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은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대전광역시장을 역임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정책의지를 지니게 됐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누구보다 강하다고 자부합니다.” 염홍철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일부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비전문가라는 의문에 이같이 밝히고 광역자치단체를 비롯 지방자치단체는 정책자체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 위원장을 만나 중소기업정책 전반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 대전시장을 역임하면서 중소기업에 관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까.
“대전의 대덕특구는 첨단 벤처 중소기업의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메카라고 할 수 있다. 2년간 직접 뛰어다니며 노력한 끝에 지난해 대덕특구법을 제정했다. 대덕은 60개의 연구기관, 5개의 대학, 1천개에 육박하는 벤처기업이 모여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1번지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고 대전시는 대덕특구조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며 그 중심엔 중소기업이 있다.”
- 우리 경제의 중심인 300만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이끌어 가셔야 하는데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그동안 대전이라는 특정지역의 기업을 위해 뛰어다녔다면 이제 국가전체의 300만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에 전념할 수 있어 무거운 사명감과 함께 영광으로 생각한다. 혼신을 다 해 민생의 기반이 되는 중소기업발전과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그동안 지방행정을 담당하면서 겪은 일이지만 중소기업은 무엇보다 인력, 규제, 자금 등에서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의 완화를 위해 주력하겠다. 중소기업이 인정받고 기술인력이 대접받는 사회풍토를 만들어 가는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높이는데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

현장애로사항 정책으로 연결

- 중소기업정책 조정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현장애로 사항 파악과 이를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맞춤형 중소기업정책개발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역할과 활동방향은 어떻습니까.
“중소기업 현장 애로 해소와 정책점검 및 정책발굴을 위해 ‘중소기업정책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는 각 지역별 및 규모별로 중기업에서 소상공인, 재래시장인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수렴된 의견들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개선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과제별 조치계획 추진현황을 반기별로 종합 점검하고 추진 미흡과제에 대해서는 관련부처에 이행을 독려한다. 중소기업 현실에 기반한 정책개발을 위해 대규모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정책개발을 추진하고 있다.”(2004년 및 2006년 1만개 기업대상 실태조사 통해 정책개발 추진 중)
- 중소기업의 현장 환경이 많이 개선됐음에도 청년 기술인력들이 현장을 외면하는 현상은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의 인식개선을 위한 대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연간 기술인력 공급규모는 24만명 수준이나 다수의 중소기업이 기술 인력난을 겪고 있다. 종전에는 노무직 등 단순노동력 부족률이 높았으나 최근엔 전문가, 기능직, 기술직 등에서 부족률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청을 통해 중소기업의 인식개선 사업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학생들의 중소기업 현장에 대한 간접체험기회가 5만7천명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초·중등교사를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체험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특위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장실태를 정확하게 확인·분석해 개선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
- 중소기업의 규제완화를 위해 부처간 정책공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원장님의 견해를 들려주십시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취약한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과중 한 규제부담을 감당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 총 8천30건 중 중소기업 관련 규제가 5천802건으로 72.3%나 된다(2006년6월말). 특별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관련 규제 내용을 정책정보시스템(SPi)을 통해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규제인지도를 제고하고 규제 준수율을 높이기위해 중소기업규제 DB를 지속 관리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중소기업의 규제부담, 규제 체감도, 규제 순응도 등을 파악하고 신설 및 기존규제에 대한 영향을 검토해 관련부처와 협의, 완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중소기업의 자기혁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정부 지원내용이 있습니까.
“상생협력의 기본적 철학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신뢰는 단기간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관계를 통해 생겨나는 것이다.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간 공정거래행위가 강화되고 지속돼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의 공정거래 정착을 위해서는 현금성 결제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제도개선과 실태조사 등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별 업종별 수탁기업협의회 결성, 납품대금 결제기간의 단축,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방지 등 추가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기업의 자기혁신과 관련 글로벌 경쟁력은 핵심역량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본다. 혁신형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필수 요소가 핵심역량 확보라고 생각한다.”
- 그동안 중소기업지원정책은 실천에 있어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책의 일관성은 기업들이 예측가능성을 토대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수요자 중심 정책 강화

“그동안의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육성정책이 중소기업이 경기불황에 따른 자금조달 등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나 자발적인 기업혁신을 통한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와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데는 일부 부족한 점도 있었다. 현재 정부는 시장경쟁을 정책기조로 혁신역량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수요자인 중소기업의 체감도와 정책만족도를 제고하기위해 정기적으로 정책성과 점검을 실시해 정책의 효과성과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파악하고 정책의 파급효과를 강화하도록 하겠다.”
- 중소기업정책의 중심이 90년대 말 벤처기업에서 최근에는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이동됐습니다. 향후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계획과 방법은 무엇입니까.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지원제도와 함께 관계부처와 연계해 새로운 지원시책을 발굴하고 혁신친화적 기업여건 조성에 주력하겠다. 세부적으로는 신용보증의 비율과 한도에 대해 우대하고 정책자금, 특허, 병역특례, 조세 등에 대해 우대 지원하겠다.
혁신역량이 높은 혁신형 중소기업 후보군에 대해서는 맞춤형 진단·지원을 실시하는 등 혁신형 기업으로의 조속 발전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별위원회에서는 혁신형 중소기업 물품에 대해서는 공공구매를 확대하는 등 제반 지원내용을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중소기업의 혁신성 제고에 필요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다. 혁신형 기업지원에서 도태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사회적 문제로 또 다른 정책마련을 정부에서 마련할 것이다”

기업측면에서 외국인 노동자 관리해야

- 영세기업의 상황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바로 소상공인들의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기업 중에서 267만개가 자영업자인데 이들에게 가시적인 경기회복 성과가 없으면 국민들이 경기회복을 느끼기 어렵다. 정부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중소기업을 활성화해 그 영향이 영세기업까지 파급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활성화되면 자영업도 활성화된다고 믿는다. 기업이 잘 되면 그 주변의 식당도 잘되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 외국인 노동인력에 대한 관리가 고용허가제로 통일됩니다. 사후 관리 담당기관에 대한 의견이 많습니다.
“고용허가제로 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제도가 일원화 되지만 그 수혜자는 중소기업이다. 따라서 사후관리는 당연히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단체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한미FTA 협상이 진행중입니다. 중소기업의 대응자세와 함께 당부의 말씀을 해 주십시오.
“한미FTA가 체결되면 유리한 업종과 불리한 업종이 당연히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FTA는 피할수 없는 과정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우리 기업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밖이 무섭다고 문 걸어 잠그고 나가지 않는다면 세계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보다 월등한 창의력과 도전정신, 열정이 있다. 혁신형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정책방향도 글로벌시장에 두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도 경영자원의 전문화·다양화 및 차별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혁신능력을 통한 핵심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가치혁신을 통한 블루오션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주길 부탁드린다. 이러한 기업에 정부는 정책의 초점을 둘 것이다.”

프로필
▶학 력
1972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4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업
1981 정치학 박사(중앙대)
1983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수학
▶경 력
1981~1983 미국 컬럼비아대 東亞연구소 객원교수
1988~1993 대통령 정무비서관
1993~1995 대전시장
1995 대전발전연구소 이사장(현)
2000 대전산업대 총장, 국립산업대총장협의회 회장
2001~2002 한밭대 총장
2002~2006 대전광역시장
2004 세계과학도시연합(WTA) 회장(현)
2006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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