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 세계 명품공예 가능성 충분
“한국적인 색과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칠보’야말로 이탈리아의 유리공예, 체코의 크리스털공예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세계적 명품공예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칠보 완제품 및 관련 재료인 유약과 프레임을 생산·판매하는 금하칠보(www.gum ha.com)의 박수경 대표는 칠보공예를 일반 국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화함으로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품 공예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하칠보는 지난 67년 설립된 이후 새로운 제작기법, 유약개발 및 프레임 제조 등으로 우리나라 칠보공예의 맥을 이어온 대표적 기업이다. 금하칠보의 창업자인 외조부에 이어 어머니를 거쳐 지금의 박 대표에 이르고 있는 대표적 가업승계기업이기도 하다.
“일반 국민들에게 칠보공예를 널리 알려 일부 마니아층에 국한된 칠보공예 수요자층을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칠보기능전승자인 외삼촌 김선봉씨로부터 유약제조기법을 전수받고 있는 칠보기능전수자이며 작가이기도 한 박 대표는 우리나라 칠보공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칠보공예의 대중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칠보 역사는 삼국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전통은 깊은 반면 칠보를 자개 또는 칠기로 알고 있을 정도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칠보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금, 은, 구리 등 고가의 금속이라 예로부터 귀족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계층에서만 국한돼 사용해 왔으며 최근에도 일부 마니아들만이 애용하고 있다”며 박 대표는 이처럼 적은 수요가 칠보공예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공예인 칠보가 자칫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지난 2004년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하며 칠보공예와 관련한 새로운 기법 전수 및 관련 재료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이용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가장 한국적인 색채와 혼이 깃든 칠보공예야말로 한류에도 부합하는 아이템”이라며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칠보공예가 이탈리아의 유리공예나 체코의 크리스털공예와 같이 세계 명품공예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가내수공업형태에 머물고 있는 영세성을 탈피함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간 기술교류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박 대표는 지적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칠보공예가 산업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안된다”며 “기존 업체나 전문가들이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새로운 업체들이 진입하고 이들 업체간 경쟁을 통한 기술개발이 가능할 때 칠보공예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 대표는 말했다.
칠보공예가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전문 인력이 부족이라고 생각하는 박 대표는 중소기업청과 여성경제인협회의 후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칠보 디자인 아티스트’ 과정을 개설·운영하며 칠보공예 전문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칠보공예 대중화를 위해 박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또다른 사업 중 하나가 초·중·고교의 방과 후 ‘체험학습’시간에 칠보공예가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방과 후 체험학습 전체시장규모는 2005년 약 5조원대 규모이지만 향후 2~3년 내 10조원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성장가능성이 매우 밝다.
‘칠보공예는 어렵다’는 편견과 달리 누구나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도자기와 달리 짧은 시간에 열을 가해 색을 입히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체험학습 참여 학생들로부터 호응이 매우 좋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금하칠보는 2004년부터 50여개 학교의 체험학습에 칠보공예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범위를 더욱 확대함으로써 칠보공예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칠보공예는 수작업이 많은 관계로 전업주부들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실업난 해소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박 대표는 말했다.
박 대표는 일반인들이 칠보를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칠보공예전시회를 3년째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4월 4일부터 10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금하칠보전을 갖는다. 문의 : 02-562-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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