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무디스사는 지난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Outlook)을 ‘긍정적(Positiv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내린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과 외국투자은행 등은 무디스의 이번 결정이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며 무디스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언급한 북핵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S&P 신용등급전망 유지= 무디스와 함께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무디스 발표 이후 자신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피치는 북핵사태에도 불구,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현재와 같은 `A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피치는 “남북 긴장관계는 과거에도 모두 평화적으로 해결됐고 앞으로도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최근의 사태 변화에 따른 위험정도는 현재의 신용등급 `A’ 결정시 이미 고려됐다”고 밝혔다.
S&P 역시 “한국에 대한 현재의 `안정적’(stable) 장기신용등급은 `적절하다”고 밝혔다고 다우존스가 보도했다. 다우존스는 S&P의 이같은 견해가 이날 경쟁사인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을 따라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 수출보험공사 ‘코파스(COFACE)’는 무디스 발표 하루 뒤인 12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2’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코파스는 최근 발간한 `2003년도 국가위험도 지침서’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코파스의 신용등급은 주로 해당국 기업들의 상거래 채무상환능력을 표시하는 지표로 이용된다.
A2는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작지만 정치·경제적 환경 또는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은 최상위 등급인 A1 국가에 비해 다소 유동적이라고 코파스는 설명했다.
▲외국투자은행들 무디스 ‘성급’ 지적= 한편 외국계 투자은행들 역시 무디스의 우리나라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이 너무 조급했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UBS워버그와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은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전망 조정후 한결같이 “북핵리스크는 이미 시장에 다 반영돼 있어 문제가 안되며 한국 내부불확실성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UBS는 “무디스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의 주식시장에는 이미 지정학적인 위험요소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는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은 경제 펀더멘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의 BNP파리바는 “무디스의 결정은 놀라우며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1주일전 무디스의 입장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정이다. 한국은 대외불확실성 보다는 내부 불확실성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지역 전체의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핵 보다 국내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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