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경시 왕징거리. 20층은 족히 넘어 보이는 벤처빌딩 12층에 CRM 등 ERP분야 중국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AIT 북경아이얼테크놀로지(대표 유기선)이 있다.
이 회사를 설립한 유기선 대표는 한국에는 본사가 없는 중국 현지 창업에 성공한 기업인으로 중국시장 진출 가속화를 위해 중국 최대의 부동산 재벌과 M&A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흑자를 냈습니다. 5년 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가더군요. 2010년 중국 차스닥 상장이 목표입니다.”
LG화장품 중국지사를 끝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유 대표는 브랜드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SI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 없이 무차별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판매로 과잉경쟁에 빠져 있는 것이 현실. 이에 비해 AIT는 자기만의 브랜드 전략을 고수한 것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96년 중국으로 발령받아 화장품 유통망 구축에 나선 유대표. 그러나 물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중국 땅에서 매장을 확장하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적절한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문책성 인사로 4년 만에 재발령 통지를 받았지만 그는 중국 현지에서의 창업를 결심했다. “대학 시절부터 품어 왔던 창업열정을 꺼내기로 했죠.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 분야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한국에서 힘들게 취직하지 말고 외국으로 나와 창업전선에 뛰어들라고 조언하는 유 대표는 이러한 도전정신이면 중국에서도 충분히 성공한다고 강조한다.
15만 달러를 투자한 유 대표는 한국기업들의 중국진출 흐름을 읽고 인사(人事)시스템 등 중국식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6개월 만에 자본금을 모두 잃고, 직원들도 다 내보냈다. 자체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었다.
“현지 직원을 채용해서 자바버전 인트라넷 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2003년 인사시스템 ‘T존’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 것이죠.”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AIT는 한 번 물꼬가 트이자 주문이 쇄도했다. 인터넷 기반의 시스템과 고객중심의 인터페이스 구축 결과 7명에서 출발한 회사가 연평균 30%의 성장을 거두며 70여명의 북경과기대 출신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현지 진출 한국 중소기업의 시스템 개발은 되도록이면 사양한다는 것이 유대표의 설명. 관리 시스템이 잘 정비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게는 표준 업무프로세스가 없고 의사결정 단계도 느리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중국 등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표준화된 업무시스템을 갖춰야 생산관리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올 해 인사시스템 판매가 불티난다고 밝히는 유 대표는 10여년 전에 비해 중국의 시장환경이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밝힌다.
중국경제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으로 한국에서 경쟁력 없는 아이템은 중국시장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요 사업영역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한우물만 판다면 아직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밝힌다.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을 지키는 것 만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유 대표의 지론으로 중국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시킨 비결인 셈이다.
문의: 86-10-5166-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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