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몰랑몰랑한 곶감과 함께 하는 산촌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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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몰랑몰랑한 곶감과 함께 하는 산촌의 겨울나기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619
  • 승인 200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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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을 찾은 지 한 해도 지나지 않은 듯하다. 추위와 눈발에 휘날리던 영동에 대한 그리움이 채 가시지 않음에도 그곳을 찾은 것은 영동 어디엔가 한 자락의 늦가을 정취가 남아 있을 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차는 양산팔경의 1호라는 영국사 은행나무를 만나기 위해 멈추었고, 이내 산길을 따라 절집을 향해 오른다. 오르는 길목에서 삼단폭포(예전에는 용추폭포라고 불리었다)가 있는데, 3단의 넓은 기암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는 비록 썰렁한 겨울한 물줄기지만, 그래도 외롭진 않게 청량하다.

천태산(715m)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영국사(043-743-8843, 영동군 누교리). 2.5km의 산길을 걸어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절집이 반기지만 금방이라도 땅에 떨어뜨릴 것만 같은 이파리 두어잎 남아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은행나무 밑에는 개량한복을 입은 초로의 한분이 은행나무에 설명을 해준다. 600년이나 된 노거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 233호)는 높이 31m, 둘레 11m로 사방으로 수십m씩 가지가 뻗어있는데, 가지가 떨어져 나가 뿌리를 내려 큰 나무와 연결됐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국내 고찰에는 믿기지 않은 전설이 흐르고 있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절집과 조금 떨어진 부도(보물 제532호), 삼층석탑(보물 제533호), 원각국사비(보물 제534호), 망탑봉 삼층석탑(보물 제535호) 등을 정신없이 좆아 다니는 동안, 그곳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비록 몇 년 전에 만나 차 한 잔을 건네주던 주지스님이 열반했다는 슬픈 소식을 접했지만 말이다.

산골마을의 오징어

산을 내려와 산골오징어(043-743-1194, 학산면 박계리)를 찾는다. 원양선에 잡힌 오징어를 산골에서 말리는 독특한 덕장이다. 볼거리는 없지만 산골에서 말린다는 것이 재미가 있다. 씨알이 굵고 맛도 짜지 않다. 한축을 구입하고 이제는 많이 썰렁해져버린 송호국민관광지에 발길을 내딛는다. 울창한 송림이 펼쳐지고 강변으로는 거북바위와 강선대가 눈 속으로 들어온다. 이곳에 잇는 여의정이나 강선대 등도 양산8경중 하나다. 찾는 이 없는 강변은 썰렁하고 윤기 없이 푸석거리는 마른 낙엽만이 뒹굴지만 빽빽하게 들어선, 늘 푸른 송림 덕분인지 그다지 지루하진 않다.
또다시 방향을 바꿔 읍내의 난계국악박물관(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난계국악기제작촌(043-742-7288)을 잠시 들렀고 와인코리아(043-744-3211)에서 잘 익은 포도주를 시식하고 옹기공방(043-744-6040, 영동읍 임계리)에서 옹기체험을 하고, 민주지산 자연휴양림(043-740-3437-8)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0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조동리는 지금이야 포장이 됐지만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깊은 산속에 푹 파묻혀 있는 휴양림의 산막은 제법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해발고도가 높은 덕분인지 자고나서도 몸이 개운하다.

굽이굽이 산속의 곶감 말리기

이른 아침 산책을 하는 재미도 좋고 황간을 잇는 구불구불한 도마령 고갯길도 가히 환상적이다. 오지마을을 알려주듯이 뱀처럼 휘어진 길을 보려고 잠시 멈춘 고개 정상에는 손끝을 에이는 칼바람이 불어댄다. 고갯길을 넘어 상촌에 이르면 정겨운 시골 풍광이 이어지고 그곳에는 이 계절에 손쉽게 볼 수 있는 곶감 말리기가 한창이다. 예전처럼 딱딱하게 마른 곶감이 아닌, 반시 감처럼 만들어 몰랑몰랑한 것이 입에 착 달라붙고 유난히 단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찾은 감생산지는 황운농장(043-743-9650, 상촌면 궁촌리). 이 지역은 감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곶감 생산농가도 눈에 띄게 적어졌지만 이 집은 꽤 많은 양을 생산한다. 경북 상주에서 보는 것보다 감 깎는 기계가 더 자동적이다. 감만 꽂아놓으면 자동으로 껍질이 까지는 신형기계다. 곶감, 호두, 포도즙이 이곳 특산물. 포도즙 한 상자를 사들고 다시 황간에 있는 월류봉과 반야사로 발길을 옮긴다. 달도 잠시 머물다 간다는 한천8경의 월유봉은 계절을 막론하고 잠시 눈요기하기에 좋은 곳이다. 멀지 않은 백화산(933m)의 계곡 옆에 오롯이 자리 잡고 있는 신라시대의 고찰 반야사에서 영동 여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반야사 들어가는 풍치는 여전하지만 경내는 불사하느라 어수선하다. 경내를 벗어나 뒤쪽 산길을 따라 망경대에 올라서면 문수전 전각을 만난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길에 난 돌계단. 힘겹지만 이곳에 올라서면 내려오고 싶지 않은 절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순간순간 바뀌는 날이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풍치를 시시각각으로 바꿔놓는다. 꽤 여러 장소를, 길게, 힘겹게 다녀본 영동이지만, 딱히 개발되지 않은 영동이라서 이 겨울 더 빛나는 것은 아닐는지.
■별미집과 숙박=옥계폭포 입구에 있는 폭포가든(043-742-1777, 심천면)의 우렁요리는 꽤 수준급이다. 그 외 영동읍의 뒷골집(043-744-0505), 일미식당(043-743-1811)은 다슬기 해장국이 일미고 금강산 생고기(1744-8877)도 지역 주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가선식당(043-743-8665, 양산면)은 도리뱅뱅이와 어죽으로 소문난 맛집이며 휴양림 민박식당(043-745-1332)의 다슬기 해장국도 괜찮다. 월류봉 바로 앞의 한천가든(043-744-9944)이나 황간읍 동해식당의 다슬기 해장국이 맛있다. 숙박은 민주지산 자연휴양림(043-740-3437-8,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이나 읍내에 영동파크장(043-744-9220), 청솔모텔(043-745-1010, 양산면 호탄리) 등이 있으며 금강모치마을(043-743-8852, mochi.go2vil.org, 영동군 학산면 지내리)에서도 민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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