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낙후된 지역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인재양성, 산학협동 그리고 대·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 운영까지 무던히도 분주하고 바빴던 한 해였다. 특히 광주·전남 대·중소기업상생협의회를 이끌어 가는 일이야 말로 힘든 만큼 보람도 컸다.
우리 지역의 대·중소기업이 함께하는‘아름다운 동행’은 올 해로 세 돌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회 주선으로 출범한 대·중소기업상생협의회와 상생실무협의회는 그저 모양 갖추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과는 달리 나름대로 제기능을 각기 발휘했다. 성공한 사례로 주저 없이 꼽을 수 있다.

실천하는 상생협력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최고 경영자 모임인 상생협의회가 있다. 이 협의회는 대·중기상생시스템 구현을 위한 큰 틀을 만들어 대·중기 간 대화의 장을 조성하는 등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또 실무자들로 만들어진 상생실무협의회는 격의 없는 대화로 서로가 가까워지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업종이 다르고 규모에서 차이가 나 처음에는 회원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키 어려웠다. 그러나 한번 만나, 두 번 만나, 자주 만나다 보니 차츰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래서 차이가 나고 서로 다른 부분은 타산지석의 묘미로 소화해, 슬기로움을 터득했다. 대기업 실무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광주·전남지역의 대·중소기업 상생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기업 실무회원 한 분은 2년 전 창립 첫 모임 때부터 지난해 말 송년모임까지 한 번도 회의 참석을 거른 적이 없을 정도로 열의를 갖고 임했다. 중소기업 실무회원들 또한 업무량이 많아 혼자서 여러 가지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번 참석하는 열성도 보여 줬다.
이처럼 서로가 애정을 갖다 보니 더러는 밤늦게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아름다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돌아가면서 회원사를 방문, 회합을 갖고 회원사 구내식당에서 차려 준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서 마저 이야기를 계속하는 프로그램 또한 인기가 있어 올 해도 이처럼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송년회를 겸한 상생모임에서는 모처럼 상생협의회와 상생실무협의회 두 모둠이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날 대기업과 협력해 기술개발이 가능한 아이템에 대해 두 중소기업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그 동안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열심히 연구 개발해 선뵌 기술들은 대기업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데 손색이 없는 기술로 향상됐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이었다.
대·중소기업이 협력해 공동으로 기술 개발한 새로운 모델이 소개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가져 본다. 올해는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매달 회합을 갖되 전자와 자동차 업종으로 나눠 각각 격월제로 협의회를 갖기로 했다.

창조적 공존을 위한 상생협력

금년 새해 들어 ‘나눔·상생·화합 ’ 이라는 키워드가 국민들 사이에 자주 언급되고 있다. 특히 상생경영은 무한 경쟁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서 2007년 한국경제의 화두가 돼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생경영·상생협력’이라는 용어는 아직까지는 개념적 수준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기업의 경영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로 강구돼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기술협력, 부품 공동개발 등과 같은 모범사례들이 실천적인 성과로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호간의 신뢰구축, 중소기업 역량개발 지원 등 ‘상생’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런 점에 서 볼 때 우리 지역의 대·중소기업간의 상생 노력이야말로 우리 산업현장에서 창조적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모범적인 경우가 아닐까 싶다.

박성수
전남대교수·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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