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월출산]설원 뒤덮인 기암괴봉…겨울산행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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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설원 뒤덮인 기암괴봉…겨울산행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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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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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809m)으로 향하며 내내 입안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것은 대중가수 하춘화가 부른 ‘영암 아리랑’이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둥근 달이 뜬다 월출산 천왕봉에 보름달이 뜬다. 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 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야 달 보는 아리랑 임 보는 아리랑. 월출산 오르는 대표적인 길은 영암읍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들어갈 수 있는 천황사 지구와 경포대 지구, 그리고 819번 지방도를 따라 왕인 박사유적지 조금 못 미친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도갑사지구다. 그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은 천황사 지구. 매표소를 지나 잘 닦여진 포장 도로를 따라 약 5분 정도 오르면 월출산 국립공원 관리소가 나온다.
산행채비를 차리고 등산로를 따라 한걸음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초입에서는 등산객 하나도 마주치지 못했다. 10여분 올라가면 바람폭포와 구름다리로 나뉘는 갈림길이다. 천황사 절터를 둘러본다는 이유로 좌측 구름다리 팻말을 따라 발길을 옮긴다. 우거진 산죽길을 따라 가다보니 여느 시골집에서나 볼 수 있는 허물어져가는 돌담이 나선다. 서너개의 돌계단을 오르니 텅빈 천황사 절터가 나선다. 절터를 암시해주는 것은 약수터다. 관을 통해 흘러나오는 약숫물. 등산객들을 위해서 바가지 두 개와 물을 준비하라는 친절한 팻말이 있다. 그 뒤로는 텃밭인 듯한 계단식으로 오랫동안 묵힌 밭이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천막을 쳐 놓은 임시 암자에 모셔둔 불상 주변으로는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불이 나면서 임시로 만들어 둔 막사다. 천막 옆으로 채소밭과 꿀통도 눈에 띈다.
천황사를 지나 1.2km정도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쌓인 눈으로 평상시 걸음보다 서너배 더 긴장해야 한다. 마침 울산에서 등반에 나섰다는 중년 남성 세명과 합류를 하게 된다. 해남 달마산까지 거쳐 왔다는 그들은 산악 마니아답게 발걸음이 가볍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금세 친구가 된다. 무겁던 다리도 그들과 보조를 맞추느라 다소 편해졌다. 울산 배로 만들었다는 배즙과 물도 함께 나눠 마셨다. 구슬땀을 흘리고 발품을 팔아 정상을 향해 오르면 바위 언덕 위에 시원하게 걸쳐져 있는 구름다리가 보인다.
1918년에 설치된 이 다리는 바람폭포 옆의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한다. 지상 120m 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폭 0.6m의 한국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로 월출산의 명물이다. 다리는 한사람이 겨우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중간 즈음에 이르면 다리가 출렁거리고 현기증이 나면서 호흡이 거칠어진다. 하지만 그 주변으로 펼쳐지는 월출산의 아름다움은 누구라도 탄성을 자아낸다. 사진모델이 돼 줬던 동행인들은 배낭속에 넣어둔 막걸리로 천황봉까지의 산행을 유혹해 보지만 아쉽게도 이 지점에서 그들과 작별을 고해야 한다. 올라갈수록 눈길이 미끄럽고 내려올 때는 아이젠 장비가 없으면 엄두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리를 건너면 산을 구경할 수 있는 넓직한 공간이 있다. 겨울하늘과 월출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일상사 막혔던 스트레스는 겨울 바람에 흩어져 버린다. 대여섯명의 여성들이 다리를 건너온다. 서울서 교수와 함께 땅끝의 일몰을 보고 월출산 산행을 왔다는 여학생들이다. 건축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는 학생들과 희끗한 수염이 멋진 교수 한분의 여행길. 단체사진 한 장에 그들은 월출산에서 추억의 한페이지를 만들었다. ‘디카’에 월출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내고 이내 그들도 산행을 끝낸다.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서로 산행길 정보를 얻어내고 이내 무리한 산행을 접고 하산하는 사람들. 월출산의 최고봉인 정상에 오르면 동시에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다는 천황봉은 고개들어 눈도장만 찍었다.
월출산은 달맞이 장소로 대표적인 곳이다. 월출산은 조선시대 이름이고 신라때는 월나산(月奈山)이라고 불렸고 고려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고 불렸다. 날카로운 능선 위에 뜬 둥근달, 그 사무치는 아름다움을 한번 본 사람은 잊을 수 없다고들 한다. 김시습은 이 산을 두고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고 노래했다.
월출산은 금강산이나 설악산처럼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높은 천황봉(809m)과 구정봉, 도갑봉 등 높은 바위 봉우리가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늘어서서 병풍 모양을 이루고 그 갈피 갈피에 온갖 형상의 바위와 절벽들이 가득 찼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산세가 비슷하다고 해서 남한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남원 지리산, 장흥 천관산, 부안 변산, 정읍 내장산과 함께 호남의 5대명산으로 꼽혀 왔다.
특히 서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몰풍경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폭포수와 천황봉에 항상 걸려있는 안개,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 등 사시사철 다양하고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대중교통 : 광주~영암행 버스가 10여분 간격으로 운행. 영암에서 원하는 방면행 군내버스 이용.
■자가운전 : 호남고속도로 광산IC-13번 국도(53km)-송정. 나주 거쳐 영암라이온스탑 앞 삼거리 왼쪽 13번 국도(1km)-오리정 오거리-왼쪽 13번 국도(2.2km)에서 우회전-천황사
■먹거리&숙박 : 영암읍내 별미식당으로는 동락회관(061-471-3636), 중원회관(061-473-6700) 등이 있다. 갈낙탕과 낙지구이가 일품인 동락식당은 일부러라도 찾아 가볼 만한 소문난 맛집이다. 또 독천마을에는 영명식당(061-472-4027)이나 독천식당(061-472-4222) 등 세발낚지 전문점들이 밀집돼 있다. 숙박은 월출산 온천(061-473-6311)의 호텔을 비롯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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