무궁무진한 석회석에 대한 정부차원의 수요확대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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