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복잡하고 또 그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활동에 있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위한 전담부서를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그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는 있지만 리스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리스크 관리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성격을 가진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실제로 실현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 실제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대비는 비용으로 기업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작은 비용으로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실제로 실현될 경우에 기업이 입을 손실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규모가 너무 커서 실제로 거대기업 조차도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에 투입되는 비용을 비용으로 인식하지 말고 안정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의 기업환경을 보면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불확실성, 그로 인한 리스크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내년에는 이러한 리스크가 보통 때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예상되는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안정적 성장위한 투자

먼저, 대외적인 요인들로부터 발생하는 리스크다. 금년에는 북핵문제, 고유가, 저환율 등이 기업활동에 리스크로 작용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는 현재 잠잠한 상태로 남아 있지만 지금 추진되고 있는 북핵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제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할 때 북핵문제가 어떻게 진전될 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내년에 우리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고유가의 문제이다. 금년에 원유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금은 좀 하락한 상태로 남아 있지만 내년에도 고유가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와 이란, 그리고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의 정정을 살펴볼 때 석유수급의 불균형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원유가격의 불안정에 더해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움직임 역시 기업활동에 중요한 리스크 중의 하나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9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환율하락의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 이것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대내·외 변수여전 미리 점검을

한편, 대외적인 요인 못지않게 대내적인 불안요인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인 요인으로는 부동산 가격의 급락, 가계부채 문제로 인한 소비수요의 급감,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의 문제 등을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에는 그 여파가 중소기업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의 급락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부동산 가격의 급락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회수, 소비수요의 급감 등으로 연결돼 중소기업에게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계부채의 문제도 중소기업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상당히 높은데 이것이 부동산 가격의 급락과 맞물릴 경우에는 중소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입법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에 큰 제한을 받을 경우, 중소기업 생산활동의 위축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심각한 리스크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불안요인들로 인해 일부 중소기업들이 지불불능에 빠져서 이러한 기업들을 가치사슬에 두고 있는 건실한 중소기업들이 함께 지불불능 상태에 빠지는 경우이다. 이른바 ‘연쇄도산’의 발생인데, 중소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못할 경우 연쇄도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들은 자기에게 영향을 미칠 리스크가 어떠한 것이 있는가를 살피고 미리 이것에 대비하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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