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산업클러스터 중심대학 ‘우뚝’
“기업의 경쟁력은 인재(人材)에서 나옵니다. 중소기업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으로 우수한 인력이 흘러들게 하는 것이 한국경제 성장 발전을 위한 우리의 사명입니다. 실리콘 밸리에 스탠포드가 있다면 대한민국 산업단지 중심에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가 있습니다.”
6년 연속 졸업생 전원 100% 취업 기록을 세운 최홍건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총장은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산기대의 역할을 이렇게 강조하고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청년실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여전한 것이 한국경제의 현실. 대학교육이 산업 현장 인력수요와 동떨어진 것은 물론 대기업 지향인 사회 분위기도 이 같은 어려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산업현장과 중소기업 기피로 이어지고 중소기업의 심각한 인력난 원인이 됩니다. 이는 젊은이들 탓이 아니며 대학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영재들을 이공계와 중소기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다른 대학과 달리 한국산기대는 올해 신입생 1,300명 모집에 2만1천명이 지원,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년 연속 취업률 100%

개교 이래 100% 취업 기록은 물론 졸업생의 80% 가량이 중소기업에 선(先)취업되는 것은 미래의 꿈을 확실히 실현시켜 주기 때문이라는 게 최 총장의 설명.
한국산기대는 커리큘럼의 50% 이상을 실습으로 구성하고 의무적으로 8학점을 이수 받도록 했다. 이론 강의에 치중된 다른 대학과 달리 기업의 현장 수요형 교육으로 무장된 졸업생들은 기업으로부터 ‘신입인데 경력 같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한 경쟁력 있는 연구·기술인력 양성이 강점이라고 설명하는 최 총장은 학생들에게 계기를 만들고 확신과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취업률이 좋은 것만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최 총장의 설명으로 한국산기대와 중소기업을 통해 미래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도 인력난 호소에 그칠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여건과 대우를 갖춰야 합니다. 학생들을 보면 CEO로서의 성장기회와 경험을 중시합니다. 중소기업도 이러한 여건과 비전을 젊은이들에게 제시해야하며 그동안 우리 사회가 소홀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기업의 공고생 우선선발 소식이 알려지자 공업고등학교가 활성화되는 등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지적한 최 총장은 기능보유자 우대 및 이공계에 대한 인식변화는 사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를 보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도 70~80년대에는 대기업 그룹 중심의 성장이었지만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성장으로 체질이 바뀌었으며 3~4천개에 달하는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한 주요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일본 경제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중소기업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최 총장은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아직 어둡기만하다고 밝혔다. 대기업 중심의 압축성장 경제구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 또한 젊은 인재들의 중소기업행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대기업 중심의 수출 호황에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은 핵심 부품, 소재를 일본에 의존, 대일무역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일본의 중소기업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가고 있는 구조를 대체할 한국 중소기업들의 비약적인 성장 없이는 한국경제의 앞날이 결코 밝을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윈-윈형 산학협력 모델 구축

“정부, 기업, 학교 모두가 나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정부와 대기업은 국산화 된 부품, 소재를 적극적으로 구매해 중소기업의 판로를 터줘야 하고 중소기업 또한 도전정신으로 무장, 이를 결과물로 보여줘야 합니다. 학교를 비롯한 연구기관에서는 중소기업 현장에 필요한 핵심기술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지난 1988년 설립 이래 독특한 산학협력 특성화 모델을 구축한 한국산기대는 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 지역 중소기업과 연계한 상품화 기술개발, 기술혁신 지원, 전문기술인재를 양성 모델을 구축했다.
시흥시의 국제게임시티 조성, 반월·시화 혁신클러스터 육성사업 주도, 동종 및 이업종간 산학협력체제 구축 등을 이끌며 지역산업 발전의 ‘비전 프로바이더(Vision Provider)’로서의 긍정적인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학 자체를 인더스트리얼 파크화해 대학은 산업현장을 캠퍼스로 산업체는 대학을 연구개발실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산학협력 정책을 펴고 있다.
최근 580억원을 투자해 학교 내에 기술혁신파크(TIP:Techno Innovation Park)를 설립한 최 총장은 TIP를 통해 ‘실용기술 체득과 현장중심교육’ 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IP에서 운영될 ‘엔지니어링하우스(Engineering House)제도’는 한국산기대가 처음으로 도입한 획기적인 제도.
대학과 기업간에 이뤄지는 연구개발 과제에 학부과정의 학생을 참여시켜 교육과 연구개발, 취업을 한꺼번에 연계할 수 있어 새로운 산·학 협력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기술인력 양성에 주력

18층 규모의 TIP에는 100개의 EH연구소가 개설돼 기업연구원, 교수, 학생이 공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교육 및 연구개발 활동이 24시간 수행된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학생이 졸업 할 경우 자신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기업은 변동 없이 신입직원으로 신분만 변하며 중소기업의 경우 고가의 장비 활용은 물론 애로기술 해결과 경험있는 직원 확보의 효과를 얻고 있다.
“한국산기대의 교육 및 산학협력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동북아 클러스터 중심대학으로 성장시킬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 23개 국책연구원과 협력 가칭 한국사이버산업기술대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한국산기대는 산업체와 연계된 교육모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사이버 공간을 활용할 예정.
네트워크로 연결된 온라인 공간에서 국책연구소에 분교역할을 맡긴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이에 따라 지방 중소기업에 고도화된 기술을 전파하고 오프라인 상의 실습과 연구기자재를 활용해 대학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동반 상승시킨다는 전략이다.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중소기업의 현실과 미래를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고 있는 최홍건 총장.
중소기업의 기술개발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 향상의 길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부품 소재 중소기업이 밀집한 국내 최대의 국가산업단지에서 한국산기술대학교에 부여된 역사적 책임을 왕성한 도전정신으로 수행하고 있다.

■프로필
△1943년 경기 이천출생 △경복고졸 △서울대 법대졸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졸 △경제학박사(한양대)

77년 상공부 방위산업과장
79∼81년 同수출1과장
83년 同수송기계과장
85년 同장관비서관
87년 특허청 기획관리관
87∼88년 상공부 공보관
90년 특허청 관리국장
91년 상공부 통상협력관
91년 同무역위원회 산업조사관
92년 상공자원부 상역국장
94년 同산업정책국장
94년 공업진흥청 차장
96년 중소기업청 차장
97년 통상산업부 기획관리실장
97년 특허청장
98∼99년 산업자원부 차관
99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현)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산업특보
2003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2003년 열린우리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2004년 同이천ㆍ여주지구당 위원장
2004년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2006년 한국산악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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