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인맥관리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사람은 정보이고 정보는 자산이며 자산은 기업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문자인식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명함관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주)한국인식기술 송은숙 대표이사는 이같이 말하며 ‘휴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한국인식기술은 인맥관리의 기본인 명함관리시스템 시장에서 지난 2004년 ‘하이네임’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며 국내 명함관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벤처기업이다.
송은숙 대표의 남편인 이인동 사장이 지난 1994년 창업한 한국인식기술은 당시 키보드를 통하지 않고 문자를 정확하게 일어내는 독특한 기술인 ‘글눈’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이인동 사장이 과로사하면서 회사는 위기를 맞았다. 회사를 맡아줄 마땅한 경영자를 찾지 못한 채 몇 달이 지나면서 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리고 회사는 위기에 직면했다.
남편을 잃은 슬픔에만 젖어있던 송은숙 대표는 남편의 분신과도 같은 회사마저 잃을 수 없다는 심정으로 회사경영에 참여키로 했다. 이것이 평생동안 교직만 전념하며 기업경영에 문외한이었던 송 대표가 한국인식기술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사연이다.
하지만 남편의 공백은 생각보다 너무 컸다. 80억원대에 이르던 매출이 8억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10억원에 달하는 부도까지 겹쳐 정말 하루를 버티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송 대표는 당시를 기억했다.
오로지 회사만은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구개발팀만 남기고 절반 넘는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비용을 줄이고 연구개발에 주력한 결과 2004년도에 100% 글자인식이 가능한 ‘하이네임’ 시리즈 제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하이네임은 스캐닝해서 자동입력한 명함파일을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인쇄하고 그룹이나 개인별로 이메일로 보낼 수 있는 명함관리 솔루션으로 벤처기업이 많은 대전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경쟁사들을 제치고 청와대에도 하이네임 제품을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송 대표는 자부했다.
“기업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마케팅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송 대표는 중소기업들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마케팅을 꼽았다. “자금력이 떨어지다 보니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광고를 한 번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다”며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판매지원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과의 신뢰구축이라고 송 대표는 말했다. 하이네임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하이네임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무료로 업데이트해줌으로써 고정 고객들을 확보해 나갔다. 그 결과 하이네임 제품을 사용해본 고객들은 한국인식기술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에 만족했고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제품을 홍보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한국인식기술은 최근 기업형 인적관리 솔루션을 개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인맥이 곧 정보이고 자산인 시대에 기업들은 직원들이 갖고 있는 인맥을 통합·관리할 수 있어 직원의 인사이동이나 이직시 업무 인수인계를 원활히 하고 업무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기업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송 대표는 평가했다.
한국인식기술은 현재 한국전력공사을 비롯해 20여개 업체에 기업형 인적관리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금융기관이 밀접한 여의도에 지사를 내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기업형 인적관리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누구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는 게 없다”며 “과감하게 도전하라. 하지만 준비는 철저히 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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