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는 국민 모두의 이익”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음식점, 이·미용실 일수록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고 사치·고급업종일수록 수수료율이 오히려 낮아지는 소상공인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국민 모두의 이익을 위해 잘못된 카드수수료 체계를 바로잡겠습니다.”
중소 유통·서비스 관련 협동조합 78곳을 대표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추진 중인 김경배 카드수수료인하 추진위 공동대표는 중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이렇게 지적하고 소상공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수수료 현실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전체 가맹점을 177개 업종으로 나눠 수수료율을 정하고 있는 상태. 할인점·종합병원·골프장 등 대형 가맹점들은 수수료로 매출액의 1.5~2%를 내는 반면 옷가게·신발가게·안경점·서점·완구점·비디오 대여점 등 영세 가맹점들은 3.6%~4%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경우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의 2배 이상으로 역차별을 주장하는 근본 이유인 셈이다.
“힘없고 협상력 없는 소상공인들의 수수료가 2배 정도 차이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카드수수료 4%면 연리 50% 수준입니다. 카드사들의 흑자규모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사상 최대에 달한 만큼 소상공인들의 수수료율 현실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최근 발표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637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조8214억원, 532%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도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7조7289원의 적자에서 불과 3년 만에 대규모 흑자 달성에 성공한 것.
특히 지난해 말 카드사들의 전체 연체율이 5.53%로 전년도 같은 기간 10.06%에 비해 4.53%포인트 하락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만큼 소상공인들에 대한 수수료율 적정인하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불투명한 수수료 산정과정에 대해서 김경배 공동대표는 “수수료를 3% 올리는데 종이 조각 하나로 통보하는 게 말이 되냐”며 “백화점과 대형마트와는 엄청나게 이야기하며 영세 소상공인과는 단 한번의 대화도 없이 일방통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소상공인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김 공동대표는 우선 음식업중앙회 등 300여 직능단체와 연계해 조직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정부 활동을 비롯 카드사와의 힘겨루기에 전면전을 선언한 김 공동대표는 ‘규모의 경제’를 운운했던 카드사를 향해 소상공인들의 대규모 에너지를 결집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툭하면 규모 이야기 합니다. 대형마트 백화점의 매출 규모가 크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식당, 슈퍼, 카센타 등 소상공인을 하나로 묶었을 때 누가 더 매출이 큰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협상력 없는 집단에게는 엄청난 수수료를 부과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는 수수료를 내리는 카드사들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김 공동대표는 카드사별로 우선 협상 후 카드사별 조건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 이에 따라 특정 카드 불매운동과 같은 무력시위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문제해결을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으로 소상공인들이 지금까지 이렇다할 협상력을 갖지 못했던 구조만큼은 확실히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 수수료도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지만 대형점포의 무분별한 입점이 사실 더 큰 문제라는 김 공동대표는 대형마트 규제 분위기를 반 시장정서로 몰아가는 목소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다.
“영국의 테스코는 매장 한개 개설하는데 15년 걸린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 상인과 시민의 동의를 구하는 데 이만큼의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형매장이 하나 들어왔을 때 미치는 영향평가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대형유통점의 진출에 따른 지역경제의 고사위험을 경고한 김 공동대표는 지역경제에서 돈이 돌지 않는 상황에 경종을 울렸다. 대형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대부분이 역외에서 유입되고 판매자금 역시 역외로 유출되기 때문.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경제가 뿌리부터 말라 죽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으로 더 이상 방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유통 전문가의 부재로 소상공인들의 생존기반이 열악해 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김경배 공동대표는 카드 수수료율 현실화와 대형유통점 규제 문제 해결로 소상공인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되돌려 주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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